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새벽 한 시의 낑깡일까
매일 새벽 한 시에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매일'인 이유가 있고,
'새벽 한 시'인 이유가 있다.
+ 낑깡인 이유도.
'매일' 쓰려는 이유는 '꾸준함'을 얻고 싶어서다.
대학교 3학년쯤, 나에겐 '꾸준함'이 없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열심히'가 어느 정도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성실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자주 했다.
순간적으로 밝게 반짝이는 것보다,
꾸준히 은은하게 빛나는 게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그 순간순간에는 성실하지도 못했고,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참 열심히, 성실히 살았던 순간들이 있었고,
그 순간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것 같다.
꾸준함, 성실함,
나에게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주 없지는 않고,
지금까지 내가 겪고, 본 바로는,
뭔가를 해내는 데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들이다.
잘하기 위해서는 더더욱.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하는 일도 많으니,
나의 '꾸준함'을 좀 더 길러보려고 한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즐겁게 하고 있는 것들은
사진 찍기, 그림 그리기, 글쓰기다.
언젠가는 사진집, 그림책, 에세이집을 만들고 싶다고도 생각한다.
사진은 꾸준히 찍고 있고,
그림도 꾸준히 그리고 있는데,
글쓰기는 매번 메모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뭐든 매일 적어보려고 한다.
재미가 있거나, 없거나,
짧거나, 길거나,
어쨌든
매일.
새벽 한 시,
어쩌면 나에게 가장 편한 시간이다.
주로 잠들어있지 않은 시간.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들쭉 날쭉이지만,
새벽 한 시 전에 잠드는 날은 거의 없다.
일 년에 이틀은 있으려나?
학교 다닐 때 가장 힘들고 싫었던 건,
일찍 일어나는 것이었다.
어쩌다 보니 일찍 일어나는 것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고,
내가 내 직업에서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다.
일찍 일어날 필요가 없다는 것.
매일 눈뜨자마자 일기를 써볼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눈뜨자마자 뭔가를 해야 한다면,
눈뜨기가 더 싫어질 것 같다.
반면에,
밤에 뭔가 하는 것에는 익숙하다. 싫지도 않고.
괜히 남들 자는 시간에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기도 하다.
(낮에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왜 또 괜찮을까...?)
아무튼,
그래서 새벽 한 시.
물론 새벽 한 시는 상징적인 시간이기 때문에
매일 같은 시간에 글을 올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새벽 한 시에는
키보드에 손이 올라가 있거나,
연필로 끄적이고 있거나,
적어도 머릿속으로 글에 대해 생각하기로 하자.
+ 낑깡?
그림에 유독 '귤'이 자주 등장한다.
나도 왜인지 모르겠다.
귤을 좋아하긴 하지만,
매일 먹지도, 많이 먹지도 않는데,
귤을 자주 그린다.
귤뿐만 아니라, 오렌지, 한라봉, 낑깡, 레몬, 라임 뭐 그런 시트러스류를 좋아하기도 한다.
보는 것도, 그리는 것도.
그중에 왜 낑깡이냐하면,
단순하게 내 이름과 비슷해서.
상큼한 날도, 새콤달콤한 날도, 시큼한 날도 있겠지만,
매일 그 날의 낑깡을 먹으려고 한다.
꾸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