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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Jan 14. 2022

백쉰세 마리

말씀 쿠키 153


백쉰세 마리     


예수님이 부활하신 후에 디베랴 호수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어요.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자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간다고 원래 자기 직업 현장으로 가서 배에 올랐어요. 그런데 밤새 그물을 던졌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한 거예요. 날이 샐 무렵 예수님이 나타나셔서 얘들이 너희에게 물고기가 있느냐라고 물으셨어요. 그리고 배 오른쪽에 그물을 던지라고 말해요


베드로는 어부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고 예수님은 목수의 아들이에요. 그런데 예수님 말씀에 순종하여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졌더니 큰 물고기가 백 쉰세 마리나 잡힌 거예요.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모나미 볼펜에는 153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어요. 성경에 나오는 기적의 숫자이고 축복의 숫자예요. 저도 153이라는 숫자를 자주 사용해요. 말씀묵상을 시작할 때도 153개의 말씀을 묵상하며 글을 쓰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다행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 글을 썼어요. 새벽 4시에 일어나 정신 차리고 준비하는데 10분 정도 걸리고 사진에 말씀 입히는데 10분 정도 걸려요. 


말씀과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사진이 있으면 시간이 짧아지고 없으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사진을 찾아야 해서 더 오래 걸리는 날도 있어요. 그리고 때로는 말씀 전체를 묵상하며 글을 쓰기도 하고 자주는 말씀에 들어 있는 한 단어에 꽂혀서 글을 쓰기도 했어요. 30분 정도에 글을 쓰고 블로그에 올리는 거라 완전 초고라 할 수 있어요. 어느 작가는 초고는 걸레와 같다고 표현했다는데 얼기설기 엮어 놓은 엉성한 글인 거죠. 


그런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눌러 주시고 감동했다는 댓글을 달아주시고 응원해 주신 이웃이 있어 여기까지 왔어요. 몇 번은 새벽 시간에 줌 미팅이 있어 조금 늦게 올리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새벽 4시 30분에서 5시 30분 사이에 글을 쓰고 한번 수정해서 sns에 올리는 것까지 마무리해요. 


153은 기적의 숫자이고 축복의 숫자예요. 어제가 153개의 말씀 쿠키 마지막 날이었는데 의식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한 개를 더해 154개의 쿠키를 만들었어요. 내일부터는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에 기대어 글을 쓰려고 해요. 153의 기적을 맛보았으니 365의 산을 정복할 수 있을 거예요. 인생독본이 365로 되어 있거든요. 25년 전 사서 읽던 책인데 너무 낡아 이사하며 버렸던 것 같은데 2020년 11월에 양장본으로 문학동네에서 나와서 소장본으로 구입했어요. 


2022년은 인생독본과 함께 조금 더 성장하는 한 해가 되리라 기대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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