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9. 종교, 그리고 믿음은 무엇일까?

소리에게

by 나길 조경희
소리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37).png 2025.4.17(목) 캔바에서 디자인함

4월 19일 일요일은 교회에서 부활절로 지키는 날이었어

교회에 다녀오면서 너는 믿음이 뭐고 종교가 뭔지, 불교의 시작은 인도인데 불교가 인도의 국교인지 물었잖아

그래서 종교와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종교는 일상생활과 행동 방식등 인간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인간의 고민과 불안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신자들에게 종교의 가치는 절대적인 것이야. 이렇게 절대적인 대상이다 보니 종교 사이에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크기도 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터인, 인도와 파키스탄, 영국 북아일랜드 분쟁, 수단과 남수단, 이란과 이라크 등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종교의 차이에서 비롯된 분쟁들로 인해 죽고 죽이는 일이 발생하는 것도 종교 사이의 가치관이 달라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어.


지금은 종교의 다름과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분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종교가 엄마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해주려고 해. 모태신앙으로 성장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엄마도 종교가 무엇인지 모르고 외할머니 따라 교회에 다니게 되었어. 다른 종교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그냥 교회에 다니며 성장한 거야. 그런데 성장하면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정말 많이 경험했어. 힘든 일, 슬픈 일,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적 같은 일들도 있었지. 그럴 때마다 엄마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그것이 바로 믿음의 시작이었던 것 같아.


믿음이란 꼭 종교만을 뜻하지는 않아 엄마는 믿음이란 '보이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끼는 약속'이라고 생각해. 우리가 서로를 믿는 것, 가족을 믿는 것, 친구를 믿는 것, 내 안의 선함을 믿는 것. 이 모든 것이 다 믿음이야. 때로는 힘들고 지칠 때 누군가가 내 곁에 있다는 걸 느끼면 다시 힘이 나잖아? 엄마에게 믿음은 그런 힘을 주는 존재야.

엄마도 가끔은 두렵고 슬플 때가 있어 그럴 때마다'괜찮아질 거야' '이 또한 지나가리라'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고 이 모든 것을 합력해 선을 이루어갈 거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조용히 엄마만의 방식으로 기도해. 하나님은 언제나 나를 지켜주신다고 믿으면서 말이야.


네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힘든 일, 슬픈 일이 생길 때도 이런 믿음으로 위로받고 이겨내었으면 좋겠어. 그렇다고 네가 믿는 종교만이 유일한 종교라고 생각하며 너와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정죄하며 틀렸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하나님은 사랑이고 서로 사랑하라고 했는데 거기에 너와 같이 하나님을 믿는 사람만 사랑하라는 조건이 붙지 않았거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각자 다른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데 그 모든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이야말로 진짜 믿음의 시작이고 사랑이라고 생각해.


엄마는 하나님이 지금까지 너와 함께하며 네 길을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신다고 믿고 있어. 이제는 엄마의 믿음이 아닌 너의 확신 있는 믿음과 사랑을 품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야. 엄마는 항상 너를 응원하고 사랑할 거야


샬롬 샬롬!!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2025년 4월 21일(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8. 선택의 기쁨과 책임(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