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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Jan 04. 2024

내 아이가 지속적으로 무시당하고 놀림을 받는다면?

엄마로 산다는 것

두 아이가 있습니다.

한 아이는 갓난아기 때부터 즐거운 집에서 키우다

친양자 입양을 보내겠다는 친모의 말에

제가 입양한 아이이고

한 아이는 5세에 즐거운 집에 왔는데

안하무인이고 남의 것 내 것을 구별하지 않으며

아무거나 만지고 하고 싶은 대로 하다가 제지를 당하면

끝도 없이 소리 지르고 울고 성질부리는 아이였습니다.


입양한 아이는 소리(가명)이고

5세에 즐거운 집에 온 아이는 현우(가명)입니다

현우는 지시하고 명령하고 간섭하고 무시하고 놀리는 것이 일상인데

아무리 그런 말과 행동은 안된다고 가르쳐도 별반 달라지지 않습니다

즐거운 집에 오자마자 소리의 장난감을 함부로 만져서 망가트린 일이 많아

소리하고는 원수처럼 으르렁 거리며 싸우는데

소리의 얼굴을 손톱으로 할퀴어 놓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리는 또 같이 놉니다 다


소리에게 왜 같이 노느냐고 물어보니 

심심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현우는 여전히 소리를 공개적으로 무시하고 놀리는데

전후 상황을 모르는 선생님들은

왜소하고 불쌍한 표정으로 울먹이며 변명하는(대부분 거짓말이거나 자기 합리화를 함)

 현우 편을 들어

목소리가 큰 소리를 나무랍니다.

소리는 속상하고 슬프고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릅니다.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놀리며 지시하고 명령하는 것이 일상인

초등학교 2학년 현우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계속해서 상처받고 분노하는 소리에게 

뭘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지 고민이 많습니다


그냥 버르장머리가 그러니 무시하고 같이 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럼 심심해서 어떻게 하냐고 합니다

다른 놀이방법을 찾아보자고 해도

10년을 같이 살았던 시간을 벗어나

(입양되어 따로 살게 됨)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몰라 힘들어합니다.


현우는 검사를 통해 인지치료를 하기로 했는데

옆집에 살고 같은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틈만 나면 소리를 무시하고 놀릴 텐데 

소리가 어떻게 대응하도록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에서

'위플래쉬'라는 영화를 알게 되었습니다

위플래쉬에서 앤드류의 음악은 플래처 선생의 채찍질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맞서 싸우고 필사적으로 분투하면서 비로소 완성되는 과정으로

지휘자 플래처는 앤드류가 전혀 모르는 곳으로 교묘히 바꿔 

그를 함정에 빠뜨리지만 앤드류는 자기에게 가장 유리한 

카라반을 당당하게 독주하며 폭군 플래처까지 흥분시킨다는 

스토리라는 소개를 보며

소리와 함께 영화를 보고 

무엇을 어떻게 할까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간섭하고 해결 방법을 찾아주려고 했다면

올 겨울방학에는

소리가 하고 싶은 것을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해서(조금 마음에 들지 않아도)

앤드류처럼 소리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만의 게임(인생)을 만들어 가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의 조급함과 욕심을 내려놓아야 하는 여전히 미숙한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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