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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작쿄 Dec 08. 2017

뉴욕 1/5:설렘의 도시

새로운 너를 통해, 새로운 나를 마주한다

 


프롤로그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설렘이라는 단어는 점점 쉽게 사용되지 않는다.

설렘이라는 감정에 뛰어지는 심장 소리를 들어본지도  오래전 기억으로 자리 잡은 나이가 되는 순간.. 설렘이란 감정에 무뎌지게 된다.

 

사회라는 벽과 매일 마주하기에,

직장이라는 전쟁터에 설렘은 불필요한 감정이기에,

생활이라는 계획안에 설렘은 계획을 어긋나게 하는 요소이기에,

설렘은 어릴 적에나 순수하게 지닐  있는 감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30일의 도시 여행의  번째 도시인 뉴욕으로 여행을 떠났을 

나의 심장은 두근거렸으며, 기대에 찼으며, 설렘의 감정이  안에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감정은 뉴욕 여행을 하는 내내  안과  주변에 계속해서 맴돌고 있었다.

설렜던 뉴욕에서의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청춘 일탈> 저자 Kyo H Nam


첫 번째 이야기

예전 내가 아닌 새로운 나


부르르 떨리며 약간의 진동을 수반한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하고 드디어 뉴욕에 도착했다.

공항 밖으로 나오자 내가 설던 곳과는 다르게 약간 쌀쌀한 온도의 공기가  피부로 전해졌다. 공항 게이트 밖으로 뉴욕을 상징하는 노란색 택시들과 공항을 오고 가는 차들이 가득했다. 분주함 속에 나는 도시로 향하는 셔틀버스에 올라탔다. 공항에서 30-40분을 달려 맨해튼 내부로 진입하고 나서야 진짜 뉴욕에 왔다는 것을 완벽하게 실감할  있었다. 거리를 걷는 수많은 사람들과 뉴욕스러움이 느껴지는 건축물들의 모습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분명 평생을 봐왔던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이고 평생을 살고  했던 건축물들과 같은 건축물들인데 느껴지는 새로움은 뭘까?



여행을 시작하면서 다시 나에게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내 피부는 온도가 아닌 뉴욕의 숨결을 흡수하기 시작했고, 시선은 바라봄이 아니라 관찰함으로 달라졌다. 도시의 멈추지 않는 소음들은 단순한 소음이 아닌 다양한 것들이 연주하는 하모니로 들려왔다. 여행은 다시 예전에 나에게서 찾을 수 없는 새로운 나를 찾아주기 시작한다. 

 

뉴욕에 처음 도착해 만날 사람이 있었다. 1 이상의 시간  우연이라는 계기로 운명처럼 인연의 연결고리가 생기게  친구였다. 친구는 한국에 살았고 나는 지구 반대편의 미국의 작의 도시에서 살고 있었다.   번도 만나  적이 없는 사람과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틈틈이 안부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언젠가 기회가 닿으면 만나게 되리라는 믿음이 생기고 마음속에 확신이 들었던 것은  친구와 처음 이야기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그리고 내가 뉴욕에 처음 도착하는   친구를 처음으로 마주하는 날이 돼버렸다. 나의 여행 계획과 친구의 여행 계획이 운명처럼 같은 시기였던 것이었다. 뉴욕의 설렘이란 감정에는 분명 이 친구가 포함되어 있다. 오랜 시간 글자로 우리는 대화를 이어나갔고 여행을 시작하기 며칠 전에 처음으로 전화를 통해 목소리를 나눴다. 그리고 그 친구와 뉴욕에서 얼굴을 마주한다.


1년이 넘는 시간을 알아온 사이지만 나에게  친구는 새로운 사람이고 친구에게  또한 새로운 사람일 것이다. 예전에 서로 나누던 이야기의 전계와는 같지만 다른, 다르지만 같은 우리일 것이다. 내가 머무는 숙소와 친구가 머무는 숙소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었다. 이 거대한 뉴욕 도시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같은 숙소가 잡혔다는 사실이 놀랍지만 그동안 우리의 인연은 놀랍게도 일치되는 것이 많았기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었다.


뉴욕 57번가와 8번가가 만나는 신호등에서 우리는 처음 만나 산책을 했다.  무겁지 않고도 짧았던  만남의 시작으로 앞으로 뉴욕에서의 10일이 얼마나 찬란하고 놀라워 질지 그때 나는 알지 못했다. 


“예전에 나는 너를 만났고, 오늘 나는 새로운 너를 만나. 너의 오늘에 새로운 내가 보이니?”




두 번째 이야기

도시와 함께 걷기 시작할 때


 

아침이 밝았다. 시끄러운 도시 소음이 눈을 뜨는 순간부터  귓가로 들려온다. 전날 뉴욕에 도착  숙소 체크인을 하고 친구를 잠시 보고 뉴욕에 여행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는 타임스퀘어에서 저녁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들어와 뉴욕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진짜 여행은 지금부터다. 오늘은 친구와 같이 브런치를 먹고 뉴욕 여행을 하기로 했다. 아침 느지막이 나갈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섰다. 건물 사이로 들어오는 태양빛이 오늘 날씨가 맑을 것이라 말해준다.  빛을 가로질러 걷는 사람들 틈으로 들어가 걷기 시작한다. 평소보다 걸음이 빠르단  느낀다. 쉽게 몀출 수가 없는 걸음이었다. 앞에서 걸어가는 사람들과 옆에서  가로지르는 사람들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발걸음을 빠르게 만들고 있었다. 뉴욕스러움이 느껴졌다.


친구와 만난  우리는 브런치를 먹으러 뉴욕 소호 쪽에 위치한 루비스 카페라는 브런치 집을 찾았다. 간단히 식사를 마무리하고 우리는 같이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정해진 루트가 있는 것이 아닌 오늘의 분위기, 기분에 따라 걷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붐비는 중심가에서 약간 벗어나 걷는 길은 둘이 걸음을 맞추어 걷기  좋았다. 스치듯 지나치는 도시의 다양한 모습이 눈에 들어와 우리의 발걸음을 멈출게  때도 있었다. 사진을 담는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걷고 멈추는 도시 안의 풍경을 각자의 시선으로 담는 시간을 보낸다.

 

중엄  분위기가 느껴지는 법정 건물, 구름   없는 하늘에 새하얀 건축물, 거리 공연을 하고 있던 사람들, 공원에서 장기와 신문을 읽고 있던 나이 드신 중국분들, 도시를 걷는 여행은 다양한 문화와 세대의 모습을 마주   있는 멋진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근처가 브루클린 다리인  같은  갈까?”

친구가 내게 물었고 나는 수긍했다. 

 

뉴욕에서 브루클린으로 다리를 따라 걸으며 조금씩 다리 끝에서 중심으로, 중심에서 다시 끝으로 향할  있었다.  브루클린 다리가 뉴욕에 명물로 자리 잡게 됐는지 다리를 건너는 우리의 걸음 속에서 찾을  있었다. 다리의 모습은 130년이 넘는 시간의 역사를 담고 있었다. 철근으로 빼대를 만들고, 조이고, 두드리며 가장 고전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 다리의 모습은 단순함으로 느껴지는 것이 아닌 위대함이란 느낌을 들게 한다.


다리를 건너 브루클린으로 입장할  도시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건축적인 분위기는 크게 다른 점은 없었지만 거리에서 풍겨지는 브루클린 만의 독특한 느낌이 있었다. 자동차로는 금방이지만 걸어서 다리를 건너고 나니 시간이  지나있었다. 친구와 나는 오늘 같이하는 여행에서 기회가 되면 뉴욕 부둣가에서 무료 페리(유람선) 타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우리는 브루클린을 넘어가자마자 전철을 타고 뉴욕 안으로 들어와 페리 터미널로 향했다.


 

 



 

영화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 스파이더맨이 악당과 싸우는 장면에서 나오는 패리의 모습과 같은 페리를 타고 뉴저지에 위치한 터미널에 도착해서 바로 다음 페리를 타고 뉴욕으로 돌아오는 여정은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과 뉴욕 도시의 장면을 무료로 감상할  있는 근사한 일정이 되었다.

우리의 걸음은 순간에 끌림에 따라 다양한 장면을 선사해주었고 관광자의 속도보다 느렸지만 느림 속에 잊지 못할 지금의 순간으로, 내일의 기억으로, 미래에 추억으로 남겨질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른한 오후, 시간은 흘렀고, 걸음은 느렸다.

도시는 빨랐고 기억은 남았다.


세 번째 이야기

무너졌던 장소에 세워진 것


 

2001 9 11.

 가중 학교 1학년이던 시절, 나는  날을 기억한다.

미국에   얼마 지나지 않은 그날 아침, 나는 티브이를 틀고 만화영화를  생각이었다. 하지만 티브이 모든 채널에서는 만화영화 대신 영화 같은 장면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린 마음에 진짜 영화인  알았다. 하지만  장면은 사실이었고 그날  세계는  충격에 빠지게 되었다. 테러였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사망하고  이상의 사람들이 부상을 당했던 , 미국의 사회가 슬픔과 공포에 차오르던 ,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되던 ,  날의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 친구와 나는 찾아갔다. 

 

16년지 지나고 테러가 일어난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있던 장소는 그곳에서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장소로 달라져 있었다. 쌍둥이 빌딩이 세워져 있던 곳에는 수천 명의 이름이 세겨진 추모비가 세워져 있었다.  주변으로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 빌딩과 9/11 메모리얼 뮤지엄 그리고 윌드 트레이드 센터 오큘러스 터미널이 건설되어 있었다.

 

우리는 처음으로 오큘러스에 도착했다. 전철을 타고 월드 트레이드 센터 터미널에서 내려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중간에 오큘러스의 내부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새하얀 내부 공간과, 높은 천장, 마치 동화“피노키오에서 나오는 고래 배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 일정한 균형과 선으로 만들어진 뼈대 사이로 자연광이 스며들면서 건축적의 미를 가득 느낄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출퇴근하는 수많은 뉴요커들과 오큘러스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감상하러 찾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즐비하다. 우리는 오큘러스에서 꽤 오랜 시간 머물렀다. 날이 저물면서 태양 빛이 서서히 내려앉을 때 달라지는 오큘러스의 모습은 감미롭게 다가왔다. 



우리는 오큘러스 밖으로 나와 9/11 추모비가 있는 곳으로 장소를 옮겼다. 쌍둥이 빌딩이 세워진 바로 그곳에 2개의 추모공간이 마련되어있었다. 쌍둥이 건물이 있던 네모난 정사각형 안으로 멈추지 않는 잔잔한 물결이 흐르고 있었고  안으로 물이 흘러내면서  물이 고이고   중심으로 네모난 공간으로 물이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마치  곳에서 안타깝게 잠든 영혼들의 슬픔과 고통을 표현한 것처럼  곳의 분위기는 나에게 무게 있는 감정으로 다가왔다.

 

모든  절망적이었던 그날의 사건과 사건이 일어났던  장소는 이제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애도의 감정으로 찾는 추모지로, 도시를 살아가는 뉴요커들이 밟은 땅으로, 여행을 떠나온 사람들에게는 명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9/11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이 사라지는 시대가 오더라고  장소는 훗날  시대의 사람들에게  곳에서 내가 전해 받은 슬픔과 애도, 건축학적 아름다움을 분명 느끼게  것이다.



무너진 장소에 새로운 것들이 세워지더라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 남겨지는 것들이 있어.

눈으로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느낄  있는 것들 말이지.



마지막 이야기

노을이 질 때, 숨결을 내뿜는 도시


 

해가 점점  아래로 사라지고 있을 ,   월드 트레이드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 지인의 통해  월드 트레이드 센터 안으로 들어갈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친구의 지인이 일하고 있는 오피스를 찾았고 친구 지인은 우리에게 짧게 오피스 내부를 소개해주었다.  , 건물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만 관람 가능한 뉴욕의 멋진 뷰가 보이는 건물 높은 층으로 우리를 데리고 갔다.

 


거대한 창문으로 도시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장소였다.  눈에 의심이  정도로 그림 같은 뉴욕의 노을 지는 풍경장관이었다.  멀리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중앙에 자리 잡고,  주변으로 높은 빌딩들이 마치 우거진 정글처럼 자리 잡고 있었다.

오른쪽 창틀로 넘어가니 오늘 친구와 걸었던 브루클린 다리와 브루클린이 멋지게 위치해 있었다.   곳이 콘크리트 정글로 불려지는지 다시 한번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장관이었다. 도시는 밤이 찾아오고 있었지만 오히려 밤이 깊어질수록 도시가 살아나고 있다는 기분이 숨결처럼 다가왔다.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도시는 나에게 갑진 시간을 선물해준다.

뉴욕스러움이 무엇인지, 뉴욕 다움이 어떤 것인지, 여행이 처음 시작되는 순간부터 도시의 열기는  온몸과 마음을 달구기 시작한다.


정글 같은 이 도시에서, 정글 속을 해처 가는 타잔처럼,

앞으로 어떤 멋진 일이 일어날지 기대에 차며, 나의 뉴욕 여행은 시작됐다.

<청춘 일탈> 저자 Kyo H Nam 드림

청춘 이탈:콘크리트 정글

"시카고 1/5: 흐림 속에 파동이 일어나는 도시"

다음 주 금요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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