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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Dec 13. 2021

부지런하면 모두 리더가 되는가?

말씀 쿠키 153



부지런하면 모두 리더가 되는가?     


막무가내로 부지런하다고 모두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닐 것 같아요. 부지런하다는 것은 성실함과 연결되고 성실함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고 인정을 받으면 리더로 성장할 수 있어요. 그렇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부지런한 것이 아닌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하고 사유를 통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부지런함이어야 해요.


다양한 성향의 아이들을 양육하다 보면 아이의 미래가 어느 정도 느껴져요. 2021년에 두 아이가 자립했어요. 극과 극의 아이예요. 두 아이다 성적은 바닥인데 한 아이는 성실함이 장점이야. 성실함이 너를 살릴 거야.라고 칭찬하던 아이이고 한 아이는 지각 조퇴 결석을 밥 먹듯이 해서 고등학교 졸업장만 받게 해 주기 위해 안달복달하던 아이예요. 


안달복달하던 아이는 자기가 하고 싶다고 해서 어찌어찌 포크레인 자격증과 1종 운전면허를 따고 자립하도록 했는데 벌써 직장을 3번이나 옮기더니 오토바이로 배달일을 하면서 월 60만 원씩 내는 오피스텔에 살고 있어요. LH공사에서 지원하는 전세임대 주택을 알아봐서 임대료를 아끼라고 해도 부동산에 한번 가보고는 없다고 포기하고 월세가 비싼 오피스텔에 살아요. 이제야 후회하고 기간이 만료되면 월세가 싼 곳을 찾아보겠다고 해요.


한 아이는 LH 전세임대주택으로 15평 주공아파트를 얻어 자립했어요. 노동부 지원 반응형 앱 개발자 과정을 1년 공부했는데 실력이 부족해서 공부한 방향의 취업이 어려워지자 지역의 레스토랑에서 서빙하는 일을 했어요. 사장님이 아는 분인데 입사할 때 말하지 않았는데 근무하면서 아이가 얘기해서 알고 말수가 적고 성실하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셨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 1년 정도 지나 멘토를 연결해주었는데 아이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책을 왜 읽어야 하느냐고 따져 묻던 아이가 그때 왜 책을 안 읽었는지 후회가 된다고 하며 책을 읽고 영어 공부를 하고 대학에 가겠다고 원서를 넣더니 조금 더 큰 세상에 나가보고 싶다고 호주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요. 나름 학비 마련 계획도 세우고 저에게 와서 얘기하는데 잘 살아내는 아이가 눈물 나게 고마웠어요. ‘너는 즐거운 집의 장남으로 엄마의 감사고 기쁨이고 보람이야’라는 말로 격려해주었네요.


생각하며 사는 부지런함은 먼저 자신을 리드하는 리더가 되고 나아가 다른 사람을 리드하는 리더가 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셀프 브랜딩이 강조되는 요즈음 셀프 브랜딩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지런하여 자신을 리드하는 리더가 먼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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