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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나를 키우는 마법의 순간

소리에게

by 나길 조경희
소리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23).png


유난히도 눈이 많이 오고 추운 겨울에 외딴집에서 긴 겨울방학을 보내기가 힘들지?

왜 나는 매일 심심하게 혼자 놀아야 하느냐고 묻는 너에게 오늘은 혼자 있는 시간에 대하여 이야기해 주려고 해

엄마도 소리와 같은 나이였을 때 나도 혼자 있는 게 싫었어. 친구들과 놀고 싶고, 재미있는 것만 하고 싶었는데 엄마는 자주 아프고 놀잇감이 많지 않아 혼자 보내야 하는 시간이 많았어.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혼자 보냈던 시간들이 엄마를 지금의 나로 만들어준 것 같아. 그래서 오늘은 혼자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야기해 볼까 해.


혼자 있을 때 우리 머릿속은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돼.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레고를 조립할 때, 네 머릿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니? 우주 탐험을 떠나기도 하고, 공룡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 않아? 이런 상상들이 모여서 나중에 멋진 아이디어가 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힘이 되는 거야. 네가 혼자서 수블록을 조립할 때 보면 엄마도 깜짝 놀라거든. 스토리가 있는 블록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며 상상력과 창의력이 탁월하구나 싶어 뿌듯했어


혼자 있는 시간은 때로 심심하고 지루하고 외로울 수 있어. 그런데 친구들과 있을 땐 친구들의 생각을 따라가기 쉽지만, 혼자 있을 땐 네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잖아. 네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꿈꾸는 것들을 천천히 생각해 볼 수 있고 말이야. 이렇게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은 정말 중요해. 왜냐하면 나를 잘 알아야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할 수 있거든.

혼자서 무언가를 해내는 건 때로는 어렵고 무서울 수 있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워. 혼자 있을 때 우리는 더 창의적이 될 수 있어. 아무도 보지 않으니까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수 있지. 세계 지도를 가지고 다양한 전쟁놀이를 해보기도 하고 탁구 연습을 하거나 책을 읽잖아. 이런 시간들이 쌓여서 너만의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게 될 거야.


친구들과 있을 땐 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지만, 혼자 있을 땐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으니까. 세상에 대해, 사람들에 대해, 그리고 너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는 거야. 이런 시간들이 너의 지혜를 키워주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해 줄 거야.


소리야, 혼자 있는 시간이 때로는 지루하고 외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 알아. 하지만 그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조금씩 깨달아갈 거야. 네가 좋아하는 것들로 그 시간을 채워보면 어떨까?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말이야. 그리고 기억해,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말이야. 왜냐하면 자기 자신과 잘 지내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도 잘 지낼 수 있거든. 네가 혼자 보내는 시간들이 모여서 멋진 너를 만들어갈 거야. 그 과정을 즐기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네 모습을 상상해 봐. 분명 멋진 모험이 될 거야!


샬롬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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