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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작쿄 Dec 20. 2016

동화와 자연 사이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피나클스 국립공원 편


프롤로그


어릴 적 읽었던 많은 동화책이 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미녀와 야수

어린 왕자

헨젤과 그레텔

미운 오리 새끼

빨강 두건

피노키오


아기자기한 그림들로 이루어진 동화책을 읽고 보며

설래이며 감동하며 신나 하며 즐거웠던 순간들을 기억한다.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서 동화는 잊혔고

현실의 무게는 더 이상 동화는 존재하지 못한다며 나를 타일렀다.


하지만 나의 50일의 자연 여행을 시작하고

피나클스 국립공원의 자연을 만나면서

"세상에 이처럼 동화 같은 장소도 있구나.."

란 말을 내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잘 들어 있을 듯한 장소

일곱 난쟁이가 집을 짓고 살고 있을 거 같은 장소

나무로 만들어진 피노키오와 요정들이 사는 마을이 있을 거 같은 장소


동화 같은 피나클스 국립공원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해 볼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봄이다.


오늘 내가 찾아간 자연은 캘리포니아 안에 위치한 피나클스 국립공원이다.

날씨는 따스했고 하늘은 맑은 아주 좋은 날씨였다.


피나클스 국립공원은 미국 안에 국립공원 중 국립공원으로 가장 늦게 지정된 장소이다.

규모 또한 많은 국립공원들 중에 작은 공원으로 속한다.

피나클스는 2300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자연이다.


처음 피나클스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오면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그동안 방문한 국립공원들과는 사뭇 달랐다.


작고 밝고 이쁜 꽃들이 땅 위에서 피어나고 있었고

졸졸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다.



작고 아기자기한 조약돌들도 가득했고

공기에서 느껴지는 향은 약간의 꽃가루와 선선한 숲 바람으로

마치 봄의 향기가 풀풀 나는 장소였다.


이 곳은 분명 "봄"이었다.


뭔가 거대하고 특별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장소는 분명 아니었지만

아기자기한 자연들의 조합은 마치 자연계의 놀이터이자 쉼터 같은 느낌이다.


봄의 향을 맡으며 자연스레 나의 발걸음은 피나클스의 자연 속으로 이끌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가자!

봄으로.

자연으로.




두 번째 이야기

산 정상에 숨겨진 장소



피나클스 안으로 들어가면서 산을 오르는 좁은 길로 달라지고 있었다.

내가 선택한 산길의 이름은 베어 글치(Bear Gulch) 트레일이었다.


사전에 어떤 정보도 알지 못하고 오르기 시작한 트레일에 어떤 자연이 숨 쉬고 있을지

전혀 예상할 수 없었지만 처음 피나클스에 와 보고 느낀 자연은

어떤 특별한 보물을 숨기고 있을 거란 예상이 들었다.



동내 뒷동산을 오르는 것처럼 피나클스를 걸어 올라갈 때

힘이 많이 드는 산길은 아니었다.

산길을 오르면서 보이는 자연의 모습은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그렇게 산길을 따라 30-40분..

크고 작은 돌들과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돌과 바위 사이를 지나는 좁은 길? 통로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몇 게의 바위들 사이를 지나자

길은 한순간에 동굴로 달라져 있었다.



산 정상 부분에 동굴이라니?

전혀 예상 못한 시나리오로 나의 피나클스 여행은 

갑작스럽게 동굴 속을 향하는 여행을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세 번째 이야기

작은 동굴은 살아있다.


산길 끝에 이렇게 작고 생기 있는 동굴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동굴 안 길 옆으로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면서 시냇물은 작은 폭포로 변하기 시작했다.

 


동굴 안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빛은 조금씩 돌 사이로 잘라지기 시작했고

갈라지는 빛은 서서히 사라지며 어둠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폭포가 지나가는

"슈이이이" 하는 소리뿐이었다.


다행히 비상시를 대비해 작은 손전들을 가지고 있었기에 나는 동굴 안으로 더 나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동굴 안 길은 점점 낮아지고 좁아지면서

카메라가 든 큰 가방을 짊어진 나의 몸 크기로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게 불가능 하단 걸 느꼈다.



방수 기능이 있는 등사화를 신기는 했지만

발목까지 차오르는 고인물로 인해 양말 안쪽까지 물이 들어와

이미 내 발은 축축해 진지 오래됐단 걸 어느 순간 알게 되었다.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할 겸 동굴 안 한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180 정도 되는 내 키에도 몸을 구부리고 있어야 하는 낮은 높이의 동굴 속 작은 장소는

의외로 운치 있었다.


동굴 한쪽으로 자연광이 살며시 스며 들어오고 있었고

땅에는 어디서 흘러들어오는지 모르는 작은 물줄기가 졸졸 흐르고 있었다.



물이 흐르는 끝쪽으로 다가가니 동굴 높이는 편히 설 수 있는 높이로 달라지게 되었고

가볍게 기지개를 켜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산 꼭대기에 동굴이 있다니 그리고 그곳에 아름답고 신비로운 폭포수가 흐르고 있다는 게..

이건 자연의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마지막 이야기

신비롭게 아름답다.



동굴 안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니 몸이 으스스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피나클스의 날씨가 봄 날씨처럼 따스했어도 

동굴 안에서의 기온은 냉기가 가득했다.


나는 체온이 더 떨어지기 전에 들어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나가기 시작했다.



들어올 때 오르는 길에 보이는 자연의 모습은

되돌아갈 때 내려가는 자연 모습과는 180도 달랐다.


좁은 길에서 넓은 길로 달리지고 있었기에

나의 시야가 넓게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굴 안 바위 벽의 색에 집중할 수 있었고

흐르는 폭포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었다.


동굴 밖으로 나와 산을 내려가면서

보이는 자연 풍경 또한 다시 한번 날 기쁘게 만들었다.



낮아지는 태양에 그림 져 있는 풀밭은 마치 동화 속에서나 볼듯한 모습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툭 하고 뛰어나올 듯한 풍경이었다.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피나클스 자연의 시작으로 

나는 캘리포니아의 놀라운 자연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걸 인지하기 시작했다.


왜 많은 사람들이 캘리포니아가 꿈의 땅으로 이야기하는지 공감이 된다.

아직 찾아가게 될 캘리포니아 안의 자연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피나클스를 통해 느껴지는 자연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이

앞날에 만나게 될 자연이 얼마나 멋질지 감히 예감하고 기대하게 된다.



가자!

캘리포니아의 자연으로!



[나 홀로 50일 : 자연  속으로]

피나클스 국립공원 편

-끝-

다음 편에서 계속..





-다음 편 예고-


다음 편은

거대 나무 숲의 수호자가 된

세쿼이아 국립공원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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