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안에서 크는 품 밖의 아이들
우리는 누구나 부모로부터 유산을 물려받습니다. 물리적 유산과 함께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물려받게 되는 유산이 있지요. 그것은 유전적 특징인 생리학적 특성과 영적 특성 그리고 가정의 문화가 그것입니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DNA는 아무리 의학이 발달해도 바꿀 수 없고 부모의 가치관에 의하여 형성된 가정의 문화로 뼛속 깊이 새겨진 작은 습관 또한 무의식에 저장되어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 밖으로 튀어나와 내 삶을 지배하지요. 유전적, 생리학적 특성은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지만,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는 말씀이 삶의 기준이 되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담은 영적 유산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위대한 유산이 됩니다.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유산은 있으면 좋고 없으면 불편함에서 그치는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영적 유산은 평생 나와 함께 하며 내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물리적 재산이야 부모가 물려준 유산보다 부채가 많으면 상속을 포기하면 되지만, 유전적, 생리학적 특성과 가정의 문화로 형성된 삶의 습관은 돈으로 계산할 수도 없고 포기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바꾸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서른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경부암으로 자궁적출 수술 후 심한 우울증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슬퍼 보이고 그 순간 죽으면 가장 행복할 것 같았지요. 3일 동안 멈추지 않고 흐르는 눈물은 내 의지로 감당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나 나와 내 가족을 긴장하게 했습니다. 죽음을 간절히 생각하던 그때 하나님이 나를 이 땅에 보냈는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죄이고 천국에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는 없고 건널목을 건널 때 차가 와서 나를 쳐서 죽으면 가장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저를 교회에 보내신 어머니는 말씀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셨습니다. 한글도 못 읽으셨고 성경도 없었지요. 그래도 교회에 가야 산다고 일요일이면 교회에 보내셨는데 저에게 각인된 말씀은 이 세상 모든 것은 하나님이 창조하셨기 때문에 생명을 사람이 마음대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씀이 저를 살렸고 지금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심한 우울증으로 고통스러운 날을 보낼 때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대한 말씀이 없었다면 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유전적 생리학적 특성이야 부모도 어찌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이지만 영적 유산이 되는 가정의 문화는 부모가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영적 유산은 부모가 신앙적인 모범을 보임으로써 자녀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실체가 있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영적 유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종교의식이 아니라 부모의 행동과 태도입니다. 영적 유산은 삶의 여정을 통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진실한 영적 삶이 어떤 것인지 깨닫습니다. 견고한 영적 유산을 형성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경건한 부모라고 해서 모두가 성공적인 신앙유산을 물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자유의지는 부모의 본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거부할 것인지도 선택하게 합니다. 자식들이 영적 유산을 배척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윗은 10년 동안 사울 왕에게 쫓겨 다니며 죽음의 고비를 몇 번씩 넘기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믿으며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그렇게 훌륭한 다윗도 아들 압살롬이 형제들을 죽이고 반란을 일으켜 아버지 다윗을 대적했습니다. 어떻게 훌륭한 다윗왕의 자녀가 그럴 수 있을까 싶습니다만 말씀은 그럴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자녀가 경건한 부모의 모습을 물려받아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입니다. 하나님은 디모데후서 4장 2절 말씀을 통해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 하며 경계하며 권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부모가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경건한 삶을 살 때 자녀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담은 영적 유산을 물려받게 될 것입니다. 영적 유산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위대한 유산입니다.
나는 자녀에게 무엇을 유산으로 물려줄 것인가?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만약 자녀가 없다면 나는 이 세상에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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