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길의 인생독본
고독을 버틸 마음의 준비라는 것은
24시간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을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 같아요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외로움 같아요
세상에 혼자 있는 것 같은 외롭고 쓸쓸한 감정,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블랙홀 같은 공간^^
우리는 그 공간을 채우기 위해 어떤 사람은 돈을 쓰고
어떤 사람은 진리와 정의를 찾아
읽고 생각하고 검증하고 기록해요
얼마 전 동생을 만났을 때
'언니 내가 옷 줄까?'
하더니 백화점에서 사놓고 입지 않은 옷을
주섬주섬 내놓으며
자기는 백화점에 가서 옷을 사는 것이 좋아
사기는 했지만 입을 일이 없는데
언니는 외부 활동을 하니까 입으면 좋겠다 해서 받아 왔어요
형제들과 떨어져 지방에서 살며 많이 고독했던 것 같아요
거기에 암으로 수술하고
갈비뼈가 비정상적으로 자라
잘라내는 수술을 하면서 더 힘들고 고독한데
그 고독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은
백화점에 가서
화려함에 취하고
그중에 한두 개를 소유하는 것으로 위로가 되었나 봐요
고독을 잊기 위해
술 마시고 옷 사고 이성을 만나 쓸데없이 돈 쓰고
이런 돈을 고독 비용이라고 해요.
동생이 고독 비용으로 산 옷을 가져오며 씁쓸했어요
옷을 사며 고독함을 잊으려고 하지 않고
혼자 있을 때 고독하지 않을 그 무엇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10대 후반
공부가 하고 싶어
혼자 서울에 와서
부서지고 깨지며 사회를 배우고
인생을 배우며 세상에 혼자 힘들어 고독이라는 늪으로 빠져들 때
김형석 교수님이 쓰신 [고독이라는 병]을 만났어요
그때부터 고독을 즐기기 시작했어요
고독한 시간에 책을 읽고 진리를 찾기 시작했지요
기억하고 싶어 접어 놓은 페이지예요
당시에는 형광펜이 없어서 이렇게 접어 놓고
접어 놓은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며
진리와 정의를 찾아갔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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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0대 초반에
10년 후를 지금 준비하라는 문장을 만나면서
24시간 혼자 있어도 고독이라는 병에 걸리지 않고
재미있게 혼자 놀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때 찾은 것이 책 읽기고 글쓰기였고요
10대 후반
[고독이라는 병]을 통해
고독을 즐기는 방법을 알았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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