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게
참고 기다리는 것을 힘들어하는 너에게 오늘은 기다림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려고 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 매어 못 쓴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는 것을 보면
너만 기다리는 것이 힘든 것은 아닌가 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우리 선조들은 속담을 통해 가르침을 주시지 않았을까 싶어
소리야, 세상은 참 빠르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아. 사람들은 빨리 성공하고 싶어 하고, 빨리 결과를 보고 싶어 하고, 빨리 행복해지고 싶어 해. 어쩌면 너도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을 거야. 시험을 빨리 끝내고 싶고, 게임에서 빨리 이기고 싶고, 친구들과의 약속 시간이 빨리 오길 기다리는 그런 순간들 말이야. 하지만 엄마는 오늘 너에게 기다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려주고 싶어.
기다림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란다. 기다림은 우리 마음속에서 무언가를 준비하고,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노력하며, 때로는 인내를 배우는 과정이야. 예를 들어 볼까? 우리가 씨앗을 심으면 그 씨앗이 바로 꽃으로 피어나지 않지? 물을 주고 햇빛을 쬐게 하면서 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싹이 트고 꽃이 피어나잖아. 그 시간 동안 우리는 기다리고 또 돌보며 희망을 품게 돼. 만약 우리가 그 과정을 참지 못하고 씨앗을 파헤친다면, 꽃은 절대 피어나지 않을 거야.
한 아이가 태어나서 성장하는 과정도 기다림의 연속이야
아기의 출산 예정일을 잡을 때 10개월, 40주, 280일을 계산해서 잡게 돼. 2-3주 전에 태어나는 아기는 정상적인 출산으로 보는데 그 이전에 태어난 아기는 아기의 상태에 따라 인큐베이터에서 조금 더 성장한 후에 엄마 품에 안기기도 해. 아기를 잉태한 엄마는 아기가 세상에 태어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지만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서 살아갈 수 있을 만큼 성장하기 전에 태어나기를 바라는 엄마는 없을 거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 거지.
엄마도 2.3kg의 작은 아이로 태어난 너를 키우면서 기다림의 지혜를 배웠단다. 네가 아기였을 때부터 처음 뒤집기를 할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기다렸는지 알아? 네가 첫걸음을 뗄 때까지 얼마나 마음 졸이며 기다렸는지 말이야. 그리고 지금도 엄마는 너의 성장을 기다리고 있어. 네가 어떤 사람이 될지, 어떤 꿈을 꾸게 될지 궁금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려 해. 왜냐하면 엄마는 네가 스스로의 속도로 천천히 자라나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
기다림은 지혜라는 말은 단순히 참으라는 뜻만은 아니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인내심도 배우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다림 속에서 더 큰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어. 예를 들어 네가 좋아하는 생일 선물을 받았던 순간을 떠올려 봐. 그 선물을 받기까지 얼마나 설레고 기대했니? 그 기다림이 있었기에 선물을 받았을 때 더 큰 행복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던 거란다.
외할머니는 엄마에게 늘 ‘아기를 보려면 엄마가 올 때까지 봐라’고 말씀하셨어. 동생을 엄마에게 돌보라고 하고 일하러 가셨는데 하루 종일 동생을 돌보기가 너무 힘들었어. 그러면 동생을 혼자 놔두고 엄마는 엄마대로 노는 거야. 엄마도 놀고 싶은 어린이였으니까. 그러면 동생은 혼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넘어져서 다치기도 하고 먹지 못하는 것을 먹어서 사고가 나기도 했어. 그러면 힘들게 동생을 돌보고도 야단만 맞는 거지. 그래서 아기를 보려면 엄마가 올 때까지 봐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그 말씀이 엄마의 기억에 새겨져 즐거운 집 아이들에게 기다리는 것을 가르쳐야 할 때 인용하고 있어. 너도 엄마에게 몇 번은 들었을 거야.
네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기다림의 순간들을 마주하게 될 거야. 시험 결과를 기다리는 순간, 친구와 화해하기 위해 마음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순간, 그리고 어른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날을 기다리는 순간들까지 말이야. 그 모든 순간들이 쉽지만은 않아. 때로는 답답하고 초조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엄마는 네가 그 시간을 통해 성장하고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바란단다.
기다림은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을 가르쳐줘. 모든 것이 당장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감사함도 잃고, 삶의 깊이를 느끼지 못할 거야. 그러니 아들아,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걸어가렴. 네가 걸어가는 길 위에 피어날 꽃들을 기대하며, 그 꽃들이 피어나기까지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길 바란단다.
엄마는 언제나 너를 응원하며 네가 어떤 순간에도 기다림 속에서 희망과 기쁨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우리 아들, 오늘도 네가 빛나는 하루를 보내길 바랄게
샬롬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