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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수학은 대체 왜 배워야 할까?

소리에게

by 나길 조경희


수학공부하는 고양이.jpg 제미나이로 생성한 '초등학교에서 수학공부하는 귀여운 고양이'

학교에서 친구들이 '역사만 잘하면 뭐 하냐? 수학이나 국어도 잘해야지'라고 한다며 기분 나빠 죽겠다는 너에게 엄마는 기분 나쁘면 수학공부하라고 했었지. 공부하기 싫어하는 너는 수학이 왜 필요한 거야? 이딴 걸 만들어서 신나게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에게 학교라는 감옥을 만들고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시키는 거냐고 했어.

학교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소리가 어른들이 아이들을 가두어 놓고 공부라는 것을 강제로 시키는 감옥이라고 말해서 엄마는 조금 놀랐어.


어쨌든 오늘은 네가 싫어하는 수학이 너에게 가져다줄 선물에 대하여 이야기하려고 해


“수학은 대체 왜 배워야 할까?”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 사칙연산부터 도형과 함수까지 도대체 왜 배우는 가에 대하여 설명도 안 해주고 무조건 가르쳐주고 시험 보고 이해 못 한다고 선생님은 더 열심히 하라고만 해. 이해가 안 되는데 어떻게 열심히 하지? 그리고 왜 해야 하는 거야?


소리야 수학은 단순히 시험 점수를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야. 수학은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을 만들어주는 아주 특별한 도구이기도 해. 수학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생각하는 힘’이야. 예를 들어, 어떤 문제가 주어졌을 때 "이걸 어떻게 해결하지? 먼저 뭘 알아야 하지?” 하고 순서대로 생각해 보는 능력을 길러줘. 이것을 논리적 사고라고 해. 이 힘이 있으면 어려운 상황을 만나도 차분히 문제를 쪼개서 해결할 수 있어. 마치 복잡한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내는 것처럼 말이야.


또 수학은 '세상을 이해하는 언어'이기도 해. 지구가 태양을 도는 속도, 비가 올 확률, 지진이 일어나는 빈도,
우리 몸의 심장 박동, 심지어는 네가 좋아하는 게임 속 캐릭터나 유튜브 알고리즘까지! 이 모든 것 뒤에는 수학이 숨어 있어.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를 숫자와 규칙으로 설명해 주는 멋진 언어가 바로 수학이란다.


그리고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수학이 ‘정답을 찾는 기쁨’을 알려준다는 거야. 어려웠던 문제가 딱 풀렸을 때 머릿속에서 불이 켜지는 느낌, “아! 됐다!” 하고 몸이 먼저 반응하는 그 순간. 그 기쁨을 아는 사람은 어떤 공부도 두려워하지 않아. 왜냐하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경험을 이미 알고 있으니까. 엄마는 그 기쁨 때문에 수학을 좋아했던 것 같아. 어려운 문제를 낑낑대다가 풀었을 때의 쾌감이 너무나 좋았거든.


수학은 너에게 용기도 준단다. 모르는 문제와 마주하는 건 누구에게나 두려운 법이야. 하지만 네가 천천히, 차근차근, 포기하지 않고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해답에 도달할 수 있어. 이 작은 성공들이 쌓이면 ‘도전해도 괜찮구나’ ‘나는 해낼 수 있구나’하는 마음을 키워줘.


소리야, 엄마는 수학이 너의 삶에서 점수만 남기는 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고, 더 넓게 보고, 더 깊이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친구가 되었으면 해. 수학은 네가 알든 모르든 이미 너의 일상 곳곳에서 너를 돕고 지켜주는 조용한 지혜거든. 그러니까 오늘 문제 하나가 어렵다고 포기하면 안 된단다. 조금 시간이 걸려도 괜찮아.

생각하는 힘은 문제를 풀어내는 그 순간보다 그 문제와 씨름한 시간 속에서 더 많이 자라니까. 엄마는 네가 어떤 길을 가더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수학은 그 길에서 아주 단단한 디딤돌이 되어줄 거야. 파이팅!!!


2025.11.30(일)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함께 생각해 볼 질문 3가지


1. 수학을 배울 때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점은 무엇이고, 왜 그렇게 느껴질까?

2. 수학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을까?

3. 만약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들이 불편하거나 불가능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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