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yo Dong Kim Sep 16. 2017

브리딩의 재미?

와인 궁금해!(고객편8화)


와인 궁금해!(고객편8화)

브리딩의 재미?


문득 일하다가 내가 일하던 수입사에 피노누아가 눈에 띄어서 한병 집어서 구매했다. 피노누아 같지 않게 강한 탄닌과 향이 집중되어 열리지 않을거 같은 불기함이 느껴졌다. 역시나 .. 1시간정도 와인을 마셔도 전혀 변하지 않아서 포기하고 코르크 마게를 닫고 책상 위에 올려놨다. 4일이 지난 뒤에 피자랑 먹을 와인이 없어서 이곳저곳을 보다가 우연히 먹다 남는 페블레 메리퀴레 프리미에크뤼2007이 보여서 먹을 것도 없는데 한번 먹어보자는 생각으로 와인에 따랐다.쉰내를 생각하고 향을 맞았는데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됬다. 강했던 떫은느낌이 부드러워지고 뭉처 있던 향들이 열리면서 라즈베리,잘익은 딸기와 살짝의 허브향이 피어올라서 처음보다 훨씬 향기로웠다. 보통와인은 하루만 지나도 쉽게 산화가 되어 식초가 되기 쉬운데 강한 응집력과 강한 탄닌을 가지고 있는 페블레 프리미에크뤼는 장기숙성이 가능한 와인이라는 사실을 여실이 ...느꼈다. 2007년은 와인메이커의 아들이 처음 시도하는 빈티지이기도 하다. 어떤스타일로 만들어 낼지 앞으로가 궁금하다. 그리고 처음 와인수입사에 들어가서 판매 일을 담당했을때, 어떤 방법으로 나의 단골 손님을 만들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그러던 중 다른 수입사형이 본인의 단골 손님에게 오픈하고서 몇분 후에 드세요 라고 하길래 궁금해서 물어 봤더니 와인에 브리딩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얘기를 듣고 바로 이거다 싶어서 나는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내가 다니던 수입사의 와인을 월급의 대부분을 투자해서 와인을 오픈하고 몇시간 몇분 뒤에 마시는게 가장 좋은지에 연구했다. 친구랑 단둘이 와인을 마시면서 내 머릿속에는 30분마다 시간을 채크하고서 맛과 향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했다. 직접 와인을 마셔보고 어떤 향이 어떤 좋은향으로 바뀌는지까지 알수 있는 좋은 시도의 배움이였다. 이런 노력을 통해서 내가 팔고 있는 와인에 대한 자신감과 전문성이 갖춰지거 같았다. 그만 둘 때 쯤에는 100만원이상 구입하는 단골손님 5명정도나 있었다. 당장의 이윤보다 그 와인에 가치에 대해 어떻게 전달해주고 소비자의 호기심을 어떻게 하면 시원하게 긁어줄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매출뿐만 아니라 많은 보람을 느꼈다. 이렇게 브리딩에 심취 했을때 한가지 정신 나간 행동을 했던 적이 었었다...
매장 끝나기 전에 와인을 오픈해서 집까지 가면서 30분마다 테이스팅해서 어떻게 변하는지 아고 싶었다. 압구정에서 경기도 오산 가는 전철,버스에서 잔에다 와인을 따르고 향이 어떤 스타일로 변하고 맛은 어떤 스타일로 변하는지 30분마다 확인하려고 30분에 한번 와인글라스에 와인을 따라서 전철에서 잔을 흔들면서 향을 파악하고 핸드폰 메모지에 테이스팅 노트를 적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다른 와인 수입사 형들이 "또라이" , "자하철소믈리에" 라는 별명을 붙여 주고 한심하게 처다 봤다. 잠깐이나마 주위 신경 쓰지 않고 미친 듯이 몰입했던 시간이였다.    

이렇게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하루보내세요!

작가의 이전글 보르도 1등급 무똥은 어떤느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