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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Oct 09. 2021

사건 사고

말씀 쿠키 153

사진&편집/Nagil_avagia


하루에도 수많은 사건 사고가 발생해요. 어제는 20대 의붓아버지가 20개월 된 영아를 성폭행하고 학대하다 살해하여 시체를 은닉했다는 뉴스를 보았어요. 충격이다 못해 소름이 돋아요. 20개월이면 기저귀를 차고 있는 아기인데 어떻게 그런 못된 짓을 할 수 있나 싶어요. 


이렇게 뉴스에 나오는 충격적인 사건 사고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저희 집에도 하루를 지나고 보면 생각지 못한 일들이 참 많이 벌어져요. 아이들이 좋아해서 리트리버 강아지 두 마리를 분양받았는데 어떤 아이는 강아지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좋아하는 반면 어떤 아이는 좋아는 하지만 조금 무서워하는 아이도 있어요. 강아지를 조금 무서워하는 아이가 강아지에게 가까이 갔다가 따라오니까 도망가다가 넘어져 이마를 약간 다쳤어요. 


피를 닦고 보니 그다지 큰 상처가 아니어서 소독하고 약을 발라준 다음 밴드를 붙여주는 것으로 마무리했는데 조금 있다 보니 밴드 위로 피가 배어 나오는 거예요. 확인하니 상처 크기는 작은데 깊이가 약간 깊은 것 같아 응급실로 달려갔어요. 아뿔싸 두 군데나 응급실이 폐쇄되었네요. 마지막으로 찾아간 병원에서는 아이가 너무 어리고(7세) 얼굴 부위이니 상처가 남지 않게 하려면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해요. 이럴 때 참 난감해요. 주말이라 혼자 아이들 여섯 명을 돌보는데 한 아이를 데리고 대학병원에 가면 다른 아이들을 누군가 돌보아야 하니까요. 집에 다섯 명의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여기서 꿰매 주시면 안 되냐고 사정을 해서 겨우 꿰맬 수 있었어요. 


이런 날은 기운이 쭉 빠지고 지쳐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 같아요. 날마다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우리는 살얼음판을 걷듯 살아가요. 그 가운데서 별다른 큰 일 없이 하루를 살았다는 것에 안도하며 하루를 마무리해요. 특히 요즈음처럼 언제 어디서 코로나 감염이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래요. 오늘따라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는 말씀이 가슴에 와닿아요. 저와 우리 아이들에게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알 수 없으니까요. 저는 잘 자라서 자립에 성공한 아이들 자랑을 가끔 하는데 그런 자랑도 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오늘도 말씀 거울에 저를 비추어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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