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길 조경희 Jan 15. 2022

도덕 이상의 것

인생독본 365

도덕 이상의 것   

  

도덕은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규범이나 외적 강제력을 갖는 법률과 다르게 각자의 내면에서 원리로써 작용하며 종교와 같이 초월자와의 관계가 아닌 인간 상호 관계를 규정한다고 해요. 내면에서 원리로써 작용한다고 하면 양심의 법을 말한다고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양심의 법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 무엇일까? 도덕적으로 사는 것도 어려운데 도덕 이상의 것을 추구하라니 너무 어렵게 느껴져요.     


좋은 사람이 아닌 무언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도덕 이상의 것을 몸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보상을 바라지 않아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자기를 드러내지 않아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요란하지 않아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화려하지 않아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부자는 아니에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1회용으로 끝내지 않아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그 일을 통해 자기가 더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것을 느껴요

그래서 계속할 수 있어요.     


즐거운 집 그룹홈을 운영하면서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을 가끔 만나요. 오늘은 그중의 한 분을 소개하려고 해요. 5년 전 도서관에서 ‘책 읽어주는 선생님’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즐거운 집에는 유아가 있어 신청했는데 여자 선생님이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와 함께 왔어요. 선생님은 한 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책을 읽어 주시고 읽은 책과 관련한 놀이를 하셨어요. 그룹홈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이었는데 참여기관이 적어 ‘책 읽어주는 선생님’ 프로그램은 1년으로 마무리되었어요. 참 아쉬웠어요. 저희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고 기다렸거든요. 선생님도 아쉬웠나 봐요. 도서관 프로그램과 상관없이 매주 와도 되느냐고 하셨고 선생님은 매주 아이들의 간식을 사들고 오셔서 아이들과 책을 읽고 놀아주셨어요.


2018년 여름 비가 억수로 많이 와서 냇가 물이 역류하여 집이 침수될 것 같은 상황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높은 곳에 있는 안성시청으로 갔어요. 민원실에 가서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책 읽기 선생님이 오셨어요. 무슨 일이 있어 오신 줄 알았는데 시청에 근무한다고 하셔서 놀랐어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거리두기가 시작된 후에도 선생님은 아이들의 생일을 챙기고 명절을 챙기며 잊지 않고 찾아 주셨어요.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남자아이는 중학생이 되었고 그 밑은 여동생이 바턴을 이어받아 선생님과 함께 와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웃으며 책을 읽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요.


코로나 상황에서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분들이 있어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겨요.


작가의 이전글 백쉰세 마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