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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Nov 29. 2021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말씀 쿠키 153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이이 뭐냐고 묻는다면 저는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이라고 말할 거예요. 두 번 세 번 물어도 똑 같이  말할 것 같아요. 그만큼 자식 키우기가 어려워요. 


오늘의 말씀은 자식을 징계하라고 해요. 그러면 나를 평안하게 하고 기쁨을 준다고 하는데 징계가 쉽지 않아요. 요즈음처럼 아동학대에 민감한 때는 없었던 것 같아요. 나는 자식을 훈계한다고 한 대 때렸는데 자식은 학대당했다고 신고하는 일이 발생하고 즉각 분리당하는 것이 현실이에요. 당황스럽기는 부모나 자식이나 마찬가지예요. 자식도 그렇게 즉각 분리당할 줄 모르고 신고했을지도 몰라요. 


즉각 분리된 자식은 일간 일시보호소나 쉼터로 옮겨지고 조사가 진행돼요. 조사 결과에 따라 장기적으로 보호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생활시설로 옮겨져요. 그런 경우 부모 자식이 아주 못 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제약이 있어요. 외출 외박 신청서를 써서 승인을 받아야 하고 시간을 지켜야 하는 등 자유롭지 못해요. 


어떤 부모는 자식을 맡아 양육하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에게 화풀이를 해요. 마치 모든 책임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에게 있는 것처럼요. 자식은 혼란스러워요. 부모의 징계로부터 벗어나기는 했는데 사회복지시설은 지켜야 할 규칙이 더 많아요. 공부를 못한다고 징계를 하지는 않지만 함께 살아야 하니까 어느 정도의 규칙을 정하고 지키며 살아야 하니까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힘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어려워요. 시간이 지나 결국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 자식은 또 다른 상처를 받아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자식을 잘 키우는 그 일을 20년째 하고 있어요. 제가 낳은 두 아이를 양육한 것 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길어지겠네요. DNA가 다른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은 내 자식을 양육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워요. 성향과 기질이 다르니까요.     


오늘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그 일을 하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해요. 잘못했을 때 훈육을 하되 비폭력적으로 지혜롭게 해야 아이도 저도 살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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