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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Oct 08. 2021

복종하라

말씀 쿠키 153

사진&편집/Nagil_avagia


사울이 에베소 교회에 보내는 편지의 일부니까 아내들에게 무조건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라고 말하는 이유가 있을 거예요. 그 당시의 문화적 상황을 함께 알아야 이해가 될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도 주일날 목사님을 통해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라는 설교 말씀을 가끔 들었어요. 가정의 달인 5월에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부부가 함께 교회에 다니면 남편은 그 말씀에 의기양양해 복종을 요구했고 아내는 못마땅해도 입을 다물고 참아야 했어요.     

 

저도 그랬어요. 마음이 여리고 약해서 큰소리만 나도 눈물부터 나와서 성장 과정에서 친구하고 한 번도 싸워보지 못했어요. 큰 목소리로 날카롭게 화를 내는 남편에게 네 생각이나 의견을 말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죠. 참고 또 참으며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하며 저의 행동을 합리화했어요.   

  

복종이라는 단어가 불편하게 느껴져요.      


자기 남편에게 무조건 복종하라는 말씀에 왜 그래야 하느냐고 물고 싶어요. 남편과 아내는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이고 서로 존중하고 도와주는 조력자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면서 말 한마디 못하고 살았는데 나이를 먹으며 이제 제 목소리를 내게 돼요. 말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생겼나 봐요. 남편은 당연히 예전의 무조건 복종하던 저를 요구하죠. 지금은 큰소리에 놀라 이불 뒤집어쓰고 눈물부터 흘리던 여리고 약하지 않아요. 순한 양을 데려다 호랑이로 만든 거죠. 황혼 이혼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일 거예요. 젊은 날에 억압받고 살아왔는데 그 세월이 한이 되는데 나이 먹어서까지 복종을 요구하니 이제는 억압받으며 살고 싶지 않다는 거지요.


순종하라는 말도 있는데 왜 복종이라는 말을 사용했는지 모르겠어요. 순순히 따르는 것은 내가 자원해서 따르는 것 같고 무조건 따르는 것은 따르지 않으면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두려운 마음으로 따르는 것 같아요. 이 말씀에 순종하여 무조건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는 아내는 드물 것 같아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돕자 베필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도 남편은 하늘이고 아내는 땅이라는 사고로 무조건 복종하기를 요구한다면 환영받지 못하는 남편이 될 거예요.      


‘남편들이여 무조건 복종을 요구하던 시대는 지나갔으니 

 아내를 존중하며 돕는 자로 살도록 하라’

-나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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