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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Feb 20. 2023

책 리뷰::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어린 시절 병원에 며칠간 입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림을 그리고 나의 심리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나는 체험 형식으로 놀러 오라고 해주셨던 기억이 얼핏 있다. 무슨 그림을 그렸고 어떤 설명을 하셨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그림을 통해 나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것이 꽤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당시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기에 그림이 주는 힘이 있는 것을 어렴풋이 알았다.


이 책 역시 그 어린 시절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과연 나는 어느 그림에 눈길이 갈지 궁금했다. 그렇게 나눈 이 책의 그림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챕터별로 나눠져있는 그림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내가 가장 눈길이 가는 그림들을 골라보았다. 신기하게도 많은 그림들 중 내가 기억하고 눈이 가는 그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챕터마다 그림들을 하나씩 고른 이유는 단순하게도 내 눈에 더 잘 띄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갔다는 말일 수도 있다. 그리고 작가의 글을 보며 내 상태도 점검해 봤다. 많은 그림들을 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림을 보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도 늘어났다. 어떤 그림 속엔 여자가 외로워 보인다, 이 당시의 날씨가 추워 보인다, 속상해서 술을 마셨나 봐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저자의 글을 보니 내가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기도 하고 나의 마음을 곱씹어 보기도 했다.


나는 내가 소중하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때로는, 어쩌면 자주 스스로를 의심하고 다그친다. 내가 남을 이해하듯 나도 나 스스로를 다독이고 이해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시간들이 나에게 너무 미안하기도 하다. 나를 소중하게 대하자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되었다. 가장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기본을 다시 떠올리고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위의 그림은 내가 뉴욕 여행을 갔을 때 미술관에서 직접 보고 찍은 사진이다. 앙리 마티스의 <춤>이라는 작품이다. 이 그림을 봤던 기억 덕분에 책에서 본 그림이 더 반가웠다.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하는 모습들이 따뜻하다고 생각했다. 파란색과 초록색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준다고 하는데 이 글 덕분인지는 몰라도 이 글을 쓰며 다시 그림을 바라보니 마음이 평온하기도 한 것 같다.


책 속에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사람은 살아가면서 사랑과 함께 하는 것 같다. 연인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동물, 관심 가는 무언가엔 늘 애정과 사랑이 함께한다. 그리고 그 사랑 속에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불안감 속에서 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타인에게 애정 어린 시선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사람에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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