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길 조경희 Feb 08. 2022

세 사람을 해치는 일

인생독본 365

세 사람을 해치는 일     


의도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일이 있어요. 훈육한다는 명목으로 아이를 비난할 때 그래요. 비난하는 사람과 비난당하는 아이, 비난하는 말을 듣는 다른 아이까지 단번에 세 사람을 해친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비난하는 사람을 가장 크게 해친다. 비난하는 마음은 미움과 원망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하기 때문이에요.


아이를 훈육한다는 것이 비난으로 나타나는 일이 많아요. 똑같은 잘못을 똑같이 열 번 스무 번 반복되면 왜 그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해줘도 수정하려고 하지 않느냐고 비난하게 돼요. 다섯 살에 만난 준이는 아무거나 만지고 뒤지고 자르고 망가트려요. 남의 물건을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고 해도 눈을 돌리는 순간 만져서 자기 맘대로 해놓아요. 장난감이 책상 위에 있는 것을 보지 못하고 형이 블록으로 만들어 놀다 잠시 놓아둔 것을 어느 사이 가서 망가트려 박스에 집어넣어요. 형은 펄쩍펄쩍 뛰며 울고불고 화를 내요. 준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쳐다보며 그냥 정리했다고 해요.     


비난하지 않고 긍정 양육해야 하나 고민이 많아요.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상대방의 실수나 잘못을 비난의 화살을 쏘아 지적하는 사람이 있어요. 마치 자기는 그런 잘못을 한 번도 하지 않는 사람처럼 말이지요. 남편이 그랬어요. 자기 생각과 다른 행동을 하면 어김없이 비난의 화살을 쏘아 댔고 저는 상처를 받았어요. 같은 일이 반복되면서 내성이 생기고 방패가 생겨 되받아치기 시작했지요. 바보 멍청이라는 말에 바보 멍청이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공부했고 미련 곰탱이라는 말에 미련 곰탱이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지혜롭게 살기 위해 노력했어요.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어요. 

    

비난하는 말을 하는 것도 습관인 것 같아요.      


습관을 바꾸기는 참 어려워요. 아이의 습관적인 행동을 바꾸는 것이 어렵고 그 행동을 보고 비난하지 않고 비폭력 대화를 하는 것도 어려워요.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어요. 세 사람을 해치지 않으며 준이가 행동을 수정하도록 해야 하니까요. 오늘도 비난하는 말 대신 비폭력 대화로 준이와 얘기하리라 다짐해요. 가랑비에 옷 젖듯 언젠가 다른 사람의 물건을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는 말이 흡수되어 행동으로 나타나리라 믿어요.     

작가의 이전글 자기완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