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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Sep 05. 2021

지혜가 필요한 시간

블챌D-26


지혜가 부족하여 고민하는 저에게 

지혜가 부족하면 하나님께 구하라 

그러면 주신다는 말씀이 주어지네요.

조금 주는 것도 아니고 

왜 지혜가 없느냐고 꾸짖지도 않고 

후하게 준다니 간절히 구해야 할 것 같아요. 


어제 디지털 튜터 자격증 시험을 마치고 

1일 날 입소하여 적응하는 과정 중에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박두진 길을 걸었습니다. 

햇볕이 따가운데 

박두진 길은 산자락을 걷는 길이라 

나무 그늘이고 흙을 밟고 걸어서 좋은데 

길옆이 낭떠러지고 금광저수지여서 

천방지축 아이들과 걷기에는 신경이 많이 쓰이기는 하지만 

짝꿍을 정해주고 손잡고 걷도록 하면 괜찮을 것 같아 갔지요. 


출발은 좋았어요. 

새로 온 아이들은 신기하고 재미있고 즐거워서 가볍게 걷는데 

항상 긴장을 하게 하는 일곱 살 현이가 

갑자기 손을 놓더니 뒤로 가서 밤송이를 집어 들고 

'여기 밤송이 있다'라고 소리쳐서 얼마나 놀았는지요. 

밤송이 가시는 박히면 

눈에 보이지도 않고 빼기도 어렵고 정말 아프거든요. 


그렇게 긴장하며 걷다 오르막 길로 접어드는 곳에서 

우리는 그냥 돌아오기로 하고 의자에 앉아 잠깐 쉬는데 

서너 명의 아주머니들이 급 궁금해하십니다. 

모두 같은 집 아이인지 

직접 낳은 아들인지 

어떻게 아들만 낳았는지.....

이럴 때 뭐라고 말해야 할지 참 난감합니다. 

'네 저희 아들이고 입양해서 키워요'라는 말이 톡 튀어나왔습니다. 

 '이제 친 아들이 될 거예요'

 '저는 태어나면서부터 왔어요'

 '저는 다섯살에 왔어요'라는 아이들의 증언이 이어집니다

깜짝 놀라 질문이 이어지려고 해서 부랴부랴 일어설 수밖에요


되돌아오는 길, 이번에 가족이 된 일곱 살 준이가 

갑자기 형의 손을 놓고 뒤돌아보며 뛰다가 

언덕 아래로 구르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도 못 막았네요. 

심장이 쿵 내려앉고 오만 생각이 순간적으로 스쳐가며 

몸은 준이를 향해 달렸지요.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는데 

공포에 질린 아이를 달래고 언덕 아래로 발을 내리고 손을 뻗어 

내 손을 잡으라고 하는데 못 잡겠다고 해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손을 잡고 올라왔네요. 

살펴보니 다친 곳은 없고 

올라왔다는 안도감에 아이는 금방 밝아지고 

다시 형 손을 잡고 앞서 갔습니다. 


아이들은 언제 어느 때 돌발 행동을 할지 몰라 

가기 전에 약속하고 가는데 

막상 나가면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 없으니 

순간적이 지혜가 간절히 필요합니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있을지 

꾸짖지 않고 나무라지 않고 지혜를 주신다는 하나님께 

아이들을 잘 양육하고 가르칠 수 있는 지혜를 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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