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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작쿄 Jul 30. 2016

깊은 어둠 속에 숨겨진 자연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 편


프롤로그


어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둠은

무섭고

두렵고

소름 돋는 공포라고 생각한다.


나도한 그러했다.

어둠 속에 있는 게 싫어 빛이 나오는 방향으로 늘 달려갔고 

빛만 가득한 세상 속에서 나도 빛나는 존재가 되고 싶어 했다.


하지만 내가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의 자연 안으로 발을 내딛었을 때

내가 틀렸다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하려 한다.



Kyo H Nam




첫 번째 이야기

깊은 동굴로 향하는 길


미국 뉴멕시코 남동쪽 끝에 위치한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대한 지하 동굴이 있는 미국에 국립공원이다. 

그 동굴 내부 크기는 미식축구 경기장 6개를 합쳐놓은 것과 비슷할 정도로 거대하다.

 

이른 아침부터 찾아간 칼즈배드 동굴의 입구 건물에서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빠르고 쉽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227m 아래로 내려가는 방법이 있고

다른 하나는 직접 걸어서 내려가는 방법이 있다.


내가 찾아간 시기에 엘리베이터는 고장이 난 상태여서 이용이 불가했지만 원래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서 내려갈 생각이었기에 내게 큰 타격은 없었다.


오전 8시 반 동굴로 입장이 시작되면서 

건물을 나와 동굴로 들어가는 입구이자 출구로 향했다.


입구 안에서는 말로는 설명 못할 서늘한 공기와 바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칼즈배드 동굴이 얼마나 거대한지 미리 예고라도 하듯 입구의 크기 또한 거대했다.

걷기 시작하기 전 안내소 공원 직원에게 난 얼마나 걸어 들어가야 동굴 중심부에 도착하느냐고 물었고

직원은 내게 30-45분 정도 걸어 내려가야 한다고 말해 주었다.


걸어서 30-45분이라??

땅 위에서 걷는 30분과 땅 아래로 걷는 30분이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친다.

한 걸을 한 걸음 발을 내디딜 때마다 달라지는 공기와 온도, 그리고 보이는 동굴의 모습은 

말로 설명 못할 위엄과 놀라움이 있었다.



입구에서 돌굴 안으로 들어오면서 자연광/태양빛 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고

어느 순간 자연 빛은 사라지고 동굴에 설치된 조명 빛에 의지해 어두운 길을 걷고 있었다.


내부로 더 들어갈수록 동굴의 자연은 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였다.


현장에서 실제로 보고 있는 동굴 안 자연 풍경은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닌 마치 다른 행성에에 온 느낌 주고 있었다.






두 번째 이야기

어둠에서 암흑으로



입구에서부터 40분 정도 걸어 내려오니 칼즈배드 동굴 중심부에 도착해 있었다.

동굴 안에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지역과 공원 가이드와 같이 들어갈 수 있는 장소가 있었는데 공원 가이드와 같이 들어갈 수 있는 장소는 사전에 투어 신청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나는 칼즈배드 안내소에서 미리 투어를 신청해 두었기에 중심부에 도착 후 투어를 하기 위해 기다리기 시작했다.


투어가 시작되기 10분 전부터 20명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는 기대에 찬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1시간 정도 가이드를 따라 동굴의 숨겨진 장소들을 들어가 보고 설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낸 후

투어 막바지 즘 가이드는 나와 사람들을 한 장소에 멈춰 세웠다.


가이드가 말했다.

“여러분 지금부터 1분간 지금 이 장소의 모든 조명을 끄겠습니다. 그러니 몸에 지닌 물건 중 빛을 내는 물건이 있다면 꺼주세요.”

사람들은 관리인의 말에 따라 사용하던 카메라와 작은 손전등 등등.. 빛을 만들어내는 물건들을 끄기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관리인의 카운트 다운 끝에 조명이 꺼지게 되었다.


“셋! 둘! 하나!” 

털컹!!


어둠에서 암흑이 찾아왔다.



세 번째 이야기

어둠에도 아름다움이 있다.




빛이 사라지자 동굴 안에는 어둠이.. 아니 암흑이 가득했다.


내 몸에 달린 손조차 보이지 않았고 손을 얼굴로 가까이 가져가도 두 눈에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름다운 동굴의 모습은 사라지고 암흑이 된 동굴 안은 엄청난 공포감이 느껴졌다. 암흑이 되자 20명이 넘는 사람들의 숨소리가 서늘하게 들려지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작은 불빛 하나가 켜졌다.


공원 관리인이 자신이 지니고 있던 작은 라이터에 불을 집힌 것이었다. 



그 순간 그 작고 미세한 라이터 불빛을 중심으로 동굴 안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고 다시 동굴 안에 아름다운 모습들이 라이터 빛에 반사돼 보이기 시작했다. 뭔가 묘한 분이기가 형성되면서 인조 조명이 있을 때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세상의 기초는 어둠이고 

내가 그동안 바라본 수많은 아름다운 것들 또한 

어둠 속에서 시작된 게 아닌가란 생각..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과 모든 생명체들 또한 

그 시작은 어둠에서 시작된 게 아닐까란 생각..


 난 한 번도 태양을 직접적으로 바라보며 

아름답다고 말한 적이 없다.


내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들은 빛에 반사돼 빛나는 것들을 

아름답다고 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어쩌면 우리는 빛에 비치는 어둠을 

아름답다 말하는 것 일수 있다. 


그때부터 어둠에도 아름다움이 있단 걸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두렵다고 생각했던 어둠은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마지막 이야기

다시 빛으로



오후 3-4시 아침부터 시작한 동굴 탐험을 마무리하고 출구로 다시 걷기 시작했다.

들어올 때 걷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가는 것이었지만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동굴을 풍경은 들어올 때 바라본 풍경과 사뭇 달랐다.

 


출구와 가까워지면서 조명 빛이 아닌 자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니 느껴지기 시작했다.


조명 빛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따스함이 느껴지는 자연의 빛..

그렇게 빛의 소중함 또한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칼스베드 동굴 자연과의 만남은 나에게 큰 인상을 남겨 주었다


동굴 안 깊은 곳에서 만나게 된 자연을 통해 

어둠에도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고 빛의 소중함 또한 느끼게 되었다.


내가 찾아간 2번째 자연인 칼즈배드 동굴

너를 통해 배운 게 많다!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칼즈배드 동굴 국립공원 편

-끝-









-예고편-

다음 편은

야생이 숨 쉬는 인디언들의 유적지인

메사 버드 국립공원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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