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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Oct 10. 2021

근심 걱정

말씀 쿠키 153

사진&편집/Nagil_avagia



  

살다 보면 근심 걱정이 참 많아요. 하지 않아도 될 근심과 걱정을 사서 하기도 하고 아무리 걱정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을 일에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기도 해요. 실수할까 봐 걱정하고 건강이 나빠질까 봐 걱정하고 사고가 날까 봐 걱정하고 심지어 커피를 마시면 밤에 잠을 잘 못 잘까 봐 걱정해요.     


걱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걱정되니까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도 있거든요. 시험에 떨어질까 봐 걱정되어 열심히 공부하고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봐 밖에 나갔다 오자마자 손을 씻고 옷을 벗고 식중독에 걸릴까 봐 주방의 위생상태를 매일 점검하고 등등 많은 부분에서 미리 점검하고 준비해요.  좋은 점도 있지만 ‘밭에 누워 하늘이 무너질 것을 걱정한다’는 우리나라 속담처럼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하고 걱정한다고 해결될 것도 아닌 일을 걱정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얼마 전 일곱 살 준이가 밖에 나가 놀다가 넘어져서 이마를 다섯 바늘 꿰매는 일이 발생했어요.  응급실이 두 곳이나 폐쇄되어 응급실을 찾아다녀야 했고 불안지수가 높은 아이를 달래어 꿰매는데 진땀을 뺀 이후 준이가 밖에 나가는 것에 불안감을 느껴요.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까 뛰는 것이 뒤뚱거리고 불안해요. 아이들은 밖에서 마음껏 뛰어놀아야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하는데 자꾸만 제지를 하게 돼요. 잔디마당이고 안전망이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랑 같이 나가야 하다거나 위험해서 안된다고 하고 조금만 뛰면 뛰지 말라고 소리를 질러요. 넘어져서 다칠까 봐 걱정하는 단계를 넘어 트라우마가 생긴 것은 아닐까 싶어요.   

  

하나님은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하고 그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다고 말해요. 그러니까 어제의 걱정을 짊어지고 내일의 걱정까지 당겨와서 괴로워하지 말라는 거죠. 그저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살아내면 된다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삶이 어디 그런가요? 멀쩡하게 출근했던 사람이 죽음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나는 운전을 잘하고 가는데 뒤에서 갑자기 꽝하고 들이받아 사고가 나기도 하니 날마다 사고 없이 사는 것이 기적이라고 할 정도로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나잖아요.      


그렇다고 근심 걱정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 영화 ‘라이언 킹’에서 주인공은 불안해질 때마다 '하쿠나 마타타'를 외쳐요. ‘다 잘될 거야’라는 뜻이라고 해요.

저희 목사님은 주일날 설교를 마칠 때 ‘다 잘될 겁니다’ 하시고요. 


저도 ‘하쿠나 마타타(다 잘될거야)’라고 외치며 하루를 시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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