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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Feb 07. 2022

자기완성

인생독본 365

자기완성     


내가 나로 살아갈 때 자기완성은 이루어지는데 내적인 완성과 외적인 완성이 같이 이루어져야 해요. 그것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고는 완성될 수 없기 때문이에요.     


누군가의 자녀로 태어났다가 사춘기가 되면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요구하며 문을 닫아요. 나를 바라보고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한데 어떤 엄마는 문을 닫지 말라고 해요. 그러면 문을 잠그고 엄마는 문 열라고 소리 질러요. 이때부터 아이는 마음의 문을 닫아걸어요.


그렇게 나를 찾아 내가 나로 살아가는가 싶다가 결혼하면 나는 없고 아내와 엄마만 있어요.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내 시간과 공간과 에너지를 다 쏟다가 아이가 둥지를 떠나면 빈 둥지 증후군을 앓아요. 내가 나로 사는 것을 연습하지 않은 결과예요. 서른다섯에 경부암으로 수술하기 전까지는 저도 그랬어요.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내가 없으면 세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저를 찾기 위해 남편과 싸웠어요. 남편은 제가 무엇을 하고 있든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주기 바라고 요구했어요. 내 시간을 왜 당신 맘대로 사용하느냐고 항의하고 미리 얘기해주기를 요구했지요. 황당해하며 마누라로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어요. 당연하지 않은 거라고 내 시간은 내 것이니까 시간을 내어 줄 수 있는지 물어보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줄다리기는 계속되었어요. 10년 정도는 싸웠던 것 같아요. 지금은 뭘 해야 하는데 가능하냐고 물어봐요.     


제가 양육하는 아이들에게도 남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자기 시간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라고 혼자 노는 것을 가르쳐요. 주말에는 제가 혼자서 아이들을 돌보는데 여섯 명의 아이들이 요구하는 것이 많아요. 다 들어주다 보면 순식간에 에너지가 고갈되고 다운되기 때문에 조절이 필요하고 아이들도 혼자 노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주말 오전 시간은 혼자만의 시간으로 정하고 혼자만의 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놀거나 하도록 해요. 5분도 안 되어 어떤 이유를 들고 나와 묻고 또 묻던 아이들이 점점 혼자만의 시간에 익숙해져 가요. 


그 시간에 저는 아이들이 뭘 할 때 몰입하는가를 관찰해서 그 방향으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려고 해요. 이런 경험을 통해 조금씩 자기를 완성해가고 타인을 존중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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