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안에서 크는 품 밖의 아이들
찬양은 말씀에 감동해 시로 읊은 것에 곡을 붙인 노래예요. 말씀에 곡조가 더해져서 사람의 마음을 적시고 심금을 울리지요. 그리스도인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나 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은 듣는 순간 숙연해지고 나를 돌아보게 해요.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때로는 가사가 가슴을 울리거나 멜로디가 긴 여운으로 남아 슬픔이 있는 곳에 위로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분노가 있는 곳에 평안을 줘요.
찬양은 말씀 묵상을 통한 깨달음이 가사와 멜로디에 녹아있기 때문이에요.
내가 나그네 된 집에서 주의 율례들이 나의 노래가 되었나이다.(시편 119편 54절)는 370장(‘주 안에 있는 나에게) 찬송의 배경이 된 말씀이에요. 열일곱 살에 독립해 낯선 땅 서울에서 좌충우돌 사회를 배워가며 남몰래 눈물 흘릴 때 큰 힘과 위로가 되었던 찬양이지요. ‘그 두려움이 변하여 내 노래되었고 전날의 한숨 변하여 내 노래되었네’라는 2절 가사를 음미하며 찬양을 부르면 눈물과 함께 마음의 짐도 녹아내렸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부르는 찬송으로 6.25 동란 당시 부산으로 피난 내려온 성도들이 새벽마다 교회에 모여 부른 찬송이라고 해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아 눈물로 찬송하며 절망의 순간을 견디어냈던 찬양으로 지금도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은 370장 찬양을 부르며 위로를 받아요.
370장(주 안에 있는 나에게) 찬송과 함께 384장(나의 갈길 다 가도록) 찬송이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고 싶은 순간에 어긋난 길 가지 않도록 붙잡아 주었어요. 특별히 ‘나의 갈길 다 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어려운 일 당한 때도 족한 은혜 주시네. 나는 심히 고단하고 영혼 매우 갈 하나 나의 앞에 반석에서 샘물 나게 하시네.’라는 2절을 부를 때는 ‘나의 가는 길을 인도하시는 하나님 도와주세요’라는 마음으로 눈물, 콧물 흘리며 노래하면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되었어요.
디모데후서 4장 7절(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이 배경이 된 384장 찬송은 이 찬송을 작시 작곡한 F.J. Crosby가 1875년 어느 날 돈 5불이 모자라 약속 장소에 갈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어요. 마침 모르는 사람이 방문하여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악수를 하고는 헤어졌는데 악수한 손에 조금 전 그녀가 하나님께 간구한 바로 그 금액이 쥐어져 있었다고 해요. 그녀는 주님만 의지하고 주님의 뜻대로 복종해서 살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심을 깨닫고 깊은 감동을 받아 시를 지은 다음 곡을 붙였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생각하지 않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요. 도저히 내 자식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반항하기도 하고 사고를 일으키기도 하지요. 그때 하나님께 있는 그대로 내 마음을 털어놓아요. 작은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한 달 다니더니 학교가 지옥이라고 학교 가기를 거부한 경우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에요. 담임선생님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고 친구들 사귀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것을 알고 전학을 시켜서라도 학교에 적응하도록 하려고 노력했으나 모두 헛수고가 되었어요.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오산리 금식기도원에 가서 3일 동안 금식 기도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또 물었는데 마지막 날 아침 ‘승리는 내 것일세’라는 찬양을 입술에 넣어주셨어요. 멈추지 않는 찬양의 흥얼거림은 어떤 경우에도 아이 편이 되어 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지요. 이후 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한 아이의 엄마로 6년을 살았어요.
도움을 받을 사람 하나 없고, 내 마음을 털어놓을 곳 없어 힘들고 지칠 때, 눈물도 마르고 말할 힘조차 없는 절망 가운데서 한 줄기 빛으로 다가와 엄마 품 같은 포근함으로 안아주는 찬양은 사람의 백 마디 위로보다 힘이 있고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그 아들을 데리고 예수께 와서 절하며 나의 이 두 아들을 주의 나라에서 하나는 주의 우편에, 하나는 주의 좌편에 앉게 해 달라고 요청하지요. 예수님께서는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나실 수 있느냐고 불었어요. 이 말씀을 모티브로 작사자 말라트(E.B.Marlatt)가 보스턴대학 전임교수로 제직 중 종교교육부의 헌신예배용으로 써달라는 청탁을 받고 작시한 것을 신학교 대학원생이었던 메이슨(H.S.Mason)이 작곡한 곡에다 자기가 지은 가사를 결합시켜서 헌신예배 때 찬송을 불렀는데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해지고 있는 찬양이 461장(십자가를 질 수 있나)예요.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도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그들이 말하되 할 수 있나이다 (마태복음 20장 22절)
아이를 양육하며 삶의 마디마디마다 십자가를 질 수 있나 주가 물어보실 때 나는 뭐라고 답할까를 생각하고 죽기까지 따르겠다고 다짐했던 초심을 돌이켜요. 이와 함께 이런 일 다 할 수 있나 주가 물어보실 때 용감한 자 바울처럼 선뜻 대답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해봐요.
듣는 것만으로 슬픔이 있는 곳에 위로를,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분노가 있는 곳에 평안을 주는 찬양은 탈바꿈한 말씀으로 곡조를 타고 사람의 마음속 깊이 감추인 어둠에 빛을 비춰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