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 편
기다리지도 않았다.
예상하지도 않았다.
준비하지도 않았다.
그런 순간에 새로운 만남,
영화 같은 만남,
놀라운 만남이 일어났다.
만약 내가 그 장소에 들리지 않았더라면
만약 이 장소에 오기 전 길을 잃지 않았더라면
만약 내가 여행하지 않았더라면
절대 마주할 수 없었을 그런 만남.
우연한 만남치고
너무나 운명 같은 만남.
그 놀랍고도 멋진 만남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미국 콜로라도 주
아름다운 산맥과 숲이 숨 쉬는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을 찾아가게 되었다.
50일의 자연 여행을 준비하던 당시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자연은 바로 로키 마운틴이었다.
수십, 수백 번 인터넷으로 로키 마운틴의 자연 풍경을 찾아보고 늘 꿈꿔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 드디어 내 생에 처음으로 로키 마운틴의 자연 속으로 발을 내디뎠다.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을 방문한 시기는 3월 중순쯤 이었다.
아직 봄이 시작되기 직전에 공원은 덜 녹은 눈들이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었다.
공원 안내소에 들려 직원에게 물어보니 3월에 로키 마운틴 국립공원의
절반 이상의 시설이 문을 닫은 상태였다.
공원 안으로 이어진 길은 산을 오르는 구불구불한 길이 었기에
안전상의 이유로 많은 통행길을 닫은 상태였다.
하지만 열려 있는 길이 있었고
나는 그 길을 따라 로키 산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 도착한 장소는 베어 레이크라는 장소였다.
여행을 떠나오기 전 내가 인터넷으로 본 로키 마운틴의 자연 모습은
초록색 풀들과
알록달록한 꽃들 그리고
맑은 계곡과 호수가 있는 장소였다.
하지만 내 눈 앞에는 하얀 눈이 가득한 거대한 숲의 모습이 전부였다.
이 곳은 분명 호수였다.
하지만 봄이 시작되기 전 호수는 얼어있었고
그 얼어버린 호수 위에 하얀 눈이 두텁게 내려앉아있었다.
내가 예상하던 자연의 모습과는 너무나 상반된 모습이었다.
당황스럽기는 하였지만 분명한 사실은
자연의 아름다움은 확실하게 느껴진다는 것이었다.
얼어 있던 로키 마운틴의 자연 풍경은
인터넷 사진과는 완전하게 다른 모습이었지만
확실히 사진으로 만 봤을 때 느껴졌던 아름다움과는 다르게
들이마시는 공기와
눈 밟히는 소리
그리고 피부로 느껴지는 숲의 온도와 신선한 느낌은
이 곳,
로키 마운틴에서만 보고 전달받을 수 있는
놀라운 자연의 느낌이었다.
베어 레이크에 도착 후 얼어붙은 호수 근처에서 시간을 보낸 뒤
호수 옆으로 산을 오를 수 있는 트레일이 보였다.
호수를 벗어나 산을 오르기로 결정하고 트레일을 걷기 시작하면서 밟히는 눈은 더욱 두터워졌다.
만들어 놓은 산길에서 2-3 발자국만 벗어나도
눈은 무릎 위까지 밟힌다.
가파르고 눈 때문에 미끄러운 산을 1시간 정도 오르고 나자
로키 산맥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나타났다.
웅장하면서도 위엄이 느껴지는 로키 산맥의 자연은 날 감동시킨다.
아직 식물과 나무들에 잎이 자라나기 전이지만
하얀 눈이 덥힌 로키 산맥의 모습은
자연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이 가득한 장소였다.
산 위에 자리를 잡고 풍경을 바라보고 있던 중
산을 올르고 있던 커플을 만나게 되었고
두 사람의 사진도 담아주게 되었다.
그렇게 한 장소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해가 저물면서 기온은 낮아졌고
서서히 몸에 추위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산을 내려가는 것이 안전상 좋을걸 인지 했고
조심조심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산을 내려가던 중..
내 앞에 길이 사라졌다.
당황스러웠다. 길을 잃은 것이었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눈 위 발자국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발자국은 사라지고 허벅지까지 눈이 밟히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눈 밭과 나무들이 온 사방에 가득했다.
왼쪽을 봐도 오를 쪽을 봐도 주변 모습은 똑같았다.
큰 소리로 소리를 질러보아도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도대체 난 지금 어디인 것인가… 날이 더 어두워지기 전에 나는 왔던 길을 되돌아 올라갔다. 다행인 건 내가남긴 발자국이 눈길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희망을 가지고 다시 산을 올랐다.
계속 가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발자국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 발자국을 따라 다시 길을 내려오기 시작했지만 다시 난 왔던 장소에 오게 되었다.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살아야 한다는 본능으로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시 왔던 길을 따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야 한다!!
그 생각으로 두리번두리번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내가 길을 잃기 10분 전에 길이 나누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 길을 따라 내려가는 결국 하산 중이던 2명의 사람이 보였다.
그때 겨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속으로
라고 말하고 있었다.
산에서 2시간 정도 길을 잃고 나서 차에 도착하니 그때부터 온몸의 기운이 빠지기 시작했다.
공원에 더 있을 힘이 없었다.
결국 공원을 빠져나갈 결심을 나오던 중 이렇게 이곳을 이렇게 떠나기가 너무나 아쉽단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마지막으로 로키 산맥의 풍경을 담고 싶다는 충동적인 생각과 마음에
내려오는 길 옆에 보이는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리자 주차돼 있던 다른 차 위에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올라가 산맥을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그 모습이 너무 로맨틱해 보여서 그 두 사람에게 다가가
사진 한 장 담아도 되냐고 물었고 그 두 사람은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사진을 담으려는 순간 남자가 뭔가 기쁘고 설래이는 표정으로 당차게 다가왔다.
그리고 소곤소곤 나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그 순간 좋다고 말했고 영상도 담아주겠다고 작게 그 남자에게 말하고 나서
남자와 나는 눈빛을 교환하며 여자에게 깜짝 프러포즈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 잠깐 사진 찍으려면 렌즈를 바꿔야 하는 걸 잊었네!”
그녀가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내가 외쳤다.
여자는 차위에서 산맥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고 남자는 재빠르게 차문을 열어 반지를 꺼내 주머니에 넣었다.
남자는 나의 신호를 기다렸고 나는 카메라를 들고 로키 산맥과 두 사람의 모습이
잘 보이게 구도를 잡고 남자에게 눈빛으로 큐 사인을 주었다.
그리고 시작된 프러포즈.
두 사람은 껴안고 키스를 했고 나는 그 모습을 담고 바라보며 너무 기뻤다.
불과 20분 전만 해도 산에서 길을 잃고 피로와 짜증이 가득했었는데...
충동적으로 멈춘 장소에서 운명적으로 이 두 사람을 만나게 되어
두 사람의 삶의 중요한 순간을 담아주고 있었다.
프러포즈가 끝나고 우리는 서로 이야기를 하며 친구가 되었다.
두 사람의 이름은 데이비드와 알렉사!
프러포즈 후 로키 산맥을 배경으로 두 사람의 사진을 몇 컷 더 담아주었고
두 사람은 나에게 너무 고맙다고 사례를 하겠다고 하였다.
그때 나는
“너의들은 만나서 이렇게 멋진 순간을 만들어 준 것만으로 이미 너희는
나에게 넘치게 사례한 거야! 그러니 그러지 마.”
라고 말했다.
우리는 서로 연락처를 교환했고 그 순간부터 연락을 하며 지낸다.
그리고 두 사람은 내년 초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고 나에게 연락하면서
나를 결혼식에 초대함과 동시에 와서 자신들의 결혼식을 담아달라는 의뢰도 하였다.
그 들을 만나고 나서 나는 다시 즐거웠고 가슴이 뜨거워졌다.
처음에는 기대했던 공원 자연의 예상치 못한 모습에나 스스로 실망을 하고.. 길을 잃고.. 짜증이 났지만..
운명적으로 멋진 친구들을 만나고 놀라운 일을 경험함으로
불행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행운에 닿기 위한 절차였단 것을 느낀다.
이 것이 얼마나 짜릿한 일인지.. 다른 사람들은 알까?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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