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게
아이들은 항상 엄마가 나에게 잔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생각해 보면 엄마도 어렸을 때 외할머니가 엄마에게 잔소리를 한다고 느꼈던 것 같거든. 그래서 오늘은 '엄마는 왜 잔소리를 할까?' 에 대하여 생각해 봤어
“엄마는 왜 그렇게 조급해하며 다그치고 잔소리를 하는 걸까?”
엄마도 알아. 때로는 엄마의 말이 귀찮고, 듣기 싫을 때가 있을 거야. 하지만 그 잔소리 속에는 사실 사랑과 두려움이 섞여 있어. 엄마는 네가 다치지 않기를, 후회하지 않기를,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잔소리를 하게 돼. 마치 비가 오기 전에 우산을 챙기라고 하는 것처럼, 아직 오지 않은 위험이나 실수를 미리 막고 싶어서야.
엄마의 마음은 조금 조급한 것 같아.
왜냐하면 자라면서 세상을 직접 경험하며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알기는 하는데, 엄마는 그 시간을 단축시켜 주고 싶어 하거든. 어쩌면 잔소리는 사실 ‘경험의 대리’라고 할 수 있어. 엄마가 살아오며 느낀 시행착오, 실수, 후회를 너는 겪지 않았으면 해서 그걸 ‘말’로 전달하려는 거지.
'경험은 최고의 스승이다'
경험은 말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엄마가 살아온 세상과 네가 살아갈 세상은 전혀 다른데 엄마의 경험으로 네가 살아갈 세상을 디자인하려고 하는 마음이 자꾸만 비집고 올라와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 같아. 그렇다고 엄마의 잔소리가 다 쓸모없는 것은 아니야. 그 속에는 너를 향한 믿음과 기대 그리고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고 살아가야 할 삶의 지혜가 숨어 있거든.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이 진짜 내 것이 된다는 것을 알기는 하는데 실수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에서 네가 너무 힘들고 어려워 좌절할까 봐 두려운 마음에 자꾸만 가르치려고 하고 있어. 믿고 응원하며 지켜봐 주면 되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이 엄마의 마음인가 봐.
엄마도 잔소리 대신 대화로, 명령 대신 질문으로. 비판대신 기다림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 좋은 엄마가 아닌 따뜻한 마음으로 너를 바라보고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기 위해 너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한 박자 기다려주는 연습을 하는 중이야.
엄마의 말이 항상 옳을 수는 없지만 그때 '엄마의 말은 틀렸어'가 아닌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로 이해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함께를 만들어가면 좋겠다. 엄마도 너의 말과 행동 그리고 생각을 너만의 다름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며 응원할게. 항상 지금의 너를 응원해^^
2025년 11월 23일(일)
소리를 사랑하는 엄마가
함께 생각해 볼 질문 3가지
1. 내가 듣기 싫었던 잔소리 중, 지금은 엄마의 마음이 이해되는 말이 있니?
2.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마음이 잘 전해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을까?
3. ‘진짜 대화’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잔소리와 대화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