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쿠키 153
권고
피드백은 다른 말로 권고나 권면 혹은 충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례회의나 상담 같은 공식적인 일과 관련되었을 때는 피드백을 주고받고 반영하는데 개인적으로 누군가에게 권고나 권면 혹은 충고를 하는 것은 조심스러워요.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어린아이들도 마찬가지 같아요. 선생님이 가르쳐 주고 안내하는 것을 잘 따라 하는 아이도 있고 죽어라고 자기 방식을 고집하고 자기 맘대로 하는 아이도 있어요. 두 번 세 번 열 번 스무 번 반복해도 같은 행동을 똑같이 반복할 때 혹 자폐 성향이 있는 것 아닌가 의심되기도 해요. 가령 다른 사람 물건을 함부로 만져서 망가트리는 아이가 있어요. 그리고 죄책감도 없어요. 다른 사람 물건을 주인의 허락 없이 만지면 안 된다고 하는데 도무지 스며들지 않아서 네 물건이 아니면 만지지 말라고 말을 바꿨어요. 그래도 여전히 손이 가요. 만지지 말라고 하는데 왜 그렇게 함부로 만지냐고 물어보면 그냥 만지고 싶어서라고 답해요.
2년째 끝도 없이 반복되고 있어요. 그나마 처음에는 다른 아이의 장난감 로봇을 만져서 망가트려 놓고도 죄책감이 없었다면 지금은 이름만 불러도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는 알고 얼른 손에서 내려놓아요. 물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은 아무 상관없이 자기감정과 생각대로 행동해서 아이들과 자주 싸워요. 그 아이가 원가족으로 돌아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왜소증이 있는 장애인 한부모 가족으로 동생도 있어 아이에게는 그룹홈에서 형 들과 함께 사는 것보다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시하고 명령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는데 원가족과 함께 생활하면 동생을 돌보고 가르쳐야 하는 위치이니 지시하고 명령하는 것이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느 상황에 있느냐에 따라 장점이 단점이 되고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업무상 피드백을 할 때나 개인적으로 권고나 권면 혹은 충고를 할 때 굉장히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는 다른 사람의 권고를 듣는 지혜로운 사람인가? 아니면 주로 권고를 하는 사람인가?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권고만을 하는가?
아이들의 장점을 들추어 칭찬하고 격려하는 사람인가?
저를 점검해보는 새벽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