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게
너를 처음 품에 안았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해, 만지면 깨질 것 같은 작은 너의 몸을 안았을 때 전해지던 따뜻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어. 엄마와 네가 스스로 선택해서 만난 것은 아니지만 엄마는 너를 만났고 12년째 함께 살며 우리의 미래를 꿈꾸고 있어. 지금까지는 엄마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 안에서의 선택적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점점 네 생각대로 의지적 선택을 해야 하는 일이 많아질 거야. 그래서 오늘은 엄마가 선택과 책임에 대하여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편지글을 쓰는 거야
선택이라는 것은 단순히 '이걸 할까 저걸 할까를 고민하는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과정이고 동시에 너의 자유를 의미하기도 해. 선택은 자유의 시작이거든
소리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수많은 길이 있어.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너의 하루가 달라지고 마침내 너의 인생이 달라지겠지, 그런데 선택이라는 것은 단순히 '좋아 보이는 것'을 고르는 게 아니야. 그것은 네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느냐를 보여주는 거란다. 예를 들면 네가 친구들과 놀다가도 숙제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오를 때 네 마음속에서는 '조금 더 놀고 하지 뭐'라는 생각과 '아니야 숙제를 먼저 하고 놀아야 해'라는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를 거야. 이 두 가지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네가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를 결정하는 일이야
엄마는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할 거야. 하지만 진정한 자유는 단순히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선택하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결과를 책임질 줄 아는 데서 온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어. 선택에는 항상 결과가 따라오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거든. 엄마가 이렇게 말하면 조금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책임이라는 것은 무거운 것이 아니야. 오히려 네가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어.
책임을 진다는 것은 네가 선택한 일에 대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을 의미해, 만약 네가 숙제를 미루기로 선택했다면 그로 인해 선생님께 혼날 수도 있고 시험 준비가 부족해질 수도 있어. 반대로 숙제를 끝내기로 했다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겠지. 이처럼 어떤 선택을 하든 결과가 있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책임감이라는 거야. 책임은 때로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어. 하지만 엄마는 네가 책임을 지면서 더 큰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 왜냐하면 책임감 있는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야.
엄마가 이렇게 '선택'과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사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어. 엄마도 지금까지 많은 실수를 했단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거야. 실수는 우리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거든. 만약 네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럴 때는 먼저 그 선택의 결과를 인정하고 다음에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릴 방법을 고민하면 돼. 실수는 끝이 아니야 오히려 새로운 시작일 뿐이지.
엄마는 네가 실수를 통해 더 강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될 거라고 믿어. 그러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해.
마지막으로 엄마가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항상 너 자신에게 솔직했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의 기대나 눈치를 보며 억지로 무언가를 선택하기보다는 네 마음 깊은 곳에서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물어보고 용기 있는 선택을 하기 바라.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너의 선택은 시간 되고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너만의 멋진 이야기가 될 거야.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고 네 등뒤에서 너를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줘.
샬롬 샬롬!!!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2025년 4월 16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