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쿠키 153
재주는 곰이 부리고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받아간다는 중국 속담이 있어요. 어렸을 때 어머니께 들었던 속담이에요. 어머니는 자주 비유를 들어 말씀해 주셨는데 어떤 상황에서 그런 비유로 말씀하셨는지 상황은 기억에 없지만 일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돈을 받아 챙기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으로 기억되고 있어요.
1년 전쯤 튜린 이스터디 모임에 부동산을 하는 분이 계셨어요. 모두 돈을 벌게 해 주겠다고 리스크가 없고 전국구인 오피스텔 분양신청 정보를 알려주고 청약 신청해보라고 했어요. 신청금 300만 원을 넣는데 당첨되지 않으면 바로 돌려받고 당첨되면 계약하지 않고 바로 전매해서 차익만 챙기도록 해주겠다는 거예요. 차익을 2천만 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믿져야 본전이니 해보라고 하는데 이렇게 해도 되나 싶고 투기 아닌가 싶어 망설였어요.
모두 한번 재미 삼아해 본다고 해서 저도 청약신청을 했다가 떨어져서 신청금을 돌려받았는데 이후에도 계속해서 그런 정보가 올라오고 어떤 사람은 당첨되어 차익을 챙기기도 했지요. 저는 딱 한번 해보고 마음이 불편해서 그만두었어요. 영 끌 해서 집을 사는 젊은이들이 있는데 돈 넣고 돈 먹는 것 같은 행동이 영 마음에 걸려서 그냥 지금 이대로 사는 것을 선택한 거예요
지금은 예금을 통해서 돈을 모아 집을 사는 것은 불가능해요. 이자가 물가상승률을 못 따라가기 때문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해요. 부동산 투자를 하고 그림 투자를 하고 주식투자를 해요. 바로 전매가 가능한 곳에 청약 신청해서 당첨되면 바로 넘기고 차익을 챙기는 것도 투기가 아닌 투자라고 말해요. 법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일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어려서 어머니께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받아간다는 속담을 자주 들으며 성장한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주식투자는 기업도 살리고 나도 사는 거라는 어느 주식투자 전문가의 말을 듣고 그렇게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거라면 한번 해볼 수 있겠다 싶어 책을 보고 강의를 들어보았는데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ETF로 분산 투자하면 안전하고 은행이자보다 조금 더 받는다 생각하고 하면 무리가 없다는 《마법의 연금 굴리기》 김성일 작가의 직강을 듣고 첫발을 내딛었어요. 주식투자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받아가는 것 같이 열심히 사는 사람을 아프게 하는 것이 아닌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그런 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수고한 농부가 곡식을 먼저 받는 것이 마땅하고 수고한 사람이 상석에 앉아 밥을 먹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