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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Sep 03. 2021

평가하지 말고 관찰하기

말씀 안에서크는 품밖의 아이들

평가하지 말고 관찰하기     


비판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비판을 받지 않을 것이요 정죄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정죄를 받지 않을 것이요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 ( 누가복음 6장 37절)     


우리는 평가하고 평가받는데 너무나 익숙합니다. 수학능력 평가. 수행평가. 기업평가, 신용평가. 감정평가 등 다양한 곳에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지금은 다양성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시대인데 우리의 의식은 표준화 교육에 머물러 있고 유명고등학교나 소위 말하는 인류대학 입학 요강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표준화 교육이 전부는 아닙니다. 학교 성적만으로 아이를 평가하고 미래를 가늠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학교 성적에 목숨 걸고 아이를 다그치는 자리에서 내려와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뭘 잘하는지 관찰하여 잘하는 것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어야 우리 아이가 삽니다.


 어린아이는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모릅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주 양육자가 아이를 관찰하여 눈을 반짝거리며 흥미를 보이고 재미있게 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더 자주 그런 것들에 노출시켜 발전해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판단이 아닌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지요.     

어려서부터 평가를 통해 서열을 매기고 서열에 따라 사는 것이 익숙한 환경에서 성장한 부모는 자녀를 양육할 때도 평가하고 형제를 비교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비판(평가)하거나 정죄하지 말라고 합니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마태복음 7장 1~2절)      


아이를 양육하다 보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싸우는 것을 보게 됩니다. 끊임없이 내가 너보다 잘한다는 것을 강조하거나 조금 부족한 부분을 콕 집어 이야기함으로 자기가 상대방보다 잘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어린아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다섯 살에 만난 현우는 무엇이나 한 살 위인 소리 형과 비교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조금 잘한다고 느끼면 ‘형은 이것도 못하네. 형이 나보다 못하잖아’합니다. 소리는 상처 받고 화가 나서 밀치기도 하고 같이 놀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럼 현우는 형이 때렸다고 울지요. 


이때 현우의 때렸다는 말만 듣고 소리를 야단치면 소심한 소리는 상처 받고 점점 의기소침해집니다. 현우와 소리의 잘잘못을 따지고 야단을 쳐서는 답이 없습니다. 똑같은 상황이 똑같이 반복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저는 현우와 소리가 다름에 대하여 인식하도록 끊임없이 다름을 이야기합니다. 


현우는 눈치도 빠르고 욕심도 많아 뭐든지 소리 형보다 더 먼저 하려고 하고 더 좋은 것을 가지려고 합니다. 소리가 먼저 하거나 소리와 다른 것이 주어지면 떼를 쓰고 웁니다. 그때마다 “현우와 소리 형은 이름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고 옷도 다르게 입지. 좋아하는 음식도 다르고 좋아하는 놀이도 달라. 그렇게 서로 다른 거야. 소리 형과 똑같이 하는 것은 소리 형의 그림자로 사는 것이고 그럼 이름도 소리로 바꾸고 먹는 것, 입는 것, 말하는 것 모두 소리 형과 똑같이 해야지 어떻게 할까? 이름 바꿀래?”하면 가만히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못해 순응합니다. 


소리는 소리대로 말과 행동 등 모든 것을 따라 하는 현우에 대한 스트레스가 큽니다. 왜 자기를 따라 하느냐고 정말 싫다고 하지요. 어려서부터 다름을 존중받으며 성장한 소리는 무엇이든 따라 하는 현우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현우가 다름에 대하여 배우지 않아 그렇다고 말하고 조금 기다려주면 현우도 자기가 형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거라고 다독입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느냐고 펄펄 뛰던 소리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엄마 아직도 멀었나 봐요.’하고 조금 가볍게 넘어갑니다.     


각각 그 재능대로 한 사람에게는 금 다섯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더니(마태복음 25장 15절)     


성경에 달란트 비유가 나옵니다. 하나님은 모든 아이에게 각기 재능을 나누어 주었는데 누구는 재능을 발휘해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누구는 재능을 꺼내보지도 못하고 나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고 단정하고 포기해버립니다. 무엇인가를 잘하는 아이는 그 분야의 특별한 재능을 타고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탤런트 코드》의 저자 ‘대니얼 코일’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합니다. 점화와 심층 연습 그리고 마스터 코칭을 통해 누구나 천재가 되고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음을 입증하는 예화를 제시합니다.     


아이의 특별한 재능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주 양육자가 세심한 관찰을 통한 순간포착과 적절한 피드백을 주어야 합니다. 판소리 공연을 보면 소리를 하는 사람과 장단을 짚는 고수가 호흡을 맞춰 공연을 하는데 고수가 관중의 흥을 돋우기 위해 중간중간 ‘얼쑤’, ‘잘한다’, ‘좋다’ 같은 감탄사를 넣습니다. 이런 감탄사를 추임새라고 하는데 아이를 양육할 때도 이런 추임새가 필요합니다. 판소리 공연에서 추임새가 흥을 돋우듯 적절한 피드백은 아이에게 동기부여가 되어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생각하고 도전하게 합니다.     


아이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뭘 잘하는지 관찰하여 잘하는 것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흥을 돋우는 것은 양육자가 해야 할 매우 중요한 일이고 아이의 평생을 좌우하는 초석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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