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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작쿄 Nov 24. 2016

공허하고 광대하고 단순하고 고요한 백색의 땅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데스밸리 국립공원 편


프롤로그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3편에

캡틴 잭이 죽음의 문턱에서 배와 함께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이 나온다.


백색의 땅

죽음의 사막

너무나 아름답고도 고요했던 장소


그와 비슷한 장소를 발견했다.

캘리포니아 동쪽 끝에 자리 잡은

데스밸리 국립공원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땅.

미국 대륙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로 손 뽑히는 장소


그곳에서

만난 너무나도 황홀하고

아름답던 자연의 이야기를


지금 나눠 볼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대단히 공허하고, 대단히 광대한 땅


캘리포니아에 입장하면서 처음으로 찾아간 자연은 

캘리포니아 북동쪽에 위치한 데스 벨리 국립공원(Death Valley NP)이었다.


50일의 여행을 시작하고 15일 

나는 이미 미국 동쪽 끝에서 서쪽 끝에 도착해 있었다.



데스 벨리에 도착하기 전 라스베이거스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데스벨리 공원 안으로 출발해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어느새 부터인가 시간에 끌려다니지 않기 시작했기에

언제 도착하고 언제 떠나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데스벨리 안으로 입장 후 

처음으로 찾은 장소는 자브리스키 포인트(Zabriskie Point)라는 장소였다.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 붉으면서도 밝은 색상의 사암 바워 언덕들이 자리 잡은

자브리스키 포인트의 첫인상은 풍요로움보다는 강열함이

은은함 보다는 강인함이 느껴지는 장소였다.



그 어떤 생명체도 함부로 이 곳에 발을 들여 살아갈 수 없어 보이는 장소...

왜 이곳이

"데스 벨리:죽음의 골짜기"라

불리고 있는지 내 눈 앞에 보이는 모습과 느껴지는 온도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내가 아는 지인 중 한 명이 이곳에 오래전 가족들과 여행을 했던 적이 있었다고 했었다. 

그때 지인이 방문한 시기는 여름이었는데 데스벨리에 도착해

차문을 열고 내리려는 순간 데스벨리의 뜨거운 엄청난 열기가 느껴지면서

다리에 힘이 풀렸다고 한다.


데스 벨리는 노스 아메리카 지역에서 뜨거운 땅으로 손꼽히는 장소이기에

내가 방문한 봄 초에도 이곳 열기는 엄청났다.


공기는 건조했고 하늘이 아닌 땅에서부터 올라오는 열기로 인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삐질삐질 흘러내렸다.



데스 벨리 안으로 들어가면서 받은 공원 지도안에 처음으로 쓰여있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Death Valley... 

So empty, so vast, so simple, so quite.”


“데스 벨리... 

대단히 공허하고, 대단히 광대하고, 대단히 단순하고, 대단히 고요하다.”




두 번째 이야기

대단히 단순하고, 대단히 고요하다.


자브리스키 포인트를 나와 다음 장소로 향한 장소는

베드 워터(Bad Water)라는 장소였다.


거대한 강에 강물이 한순간에 메말라 버린 듯한 모습을 하고 있던 베드 워터는 

영화 "케리비안 해적 3"에 캡틴 잭 스페로우가 저승으로 갔을 때 나온 장면의 장소 같아 보였다.


말라 갈라진 거대한 하얀 땅이 넓게 자리 잡고 있었고 멀리 지평선 위로 산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또 산 위로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나를 방기고 있었다.

배드워터의 땅은 소금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곳은 소금 사막으로 불리기도 한다.




여기서 잠깐!

왜 이곳의 이름이 “배드워터:나쁜 물”로 불리는지 짧게 알아보도록 하자.


옛날 금광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향하던 사람들이 데스벨리를 지나다가

목이 말라 이곳 배드 워터에 고여있는 물을 마시고 죽음에 이르렀다고 한다.

보기에는 맑아 보이는 물 같지만 이곳에 고여있던 물은 일반 바닷물보다 4배 이상이 짜고

그 물에는 많은 수생 동식물과 유충들이 득실 걸린다고 한다.


아름다운 모습 속에 독을 품고 있는 베드 워터는 물을 마시고 사람들이 죽은 이후 배드 워터라고 불렸다고 한다.



내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는 공허한 장소 속에 불어오는 바람소리가 전무했고

길이 없었다면 어디가 동서남북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에 조화가 있었고

그 조화 속에 자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장소가 바로 데스 벨리였다.



세 번째 이야기

여행을 통해 친구가 된다.



베드 워터에 도착해 사진을 담고 있던 중

7명의 젊은 사람들이 나에게로 다가왔다.


무리 중 한 남자가 나에게 웃으며 

"좋은 사진기를 가지고 있구나!"라며 말을 걸어왔다.


나는 사진작가이고 현재 50일의 자연 여행을 홀로 하고 있다고 말했고

남자는 다른 친구들을 불러 나를 소개하였다.



그들은 뉴질랜드에서 대학교를 같이 다니는 학생 친구들이었다.

서로 뜻이 맞아 7명의 친구들이 함께 미국 여행을 떠나온 것이었다.


짧은 만남 속에 우리는 빠르게 친구가 되었고

서로의 연락처를 공유했다.



만남이 종료되기 전 

나는 친구들에게 사진을 담아 주겠다고 말을 건넸고

친구들은 좋아하며 여러 다양한 포즈를 취해주었다.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중에 까다로운 사람은 없는 거 같다.

늘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 속에는 자유로움이 있었고 여유가 느껴진다. 


나이와 국적도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서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짧은 만남 속에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여행의 치명적인 매력이자 장점이지 않을까?


여행이 끝난 지금 우리는 아직까지 연락을 한다.

다음 여행은 어디로 계획하는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으며 언젠간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고 있다.


뉴질랜드 여행 오면 꼭 연락하라고 

나에게 말해주는 멋진 친구들이 있다는 건

내가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마지막 번째 이야기

데스벨리를 떠나며..


날이 저물어 갈때즘

베드 워터를 나와 데스 벨리를 떠날 시간이 찾아왔다.


캘리포니아에서 찾은 첫 번째 자연은 앞으로의 캘리포니아의 자연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너무나

공허하고 

광대하고

단순하고

고요한

땅.. 데스벨리..


세상에 이런 자연도 있구나.. 하면서 심장을 두근거리게 해 준 장소

도심 속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장소

영화에서나 존재할 거 같은 장소


이런 멋진 자연이 숨 쉬는 자연이 있는 장소

바로 "데스 벨리"라는 장소였다.





해가 지자

뜨거웠던 데스 벨리의 땅은

선선한 땅으로 달려졌고 나는 차 안 창문을 내리고 

붉은 노을 지는 데스벨리의 길을 음악과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Jake Bugg – Simple As This”

https://www.youtube.com/watch?v=xXnIMKceHkk
I’ve been in search of stones
난 돌들을 찾아 나섰지
Making up the pavement of less-travelled roads

별로 지나다니지 않는 길을 메우고 있는 그런 돌을

Mining for treasure deep in my bones

한 번도 발견하지 못한

That I never  nd

내 뼛속 깊은 곳에 있는 보물을 캐내며

Went looking for reverence

존경을 찾으러 갔었지

Tried to  nd it in a bottle

그게 병 속에 있는지 알아봤지

And came back again

그리고 다시 돌아왔어

High on a hash pipe of good intent

기분 좋게 해쉬 파이프에 잔뜩 취해서

But it only brought me down

하지만 내겐 절망뿐이었지

Tried institutions of the mind and soul

정신수양 시설에도 가봤지

It only taught me what I should not know

내가 알아선 안 될 것들만 가르치더군

Oh and the answer well who would have guessed

누가 짐작해 보았더라면 글쎄 그 해답은

Could be something as simple as this

이것처럼 간단한 것이었을 수도 있겠지

Something as simple as this

이렇게 단순한 것...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자이온 국립공원 편

-끝-

다음 편에서 계속..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은

샌프란시스코의 숨겨진 보물

뮤어 우즈 국립공원 이야기입니다.


50일의 자연 속으로의 여행을 더 알고 싶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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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50DM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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