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World

[SF 소설] EP.10

by 김경빈

“아영이를 찾기 위해서 제가 해야 하는 일이 뭡니까?”


황박사의 말을 100% 신뢰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당장, 정우에게는 이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저희는 메인 관리자 시스템 안에 접속자들의 단서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정우 씨는 저희가 메인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됩니다.”

“그 부탁은 어렵습니다. 메인 관리자 프로그램에 접근할 권리가 저에게는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보호 프로그램이라도 애초에 인공지능이 자주적인 방식으로 관리를 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제가 억지로 접근하려는 순간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이번에 해킹을 시도하셨을 때도 더 나은 대처방안을 보호프로그램 A.I에게 제안만 하였을 뿐, 그 방식을 수용하고 안 하고는 A.I의 판단입니다.”

“그 보호프로그램이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는 겪어본 나도 알고 있어.”


새정이 투덜거리는 말투로 끼어들었다.


“메인 관리자 시스템에 직접 들어가게 도와달라는 게 아니야, 그 관리자 권한을 뺏어 오자는 거지.”


정우는 새정의 말을 잠시 곱씹어봤다.


“잘못된 경로의 접속을 확인했을 때 옮겨지는 세컨드 관리자 컴퓨터를 이쪽 컴퓨터로 설정해 달라는 거군요.”

“맞습니다! 새정이의 말을 한 번에 알아들으시는군요!”


가시가 있는 황박사의 말에 새정은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황박사를 노려봤다.


“제가 만든 거니, 취약점도 잘 알고 있을 뿐입니다.”


황박사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메인 관리자 컴퓨터의 권한을 저희가 가져온다면 접속자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사실들까지 한 번에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거 받아.”


정우는 새정이 던진 것을 두 손으로 어렵게 받았다. 강아지 모형의 키 링이었다.


“꼬리를 돌려봐”


강아지 꼬리를 돌리자 입에서 혀 모형으로 된 UCB가 나왔다.


“그 안에 이쪽 컴퓨터로 연결되는 개인 인공위성 좌표가 있을 거야. 슈퍼 양자 컴퓨터에 직접 연결한 후 세컨드 관리자 컴퓨터 연결 주소에 그 좌표를 설정하기만 하면 돼”

“평소와 다른 방식의 설정이라 A.I가 받아들이지 않을 텐데.”

“그쪽 A.I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저번 해킹 때 이미 다 확인했으니까 그 부분은 걱정 마, 기존 주소처럼 보이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기능을 넣어 두었어, 근데 그건 현장에서, 직접 입력해야 돼, 즉, 네가 수동으로 설정해야 된다는 말이지, 네 실력이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으니까 걱정은 하지 마. 설정이 완료되면 이걸로 연락해, 그럼 내가 알 수 있으니까.”


새정은 조그마한 전화기를 던졌다. 이번에는 정우가 그것을 가볍게 받아 들었다.


“그리고 A.I를 속이는 게 오래가지는 못할 테니까, 빨리 빠져나오도록 해.”

“알아차리기까지 얼마나 걸리는데?”

“한... 5분?”


허공을 보며 뜸을 들이다 말하는 새정의 말에 믿음직스러운 면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온월드를 해킹하는 짧은 시간 안에 취약점을 간파하여 이런 방법을 강구해 낸 실력을 믿어보기로 하였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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