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시간에 담겨지는 시카고 도시의 아름다움과 감명
흐르는 시간 뒤에는 과거의 흔적이 남겨지고 흐르는 시간 앞에는 미래의 소식이 기다린다. 시카고에서 마주한 도시의 모습을 통해 과거의 흔적과 미래의 소식을 전해받는다. 때로는 남겨진 흔적으로 하루를 이겨내고 다가올 소식으로 하루가 기대된다.
지금은 흔적이 된 시카고 여행의 두 번째 이야기를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설래이는 소식으로 조심 스래 전해보려 한다. 그 이야기를 지금 시작한다.
<청춘 일탈> 저자 Kyo H Nam
시카고를 대표하는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시카고 미술관 : TheArt Institute of Chicago
이다. 시카고 미술관은 미국의 3대 미술관중 하나로 손꼽히는 미술관이다. 나의 이번 여행의 주세는 도시, 건축 그리고 사람들이라는 주제를 잡고 있었지만 도시 여행에서 도시를 대표하는 명소를 찾는 일 또한 하나의 소소한 주제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시카고 미술관은 시카고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 장소라 생각이 들어 찾게 되었다.
시카고 미술관의 규모는 뉴욕의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보다는 작았다. 하지만 시카고 미술관이 보유한 미술 작품과 퀄리티는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이 가지지 못한 매력이 넘쳐났다.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 입장료를 구입하고 처음 마주하는 미술품은 동양 미술작품들이었다.
동양의 석탑과 부처님상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양쪽 팔이 잘려나간 부처님 상의 온화하면서도 위엄 있는 조각상이 미술관 안으로 입장하는 입구 중앙에 멋지게 자리 잡고 있었다. 과거의 시대에 만들어진 조각상을 겸손한 자세로 마주할 때 느껴지는 잔잔한 전율이 있다. 거대한 부처님상 앞으로 전시돼 있는 석탑과 몇몇 게의 작은 조각상들의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서양 조각상은 현실적이면서 외형적인 아름다움이 담겨있다면 동양 조각상은 이상적이면서 온화하고 온화함 속에 간결함과 정교함이 느껴진다. 어렸을 적에는 동양적인 미보다 서양적인 미에 이끌렸던었다.하지만 나이를 점차 먹어가면서 또 서양문화에 익숙해지면서 동양 미술 작품에 더 시선과 관심이 끌리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나 스스로가 동양사람이기도 함과 동시에 동양 미술 작품에서만 느껴지는 간결함이 좋아지기 시작해서였기도 하다.
시카고 미술관에는 동양 작품들보다 서양 작품들이 더 즐비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시카고 미술관을 대표하는 작품들 대부분이 유럽과 미국의 서양 미술 작품들이기도 하다. 유럽의 모네나 르누아르, 쇠라 작가님들의 작품들이 대표적이 예이고 그 외에도 수많은 인상적인 미술품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시카고 미술관에서 인상적이었던 작품들은 동양 미술 작품들이었다. 오래전 과거에 만들어진 작품들이 현재의 나를 만나고 미래의 나를 꿈꾸게 한다. 언젠간 나도 시대를 넘나들며 앞날의 시대의 사람들에게 감명을 전달하는 작품을 담아 전해주고 싶다. 내 이름이 아닌 내가 담은 작픔을 후세의 사람들에게 남겨주고 싶다.
50년, 100년, 1000년 전에 남겨질 수 있는 작품은 그림과 조각뿐이 었지만..
50년, 100년, 1000년 후에 남겨질 작품은 사진이 포함될 것이다.
시카고의 건축물은 과거와 현제와 미래가 공존한다. 낡아 보이는 고전적인 느낌의 클래식한 건물들과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요소를 포함하고 내부 설계된 시설, 미래 지향적인 모던한 실내와 외부 디자인을 담고 있는 감각적인 풍채의 건축 미술까지.. 어떤 자리는 간결함으로, 어떤 거리는 풍성함으로, 어떤 골목은 쎄련함으로 도시 곳곳에서 건축의 아름다운 숨결이 묻어난다.
시카고 미술관 건축물 내부는 간결함이 가득 담긴 클래식한 느낌을 묻어나는 장소였다. 일정한 간격으로 만들어진 계단부터 곡선으로 이루어진 모던한 계단, 하얗고 높은 천장에서는 밝은 자연광이 창을 통해 들어오고 구석진 자리에는 은은한 조명 빛이 그 자리를 빛내고 있었다. 내가 미술관을 찾는 또 하나의 이유는 단순히 미술품을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미술관의 구조와 건축의 미를 만나고 싶어서이다. 오히려 미술품 관람보다 미술관 관람에 더 관심을 두고 있기에 미술관을 찾는다.
미술관 다음으로 방문하고픈 장소가 있었다. 시카고 시 재단 : Poetry Foundation이라는 장소였다. 시 재단은 “시 잡지: PoetryMafazine”를 발행하는 재단으로서 많은 시인들과 시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영감과 꿈을 전하는 시카고에 위치한 재단이다. 개인적으로 시를 읽는 것을 좋아하고 틈틈이 개인적인 시를 적는 것을 좋아하기에 시카고에 위치한 시 재단을 방문하는 것에 거리낌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이 장소를 방문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시 재단의 건축물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시카고 도시 중심지 근처에 자리 잡고 있던 시 재단 건물은 거대하지는 않았지만 외형적으로 굉장히 인상적인 디자인으로 설계됐단 느낌을 받게 해준다. 외부 벽 전면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철조망으로 되어있으며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무들이 심어진 입구/마당이 자리 잡고 있다. 마당과 실내를 가르는 벽면은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어 자연광이 실내로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게 되어있으며 편안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고 있었다.
시 재단 내부 1층은 모든 사람들이 이용 가능한 시집 도서관이 공공시설로 자리하고 있다. 수천 권은 시집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소파와 잘 정비된 시설환경으로 이루어 저 있다. 나는 햇빛이 잘 드는 편안한 자리에 자리를 잡고 시 재단에서 발행하는 시 잡지를 한 권 꺼내 한참 시를 읽으며 시카고 시 재단 안에서 안락한 시간을 보냈다. 시카고를 방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멋진 장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괜스레 시카고의 숨겨진 낭만적인 장소를 찾아낸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오후 늦게 시 재단에서 나와 거리를 걷기로 마음먹었다. 길을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안돼 내 눈을 사로잡는 성당이 보였다. 그 성당의 이름은 홀리 네임 대성당 : Holy NameCarhedreal이라는 시카고의 대 성당이었다. 성당의 문은 열려 있었고 나는 성단 안으로 입장했다. 역시나 근사했다. 중엄 한 분위기로 공기에 무게가 있었다. 높은 성당 기둥들이 예배당 안으로 일정하게 나열되어있었고 벽면과 천장에는 간드러진 장식물들이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었다. 대성당의 창들은 다양한 색 유리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빛이 통과되면서 성당 안으로 따스하면서도 오색빛의 편안한 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현대적보다는 보수적 건축물인 성당은 내게 또 다른 건축의 미를 느끼게 해 준다. 과거의 아름다움은 절대 현대의 아름다움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해준다. 과거의 것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고 속삭여준다. 단지그 시대를 담고 있는 것만으로 빛날 수 있다고 깨닫게 해준다.
늦은 오후 무렵 거리를 걷기 시작한다. 걷고 또 걷는다. 특별한 목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언제까지 걸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카메라를 손에 들고 시카고 도시를 이리저리 구석구석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보통은 느리게 걷다가 시선을 끄는 것이 있으면 멈췄다가, 가끔은 빠르게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밴치에 앉아 잠시 쉬기도 한다.
그렇게 걷고 또 걷다 보면 거리에서 마주하고 찾게 되는 이상적인 장면들이 있다. 단순하기 짝이 없는 아파트 건물이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푸르른 하늘과 교차하는 아파트 건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걷고 있는 거리 맞은편 집들 중에도 내 시선을 이끌리게 만드는 거리의 풍경 또한 가득하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또한 나의 관찰 대상이 된다.
어디를 가는지? 누구인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직업은 무엇인지? 어느 것 하나 묻고 싶지 않지만 바라보는 것 만으로 큰 재미를 느낀다. 나는 그렇게 조용히 일정한 거리를 두고 거리를 탐구한다. 그 거리의 사진을 담는다. 내가 담는 것은 현제이지만 내일의 과거가 되고 누군가의 미래가 되기도 한다. 아주 평범한 여느 때와 같은 거리의 모습이 나를 통해 특별한 이야기로 탄생한다.
시카고의 늦은 밤이 찾아왔고 마지막으로 네이비 피어: Navy Pier를 찾았다. 미시간 강가 옆에 자리한 네이비 피어는 시카고를 대표하는 명소 중에 한 장소이기도 하다. 대관람차와 회전목마 등등의 소소한 레크리에이션 시설들이 즐비해 있고 시카고 셰익스피어 극장과 오락실 또한 자리하고 있는 장소이다. 특별히 시설을 이용하고 싶어서 찾은 것이 아니라 그냥 걷다 보니 늦은 밤 이 곳까지 오게 되었다. 대부분 어린아이들과 같이 온 가족 또는 연인들이었다. 홀로 이 곳을 찾은 사람은 나 혼자인 느낌이다. 노부부의 낭만적인 보습도 보인다. 밤이 찾아오고 날씨는 서늘해졌지만 이 장소의 풍경만큼은 따스하다.
거리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흘러간다. 어떤 이야기는 까칠하고, 어떤 이야기는 이처럼 따스해 보인다. 나는 이런 다양한 이야기가 흘러가는 거리가 좋다. 그리고 그 거리를 홀로 지켜보며 사진으로 담는 것이 좋다. 담기는 아주 지극히 평범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 나를 통해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