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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아 로 Feb 07. 2023

반달 동안 태국 남부 여행 일기_1월 11일 오후 4시

드디어 수완나품을 떠난다.


반달 동안 태국 남부 여행 일기_ 1월 11일 오후 4시

드디어 수완나품을 떠난다.




수완나품에서 많은 것을 해결했다.



1. 코팡안의 Full moon party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돈삭 항구가 폐쇄되었다는 소식을 (너무 밉지만 많은 것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 Air Asia 직원이 처음으로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백 번 정도 말해서 입 아프니 한번 말할 때 제대로 알아들어 주었으면 한다는 표정으로. 그전엔 몰랐다. 예약한 숙소, 차량, 배편 그 어떤 곳에서도 전화, 문자, 메일 등 그 어떤 방식으로도 알려주지 않았다.



2. 결항한 비행기표를 14일 끄라비로 가는 비행기표로 바꾸었다. 방금 그 직원이 해주었다. 고2 때 정말 싫어했던 담임 선생님 표정으로 대충 붉은 동그라미를 치며 잘 확인하고 다시는 오지 말라는 듯이.


‘나도 오기 싫어요. 여러분들이 전화도 안 받고 한 시간 기다린 라이브 채팅으로는 해결이 안 되니 전화하라고 해서 온 거지. 앞으로 Air Asia는 절대 이용 안 할 거야. 예전에 Air Asia 비행기 테러당한 적 있지? 이유는 아직도 알 수 없고 말이야. 난 그 이유를 알겠는데 왜 여러분들은 모를까?’



3. 방콕에서 11일, 12일, 13일을 보내야 하니 숙소를 예약해야 했다. 방콕은 전에도 실컷 봤으니 관광보다는 좀 쉬려고 라마다 리버사이드 호텔을 선택했다.


바퀴벌레 후기가 있었지만 취소된 코팡안 숙소가 절대 환불은 안 해준다고 했기 때문에 싼 숙소 중에서 선택했어야만 했다. 이틀 예약했다.


13일은 끄라비로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가기 좋은 숙소를 예약하기로 했다.




4. 아고다에 이런 상황을 알려주었다. 홍수 때문에 코팡안에 가지 못하는데 ‘팡안 펄 빌라’가 환불을 안 해준다고 혹시 방법이 없냐고 형규가 메일을 썼다.


우리나라 아고다 직원이 전화가 와서 통화했다. 비싼 국제전화 요금을 감당해가며, 30만 원을 돌려받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안고.




5. 2년 전, 처음 방콕에 왔을 때처럼 지하철표를 사고 사진을 찍었다. 힘들었지만 웃었다. 

여행 기분을 내기 위해서. 서로를 위해서.

그리고 공항에서 하루를 거의 다 보낸 우리를 속이기 위해서. 마치 방금 도착한 여행자들같이.



6. 가서 좀 자자. 응 가보자.







반달 동안 태국 남부 여행 일기_ 1월 11일 오후 6시

밖으로 나오다.




공항에서 공항 철도를 타고 밖으로 나왔을 때 날씨가 좋았다.




오후 5시가 넘는 시간이었지만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고 바람도 불지 않았다.



우리는 어느새 입고 있던 바람막이 점퍼를 손에 쥐고 있었다. 낮이 길고 해가 강한 여름 나라다. 추위가 싫어 늘 겨울에 여름 나라로 떠나는 나로선 지금의 이 더위가 싫지 않았다.


라마다 호텔 셔틀 보트를 기다리며 사진도 찍었다. 누가 봐도 여행자인 우리의 현실이 좋았다.





라마다 호텔 셔틀 보트는 그런 기분을 계속 느끼게 해주어서 좋았다. 친절하지도 불친절하지도 않은 직원들이 느긋하게 배를 운행했다. 그들은 일하기 귀찮아 했지만 일하는 걸 즐기기도 했다.









‘짜오프라야강에서 손님을 실어 나르는 배를 운전하며 노래를 흥얼거리고 도시락을 먹는 삶은 어떤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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