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길 조경희 Sep 06. 2021

화내면 안 되나요?

말씀 쿠키 153


이 말씀만 보면 

여인이 화를 내고 성질을 내는 것은 나쁘고 

그런 여인과 사는 것보다 광야에서 사는 것이 났다고 이해됩니다. 

그렇다면 남자는요? 

남자의 어떠함에 화가 나면요? 

여인만 참아야 하나요?⁠ 

남자는 참으면 안 되나요? 묻고 싶어 집니다. 


저는 외할아버지가 선비고 

남존여비 사상이 강하던 시대에 태어났지요. 

아버지와 아들은 겸상을 하고 

쌀밥에 고기반찬을 먹지만 

엄마와 딸은 

아버지와 아들이 먹고 남은 고기를 먹거나 

대충 차려서 따로 먹고 자랐어요. 

그뿐이 아니에요 

남자와 여자가 집안에 들어가는 문이 다른데 

남의 집에 가서 

여자가 남자가 드나드는 문으로 들어가면 엄청 욕먹었어요. 



결혼하면 그 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는 기본이고 

벙어리 3년 

봉사 3년(지금은 이렇게 말하면 큰일 나겠죠? 그때 사용하던 말이에요) 

귀머거리 3년은 살아야 그 집 사람이 된다고 배웠어요 

다행히 어머니는 선비집안에서 자라면서 

딸이라는 이유로 공부도 안 가르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것에 대한 한이 많으셔서 

당신 딸들에게도 자유롭게 허용하셨지요. 

그런 어머니 덕분에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도전하고 

선생님이 학생들을 부당하게 대하면 치받고 그랬어요 


제가 스물세 살 때 남동생이 중3 때 학생회 회장이었는데 

선생님들의 비리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담임선생님이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고 

교실에 감금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로 내려가(부천에서 직장 생활하고 있었거든요) 

학교(모교임)에 찾아가 이게 무슨 교육이냐고 난리를 치고 

동생 자퇴시키겠다고 하니까 

부모가 있는데 누나가 왜 그러냐고 하더라고요. 

부모가 못하는 일 누나가 할 수도 있다고 소리 지르고 

자퇴 안 시켜주면 그냥 데리고 가겠다고 하고 

그날로 데리고 올라왔어요. 

검정고시 통해 부천고등학교에 들어갔고 

아니러니 하게도 지금 초등학교 교사로 제직 하며 

동요를 작사 작곡해서 발표하며 잘 살고 있네요. 


그랬던 제가 

결혼해서 정말로 벙어리 3년 봉사 3년 귀머거리 3년을 살았네요. 

지금은 아닌데 그때는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어요. 

오늘의 말씀을 묵상하며 

당시 문화적인 배경에 의해 쓰였겠지만 

왜요? 

왜 그래야 하나요?라고 묻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지혜가 필요한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