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답사마간의서(答司馬諫議書)

왕안석

by 찬닢channip
某啓, 昨日蒙敎, 竊以爲與君實游處相好之日久, 而議事每不合, 所操之術多異故也.

모계, 작일몽교, 절이위여군실(사마광)유처상호지일구, 이의사매불합, 소조지술다이고야.

제가 아뢰자면, 지난날 가르침을 입어서 마음속으로(남몰래) 군실(사마광)과 함께 지내며 우애가 돈독한 날이 오래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매번 의논할 때마다 불합한 것은 다루는 바의 술책이 많이 다른 까닭이었습니다.


雖欲强聒, 終必不蒙見察. 故略上報, 不復一一自辨. 重念蒙君實視遇厚, 於反覆不宜鹵莽.

수욕강괄, 종필불몽견찰. 고략상보, 불부일일자변. 중념몽군실시우후, 어반배불의노망

비록 끊임없이 말하고 싶지만, 종국에는 의견을 살핌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입니다(격식). 고로 간략히 답신하오니, 다시 일일이 스스로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그대를 입어 실로 두텁게 대우하고 있음을 재차 염두하오니 저에게도 또한 마땅히 소홀히 대하는 것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故今具道所以, 冀君實或見恕也.

고금구도소이, 기군실혹견서야.

고금을 갖추어 말하는 까닭으로 군께서 실로 혹여나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蓋儒者所爭, 尤在於名實, 名實已明, 而天下之理得矣.

개유자소쟁, 우재어명실, 명실이명, 이천하지이득의

대개 유자들이 논쟁하는 바는 더욱 명실에 있어서, 명실이 이미 밝으면, 천하의 이가 득한다고 합니다.


今君實所以見敎者, 以爲侵官, 生事, 征利, 拒諫, 以致天下怨謗也.

금군실소이견교자, 이위침관, 생사, 정리, 거간, 이치천하원방야.

오늘 군으로부터 가르침 받은 것은, 관권을 침범하고, 일을 만들고, 이익을 취하고 간언을 막는 것이 천하의 원망과 비방에 이르는 까닭이라고 하였습니다.


某則以謂受命於人主, 議法度而修之於朝廷, 以授之於有司, 不爲侵官, 擧先王之政, 以興利除弊, 不爲生事, 爲天下理財, 不爲征利, 闢邪說, 難壬人, 不爲拒諫.

모즉이위수명어인주, 의법도이수지어조정, 이수지어유사, 불위침관, 거선왕지정, 이흥리제폐, 불위생사, 위천하이재, 불위정리, 벽사세, 난임인, 불위거간.

제가 곧 명을 군주에게서 받아 말하여, 법도를 의논하며 그것을 조정에서 고치고, 관리에게 그것을 줌으로써 관권을 침범하지 않고, 선왕의 정치를 받들었고, 이익을 흥하게 하고 폐단을 제거함으로써 일을 만들지 않고, 천하의 재물을 다스리기 위해서 이익을 취하지 않고, 간사한 유세를 반박하고, 간신배를 질책하여 간언을 막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至於怨誹之多, 則固前知其如此也.

지어원비지다, 즉고전지기여차야.

그리하여 원망과 비방의 많음이 곧 이미 이전부터 이와 같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人習於苟且非一日, 士大夫多以不恤國事, 同俗自媚於衆爲善.

인습어구차비일일, 사대부다이불휼국사, 동속자미어중위선.

사람들은 되는대로 하는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고, 사대부는 많은데 국사를 돌보지 않는 대신, 세속에 동화되어 대중에게 선하다고 스스로 아첨하였다.


上乃欲變此, 而某不量敵之衆寡, 欲出力助上以抗之, 則衆何爲而不洶洶然.

상내욕변차, 이모불량적지중과, 욕출력조상이항지, 즉중하위이불흉흉연.

상께서는 이에 이것들을 변화하길 원하셔서, 저는 반대하는 많고 적음을 헤아리지 않고, 힘을 다하여 상을 돕고 그것에 맞서고자 하였는데, 곧 무리들의 시끌시끌한 모습이 어찌 없을 수 있겠습니까


盤庚之遷, 胥怨者民也, 非特朝廷士大夫而已.

반경지천, 서원자민야, 비특조정사대부이이.

상 나라의 군주 반경이 수도를 옮겨서 이를 원망하는 것은 백성들이었고, 특별히 조정 사대부에 그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盤庚不爲怨者, 故改其度. 蓋度義而後動, 是而不見可悔故也.

반경불위원자, 고개기도. 개탁의이후동, 시이불견하회고야.

반경은 원망하는 자들을 위하지 않았고, 고로 그 법도를 고칠 수 있었습니다. 의로움을 헤아려서 후에 움직이는 것은 옳아서 후회할 수 있는 일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如君實責我以在位久, 未能助上大有爲, 以膏澤斯民, 則某知罪矣.

여군실책아이재위구, 미능조상대유위, 이고택사민, 즉모지죄의

만약 그대가 저를 질책하기를, 지위에 오래 있으면서도 상왕께 크게 이바지하여 도와주어, 이 백성에게 은택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면, 곧 저는 죄를 알겠습니다.


如曰, 今日當一切不事事, 守前所爲而已, 則非某之所敢知.

여왈, 금일당일절불사사, 수전소위이이, 즉비모지소감지.

만약 말하시기를, 지금 마땅히 일절 일을 하지 않고 이전의 것을 보전하기 그치는 것이라면 이는 제가 감히 알려는 바가 아닙니다.


無由會晤, 不任區區向往之至.

무유회오, 불임구구향왕지지.

당신을 만날 방법이 없으니, 그대를 향한 진실한 마음이 이르는 것을 이리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項羽本記항우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