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쿠키 153
만족하는 삶
자본주의 사회에서 축의 전환이 이루어지며 흙수저에게도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요즈음에는 하루아침에 억만장자가 되었다 어느 나 사라지는 일도 종종 만나게 돼요. 상위 1%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계산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사고 가고 싶은 곳에 가는 경제적 자유를 누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라요. 그것이 주는 만족과 행복의 크기는 더더욱 모르고요. 그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니 감사하며 살아요.
연말이 다가오면서 일 년 동안 즐거운 집에 관심을 갖고 후원해주신 몇 분에게 전할 소식지를 만들며 정성을 쏟아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후원자를 발굴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발품을 팔고 열정을 투자하지 않아 초라한 성과지만 어찌어찌 알고 찾아주시고 오랫동안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해요.
후원자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 않은 것은 제가 양육하는 아이들은 즐거운 집에서 나가면 사막과 같은 환경에서 살아내야 하는데 즐거운 집이 온실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저의 깊은 의도가 잘 전달되어 자립한 아이들이 잘 살아내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한 겨울 눈보라 치는 창밖을 보며 눈비를 피할 수 있고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영하 18도를 오르내리던 1980년대 초반 서울에서 고학을 하며 냉방에서 잠을 자다 발등과 오금 쟁이가 얼어 터져 피가 났었어요. 어렵게 삼단 요를 사서 깔고 잘 때의 따뜻했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어요.
가난한 부모를 만나 진학이 좌절되자 공부에 미쳐 서울로 올라와 오직 공부를 하기 위해 모든 것을 참고 견디었던 시간이 있었기에 즐거운 집 아이들이 퇴소해서 살아갈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낼 정신이라는 것을 알아요.
좋은 것이 아닌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만족하는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몸으로 가르치고 있어요. 감사하는 삶, 만족하는 삶은 지식이 아닌 몸으로 기억하고 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도록 하는 훈련인 것 같아요. 운동선수가 쉼 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하여 금메달을 따듯이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 능숙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될 때까지 반복하여 연습하듯이 만족하는 삶도 주어진 것에 감사하는 연습이 필요한 것 같아요.
부의 추월차선을 타야 한다고 외치는 현실에서 저는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어요. 그것이 만족하는 삶을 사는 비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