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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작쿄 Dec 22. 2017

샌프란시스코 1/5:꿈속의 도시

황금빛으로 시작해 황금빛으로 끝난다

 


프롤로그


어느 날 오후 늦게 잠에서 깨어난 적이 있다. 눈을 뜨면서 손에 쥐어진 모래 마냥 스르르 사라지는 꿈속에 기억 때문에 다시 지긋이 눈을 감고 꿈속으로 향하고 싶던 순간을 기억한다. 어떤 꿈이 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분명 악몽이 아닌 아주 기분 좋은 꿈이었었다. 


내가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 여행을 시작하는 첫날,

오래전 어느 아침잠에서 깨어나기 전 꿨던 선선한 바람과 눈부시게 아름다운 햇빛, 그 길을 걷는 듯한 꿈속에서의 느낌.. 아주 기분 좋은 꿈속의 장면이 실현되는 느낌을 들게 했다. 


날 꿈꾸게 하는 도시, 꿈속에서 존재했던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의 꿈만 같았던 첫 번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청춘 일탈> 저자 Kyo H Nam


첫 번째 이야기

황금빛으로 물들던 도시


여행의 20일이 지나고 시카고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오후 저녁시간이 다 되어서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자 숙소 호스트인 케더린과 그녀의 강아지 모히토가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골든게이트 브리지와 골든게이트 공원 사이에 위치한 숙소는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모던풍의 이쁜 인테리어와 깔끔하면서도 화사한 톤의 숙소 방은 세련미와 샌프란시스코적인 느낌을 담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의 도착한 첫날은 숙소에 도착하면서 마무리되었고 기대를 품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해가 뜰 때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인 골든게이트 브리지(금문교)를 마주하고 싶어서였다. 나는 오전 6시쯤 기상해 금문교로 향했다. 도시 여행의 묘미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지만 너무 늦지 않을까 싶어 택시를 타고 금문교에 시간 맞추어 도착했다. 조금씩 하늘에 붉은 기운이 감돌고 금문교의 한쪽 면에서부터 따사로운 태양빛이 닿기 시작했다. 조금씩 빛은 다리 전체를 휘감고 차가운 바다 표면에 빛이 물들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바다와 땅이 황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빨간 페인트로 칠해진 이 다리가 왜 금문교: Golden Gate Bridge로 불리는지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고 태양은 따스하게 빛났다. 그 빛은 도시를 휘감고 바다 위에 내려앉아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에 생명의 빛을 물들이고 있었다. 찬란하고 화사하게 금문교는 이른 아침부터 빛나기 시작했다. 



길게 늘어진 그림자의 길이가 줄어들자 금문교로 산책 나온 사람들과 샌프란시스코의 랜드마크를 보러 온 관광객들이 무리 지어 나타났다. 내심 이른 아침 금문교를 찾아온 것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더 북적이기 전에 금문교를 빠져나와 버스에 올라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이용하는 대중교통은 의외로 재미있는 관찰 무대가 된다. 무대 안으로 각양각색의 배우들이 올라타고 덜컹거리는 중력의 휘어짐에 따라 무대 조명은 무대의 분위기를 달라지게 한다. 한참을 그렇게 관찰을 한다. 



태양이 떠오른 후 샌프란시스코의 색감은 무지개 빛과 같다. 가지각색의 다른 색이 있지만 절대 구분되어있지 않고 나란히 물들어있다. 그 물듬은 원래의 색을 침범하는 것이 아닌 원래의 색을 중심으로 비슷하지만 새로운 색을 선사한다. 


여행을 떠나온 사람으로서 사진을 담는 사진가로서 글을 쓰는 작가로서 샌프란시스코는 흥미로운 관찰대상이란 느낌이 든다.



두 번째 이야기

골든게이트 공원에 가면



금문교: 골든게이트 다리를 빠져나와 골든게이트 공원으로 향핬다. 골든 게이트 공원은 뉴욕의 센추럴 파크처럼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거대한 공원이다. 공원에 도착한 나는 도시를 대표하는 미술관중 하나인 드영 미술관(De Young Museum)을 찾았다. 드영 미술관은 북미 지역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을 자랑하는 박물관중 하나이며 미주 지역거ㅣ 태평양 및 아프리카의 몌술품, 섬유 및 의상 등의 다양한 미술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드영 미술관의 외형은 미술관에 어울릴만한 가지런한 선과 고운 굴곡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이었다. 내부로 들어가 입장료를 내고 미술관 내부를 관람하면서부터 미술관 건축물의 매력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미술관 로비에는 아기자기한 미술품이 하얀 벽면에 설치되어있었고 각각의 층으로 수많은 미술품들이 자태를 뽐내며 자리하고 있었다. 



미술품은 관람하러 온 사람들의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이날 미술품을 관람하는 나의 걸음은 느리면서도 가벼웠다. 한참을 미술관 내부를 관람하다 미술관 뒷마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드영 미술관 뒤편에는 사람들이 간단하게 식사할 수 있는 카페테리아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미술관을 찾은 사람들에게 작은 쉴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또한 야외에 설치 미술품들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미술 공간이 있었다. 작은 터널을 지나 둥근 모양의 공간, 벽은 붉은색, 벽 안으로 들어서면 새하얗고 둥그런 구멍을 통해 하늘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이 있었다. 인상적인 느낌의 공간이었다.



점심시간이 지나갈때즘 나는 드영 미술관을 나와 미술관 옆 제페니스 티 가든(Japanese Tea Garden)이라는 장소를 찾았다. 서양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미술관 옆에 동양적인 느낌이 가득한 가든이라니. 아이러니하게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동서양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느낌이다.  제페니스 티 가든의 이름처럼 이곳은 일본스러운 느낌의 정원이다. 고전적인 일본 건축물들과 정원 곳곳에서 관리되고 있는 동양계 나무와 식물들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일본 어느 절에 와있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불어오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떨림에, 나뭇잎이 부대끼며 스르르 하고 소리를 만든다. 그 소리가 어찌나 좋던지… 나는 잠시 정원 안 따뜻한 티와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찻집에 들어가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녹차와 일본식 호빵인 도라야끼를 주문하고 정원 풍경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이리저리 주변 모든 것에 관찰을 시작한다. 따스한 차 한잔과 달달한 도라야끼 하나에 마음에 나사가 느슨해진다. 그 느슨함에 내 정신은 자유해지고, 자유한 정신에 내 육체는 가벼워진다. 


훗날 이 여행에서 남겨지는 건 이런 게 아닐까?


큰 그림을 그리지만 정작 그림의 시작은 이처럼 소소함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결국 이 소소함으로 이 여행이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이야기

노을이 물든 파도



날이 저물어 갈때즘 해안가에 위치한 클리프 하우스(Cliff House)로 향했다. 해안가 언덕 위에 위치한 클리프 하우스로 향하는 길을 걸으며 보이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을 감상한다. 써 밀려 들어오는 파도 소리와 모래사장 위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샌프란시스코 현지인들의 대화 소리, 거리에서 기타를 치며 거리 공연을 하는 아저씨의 감미로운 음악 소리, 해변가를 맴도는 갈매기들의 끼록끼록 거리는 소리, 시선으로 담기는 풍경을 넘어 귀를 즐겁게 하는 다양한 소리가 더 나를 즐겁게 한다. 



언덕 위 클리프 하우스에 도착해 주마한 클리프 하우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하얀색의 심플하게 각이 진 건축물 앞으로 시원한 바다 가보였다.  클리프 하우스의 내부는 사람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었지만 단순히 산책 또는 여행으로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또한 가지 장점은 클리프 하우스 옆에는 수트로 베스 (Sutro Baths)라는 유적지도 위치해 있기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는 점이다. 점점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내려앉으면서 샌프란시스코의 하늘은 수줍은 듯 색이 붉어지고 있었다. 수트로 베스 어덕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노을이 지는 샌프란시스코의 해안가 풍경을 바라보면서 순간 감성에 젖어들었다. 



꿈이었다면 믿지 않았을 풍경이 현실에서 마주하니 꿈처럼 믿긴다. 샌프란시스코의 첫 느낌은 꿈속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 떠오르는 태양에 황금빛으로 달라지는 도시에서부터 내려앉는 태양에 수줍게 붉어지는 도시까지..


샌프란시스코는 하얀 도화지에 수채화 붓칠처럼 살며시 스며들며 잔잔히 물들게 한다. 그렇게 나는 샌프란시스코를 맞이한다.


<청춘 일탈> 저자 Kyo H Nam 드림


청춘 이탈:콘크리트 정글

"뉴욕 2/5: 쉴 틈 없이 아름답게"

다음 주 금요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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