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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작쿄 Dec 07. 2016

샌프란시스코의 숨겨진 보물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뮤어 우즈 국립공원 편


프롤로그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도시가 있다.


미국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

많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도시

아름다운 건축물이 자리하고 있는 도시


바로

"샌프란시스코"이다.


너무나 유명한 도시였고 관광지였기에

자연을 찾아 떠나온 나에게

이 도시는 기대가 되지 않는 장소였다.


단지 여행 도중 잠시 지인을 만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들린 장소였다.


하지만

이날 내가

우연처럼 운명처럼

"뮤어 우즈 국립공원"을 만나게 되면서


"샌프란시스코"에도 숨겨진 자연이 있단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거대하고 유명한 도시 뒤에 감춰진 

숨겨진 보물처럼...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첫 번째 이야기

그녀가 데려다준 자연


홀로 여행을 떠나온 지 2주가 넘은 시점에 나는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자연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닌 지인을 만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였다.


내가 만난 지인은 몇 년 전 알게 된 그녀.

짙은 피부색에 긴 생 머리, 계란처럼 동그랗고 큰 눈과 밝은 미소를 가지고 있던 그녀..

그녀는 나보다 1살이 많았지만 정신적 세계관은 나보다 한참 어른스러웠다.

우리는 교회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2년의 시간을 매주 한 번씩 보고 지내왔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2년 전 그녀는 회사일로 내가 살던 도시에서 

그녀가 자라온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되돌아갔다.


그녀와 헤어지고 2년이 지난 지금 

여행 중이던 난 그녀를 오랜만에 만나기 위해 그리고 

여행 동안 쌓인 휴식을 잠시 취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나는 그녀를 누나라 부르지만

이 글에서는 그녀로 설명해 볼까 한다.



그녀와 반가운 만남이 있은 후

그녀는 나의 샌프란시스코 투어를 자청했다.


어디를 가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

나는 그녀의 판단에 아무런 질문을 하지 않고 따라가기로 했다.


그녀는 내가 지금 자연을 주제로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나를 데리고 간 장소는 

샌프란시스코의 뮤어 우즈 국립공원이라는 장소였다.


그녀 또한 샌프란시스코에 살면서 처음으로 뮤어 우즈에 가본다고 내게 말해주었다.



차를 타고 도심을 빠져나와 금문교 다리를 건너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고 내리면서 우리는 뮤어 우즈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주말이기도 하고 1차선 도로에는 수많은 차들이 공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순간 우리는 차를 돌려 다른 곳으로 갈까도 하였지만

기다림 끝에 뮤어 우즈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공원에 도착하기 전 분명 하늘은 맑은 날씨였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초록색 풀들과 나무들이 바람에 맞추어 사늘 사늘 춤을 추고 있었다.


왠지 모를 기대는 입구에 도착하기 전부터 

나에 마음에 가득해지고 있었다.



뮤어 우즈에 도착 후 입구에서부터 이 장소의 자연은 놀라웠다.

여행을 시작하고 지난 시간 동안 내가 보고 느낀 자연은

사막, 대지, 눈, 고지, 언덕, 그리고 바위였는데

이곳은 울창한 산림이었다.


느껴지는 온도와 공기 또한 색다르다.

습하면서도 신선하며

맑으면서도 특유의 나무향이 풀풀 나는 장소였다.



그녀와 나는 뮤어 우즈에 도착하기 전 

차를 돌리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쉈다.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는 자연의 위엄과 아름다움에

우리의 두 눈은 빛나기 시작했고


두근거리는 심장에 발 맞추어 

뮤어 우즈 자연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두 번째 이야기

고요함 속에 요동치다.



뮤어 우즈 자연 안으로 들어오면서 맑았던 날씨는 

구름이 끼고 보슬비가 살짝씩 내리기 시작했다.


산길을 오르며 발을 내디딜 때마다 느껴지는 푹신함과 촉촉함이 좋았다.

산림에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느껴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고요함 속에 잔잔하게 들려오는 보슬비 소리와 풀잎이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가 감미로웠다.



넓은 산숲에서 나의 시선은 조금씩 작은 자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무에 낀 이끼들과 자라나는 이름 모를 버섯들까지

다양한 식물들의 조합이 하나의 멋진 산림 숲을 만들고 있었다.


어느 순간 나는 두 눈이 아닌 손으로 

나무를 만지고 작은 풀잎을 만지며

촉감으로 뮤어 우즈의 자연을 느끼기 시작했다.


보기에는 꺼칠 거릴 거 같던 나무껍질은 의외로 부드러웠고

부드러울 거 같던 풀잎은 의외로 단단했다.


처음엔 시선으로

그다음엔 코로

지금은 손으로


시각, 후각, 촉각으로 느껴지는

뮤어 우즈 자연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다양하지만 하나인 느낌?

하나이지만 다양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이 고요한 산림 숲길을 걸어 들어갈 때마다

조금씩 빠르게 나의 마음은 설렘과 기쁨으로 요동치고

그 요동은 나의 정신과 마음을 맑게 해 주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진실되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강력한 떨림이 아닌

고요한 울림일 것이다.


지금의 고요한 떨림 속에 느껴지는 울림처럼...



세 번째 이야기

시선이 향하는 장소 뒤



미국에 처음 오게 되었을 때 내 나이는 12살이었다.

처음 미국에 와 2년 동안 내가 살았던 장소는 샌프란시스코의 옆 동내인 산호세였다.


어릴 적 2년을 이런 자연이 있는 장소에서 살았음에도

나는 이런 멋진 자연이 이 곳에 있었다란 것을 알지 못했다.

그때에 나는 어렸고 나 자신의 자아 또한 불안한 상태였기에

모를 수밖에 없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이었다.


그때에 내가 바라본 건 미국이란 느낌이었고

도시라는 현실이었다.


깊이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했기에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벼가 고개를 숙이듯이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찾기 시작했고

지금 이 순간 나의 시선은 샌프란시스코 뒤에 감춰진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연극이나 음악을 보고 들을 때

나는 연기와 노래에 집중하기보다

무대 위와 악기에 집중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 집중은 남들과는 다른 감각을 깨우쳐주고

남들이 쉽게 느끼지 못하는 감성을 증폭시켰다.


샌프란시스코의 뮤어 우즈도 같은 느낌이랄까?


무대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연기를 하는 배우이고

음악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노래를 하는 가수 일 었이다.


하지만

그 무대를 흘러가게 하고

그 음악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관심 밖의 것이다.




뮤어 우즈는 어쩌면 샌프란시스코란 도시에 가려져 보지 못했던 그 관심 밖의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 와 보니

샌프란시스코의 명성을 완성시킬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뮤어 우즈의 자연이 한 목 하는 느낌을 전달받았다.


누구나 살고 싶은 장소

누구나 꿈꾸는 장소

누구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 장소


뮤어 우즈에 와서 나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시선이 향하는 장소 뒤에는

그 시선을 향하게 만드는 진정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를 완성시키는 많은 것들 중

뮤어 우즈는 한 가지 중요한 장소인걸 확신한다.



마지막 이야기

샌프란시스코의 보물



그녀와 3시간가량 뮤어 우즈의 산림을 걸으면서

우리는 시간을 보냈다.


초반에 서로 자연에 감탄하면 대화를 이어나갔지만

우리는 어느덧 자연을 마주하며 아무 말 없이 걸음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뮤어 우즈는 영화 흑성탈출 진화의 시작 편과 반격의 서막 편의 배경이 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영화를 봤던 사람이라면 조금은 더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자연이 어떤 느낌인지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다양한 건물들이 위치한

샌프란시스코 바로 옆에 이런 색다르고 독특한 장소가 있다는 게 놀랍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어디를 가봐야 할까?”

라고 묻는다면

앞으로 나의 대답은 하나 일 것이다.


“뮤어 우즈에 가봐! 샌프란시스코에 숨겨진 보물 같은 장소야!”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뮤어 우즈 국립공원 편

-끝-

다음 편에서 계속..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은

동화 같은 자연이 숨 쉬는

피나클스 국립공원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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