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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닢channip Jun 17. 2020

報任安書임안에게 편지를 답하다

사마천

 古者富貴而名磨滅, 不可勝記, 唯倜儻非常之人稱焉.

고자부귀이명마멸, 불가승기 유척당비상지인칭언

예로부터 부유하고 신분이 높은데 이름이 닳아 없어진 경우는 일일이 기록할 수 없이 많으니, 오로지 비범하고 뛰어나서 평범하지 않은 사람만이 일컬어졌습니다.


蓋文王拘而演《周易》, 仲尼厄而作《春秋》개문왕구이연 <주역>, 중니액이작 <춘추>
屈原放逐, 乃賦《離騷》, 左丘失明, 厥有《國語》굴원방축, 내부 <이소>, 좌구실명, 궐유 <국어>
孫子臏脚, 《兵法》脩列, 不韋遷蜀, 世傳《呂覽》손자빈각, <병법> 수열, 불위천촉, 세전 <여람>
韓非囚秦, <說難><孤憤> 한비수진, <세난><고분>
《詩》三百篇, 大抵賢聖發憤之所爲作也. <시> 삼백편, 대저현성발분지소위작야.

대체로, 주 문왕은 유배당했을 때(잡혔을 때) <주역>을 풀어쓰고, 공자는 위태로울 때 고생하면서 <춘추>를 제작하였다. 굴원은 쫓겨나 추방되었을 때, 오히려 <이소>를 읊고, 좌구는 실명하였을 때, 비로소 <국어>를 지었고, 손자는 다리가 잘렸을 때, <병법>을 편찬하였고, 여불위가 촉으로 가게 되었을 때, <여람>을 세상에 전하였고, 한비자가 진나라에서 갇히게 되었을 때, <세난>과 <고분>을 (유세가 어렵다며 홀로 분개했고), <시경> 삼백편들은 대부분 성현이 그 울분을 발산한 바를 지은 것입니다.


此人皆意有鬱結, 不得通其道, 故述往事, 思來者.

차인개의유울결, 부득통기도, 고술왕사, 사래자.

이들은 모두 뜻에 맺힌 바가 있어, 그 자신의 이치를 통하는 곳을 얻지 못하여, 고로 지나간 일을 저술하고, 다가올 것을 생각합니다.


乃如左丘無目, 孫子斷足, 終不可用, 退而論書策, 以舒其憤, 思垂空文以自見.

내여좌구무목, 손자단족, 종불가용, 퇴이논서책, 이서기분, 사수공문이자현.

이와 같이 좌구가 눈이 없고, 손자가 다리가 잘린 것처럼, 종국에는 등용될 수 없어서 한 발 물러서서 서적을 엮고 그 울분을 펼침으로서, 자신의 재능으로 생각이 후세로 전해져 세상에 드리울 수 있었습니다.


僕竊不遜, 近自託於無能之辭, 網羅天下放失舊聞, 略考其事, 綜其終始, 稽其成敗興壞之紀.

복절불손, 근자탁어무능지사, 망라천하방실구문, 약고기사, 종기종시, 계기성패흥괴지기

저는 남몰래 겸손치 못하여, 근래 저 스스로를 무쓸모한 이야기에 기대고, 세상에서 사라진 전적과 이야기를 망라하였고, 간략히 그 이야기를 숙고해서 그것의 시작과 끝을 종합하니, 그 성패와 흥망의 실마리를 헤아려보았습니다.


上計軒轅, 下至於茲, 爲十表, 本紀十二, 書八章, 世家三十, 列傳七十, 凡百三十篇.

상계헌원, 하지어자, 위십표, 본기십이, 서팔장, 세가삼십, 열전칠십, 범백삼십편.

위로는 헌원씨부터, 아래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10편의 표, 본기12편, 서8장, 세가 30편, 열전 70편, 해서 전부 130편을 만들었습니다.


亦欲以究天人之際, 通古今之變, 成一家之言.

역욕이구천인지제, 통고금지변, 성일가지언

또한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함으로써 고금의 변화에 통달하고, 하나의 일가를 이루고자 하였습니다.


草創未就, 會遭此禍, 惜其不成, 是以就極刑而無慍色.

초창미취, 회조차화, 석기불성, 시이취극형이무온색

초고는 아직 이루지 못했으나 의도치 않게 이 화를 당하여, 그 이루지 못함을 애석해하여 이 때문에 극형을 당하여도 성내는 기색이 없는 것입니다.


僕誠以著此書, 藏之名山, 傳之其人, 通邑大都, 則僕償前辱之責, 雖萬被戮, 豈有悔哉.

복성이저차서, 장제명산, 전지기인, 통읍대도, 즉복상전욕지책, 수만피륙, 기유회재

제가 진실로 이 책을 저술함으로써, 그것을 명산에 감추고, 그 사람들에게 전하여, 사통팔달의 대도시에, 곧 저의 앞선 치욕의 죄과를 갚아, 비록 만 번 도륙을 당하더라도, 어찌 후회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然此可爲智者道, 難爲俗人言也.

연차가위지자도, 난위속인언야.

그러나 이것은 현인에게 말할 수는 있어도, 일반 사람에게 말 못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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