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양육

말씀 안에서 크는 품 밖의 아이들

by 나길 조경희


사람이 살아가면서 힘들고 지칠 때 또는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났을 때, 신앙은 큰 힘이 되는 것 같아요. 내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받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이 존중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인데 사랑받고 존중받는다는 느낌보다 해야 할 과제를 잘 수행하지 못해 비난받고 정죄받는 경험이 훨씬 더 많지 않을까 싶어요


인간을 창조한 절대자인 하나님이 자기를 존중하고 사랑한다고 믿고 느낀다면 어떨까요?


저는 아들과 딸, 이렇게 두 아이를 낳았어요. 아들을 낳아 키우다 둘째는 낳지 말고 입양해서 키우자고 했는데 입양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뒤늦게 여섯 살 터울로 둘째 아이(딸)를 낳았지요. 딸은 한여름 삼복더위(초복날)에 태어났고 극도로 애민 한 데다 자기주장도 강하여 키우기가 정말 어려운 아이였어요. 아기를 키우며 천막 일을 했기 때문에 전업주부보다는 아이와 더 많은 시간 놀아주지 못했지만, 항상 아이를 업고 일을 하며 아이와 함께 있었는데 아이가 원하는 엄마는 그런 엄마가 아니었어요.


아이가 네 살 때 제가 경부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러 가면서 아이에게는 엄마가 어디 간다는 말조차 하지 않고 가는 우를 범하고 말았어요. 다섯 살에는 탈장으로 아이가 수술을 하게 되었고요 제가 말하지 않고 수술하러 간 것은 어느 날 엄마가 증발해버린 충격이고 극도로 애민한 다섯 살 아이가 혼자서 수술실에 들어가는 것은(마취될 때까지 제가 곁에 있어주기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함) 죽음과 같은 공포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어요.

그런 상처 때문이었을까요? 아이는 중학교에 입학하고 한 달이 지났을 무렵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 가기를 거부했어요. 저는 그렇게 학교 밖 아이의 엄마가 되었지요. 최선을 다해 아이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키운다고 했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생각이었고 아이는 항상 바쁜 엄마, 자기에게는 관심도 없는 엄마, 오빠만 좋아하고 챙겨주는 엄마로 기억하고 있었어요.


입학하자마자 중간고사에서 80점 미만은 몽둥이로 때린다는 말에 벌써부터 성적 가지고 몰아붙이냐고 따졌다가 문제아로 낙인찍혔던 거예요. 초등학교 6학년 담임 선생님에게 까지 그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전달되어 ‘네가 그럴 수 있느냐’는 전화를 받고 아이는 불안과 공포에 질려 사람 만나기를 거부하기까지 이르렀어요. 아이를 살리기 위해 제 개인적인 삶을 포기하고 무조건 아이 편이 되어 한 아이의 엄마로 함께 말씀을 읽고 나누며 6년을 살았어요.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로마서 8장 28절)


함께 큐티를 하며 아이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다 보니 자기가 존중받고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변하기 시작하더니 6년이 지나면서 세상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었어요. 다시 10년이 지난 지금 아이는 3개 국어를 하고 번역을 하며 국제 바리스타로, 1인 출판사 대표로 일하고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나와 함께 하시고 동행하신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저는 겉으로 보이는 신앙적 행위가 아닌 어떻게 하면 절망의 순간에 큰 힘이 되었던 말씀을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말씀 심는 엄마》의 저자 백은실 집사는 오랫동안 광고 디자이너로 일하다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찾아 무작정 하와이로 떠났어요. 그곳에서 한 형제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 자녀양육을 위해 프로 디자이너의 삶을 내려놓고 성경적인 자녀 양육서를 찾다가 ’ 303 비전 성경암송 학교‘를 만났고 ‘성경 암송 태교’로 둘째 아이를 낳았어요. ‘성경 암송 태교로 태어난 아이는 잘 웃고 낱가림도 하지 않고 밤에 자다가 깨어나도 울거나 잠투정을 하지 않으며 건강하게 잘 자라는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온 온유함이 있다는 교장, 여운학 장로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해서 태어난 아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이처럼 신앙으로 하나 된 가정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사랑받고 존중받으며 성장하겠지만, 제가 키우는 아이들은 100% 가정이 해체 가정에서 온 아이들이에요.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은 아이, 부모로부터 언어폭력과 신체 폭력을 경험한 아이, 완전 방임으로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을 몸으로 배운 아이, 엄마가 중, 고등학생으로 엄마의 엄마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될까 봐 복대를 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낳은 아이, 베이비 박스를 통해 온 아이 등 상처가 많은 아이 등 상황도 다양해요.


그 아이들에게 성경 말씀을 암송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어요. 신앙을 강요할 수 없게 되어 있으니까요. 설사 암송한다고 해도 무작정 암송한 말씀은 삶의 능력이 되지 못하고요. 말씀을 내 안에서 묵상이라는 숙성과정을 거쳐 아이들이 사랑으로 느끼도록 전달해야 해요.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이고 사랑은 말씀이기 때문이지요.


그와 함께 포춘쿠키를 ‘말씀 쿠키’로 만들어 하나씩 나누어 줘요. 아이들은 행운의 쿠키라고 그 안에 어떤 말씀이 있는지 궁금해하며 쿠키를 먹을 때마다 나오는 말씀을 하나씩 모으고 그 말씀에 대한 뜻을 물어요. 달달한 포춘쿠키는 달콤하고 고소한 것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맛이고 맛있는 쿠키와 함께 말씀도 기억에 남아, 삶의 능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인간을 창조한 절대자인 하나님이 자기를 존중하고 사랑한다고 믿고 느낀다면 아이는 절망의 순간에 다시 일어설 힘을 얻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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