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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글아 로 Feb 02. 2023

반달 동안 태국 남부 여행 일기_의 시작

_의 시작 그리고 D-1일 


반달 동안 태국 남부 여행 일기


_의 시작



반달 동안 태국 남부를 여행했다.


코로나 전의 마지막 해외여행이었다. 그땐 몰랐지만.


이 여행을 다녀오고 나는 아이를 낳고 길렀다. 그 와중에 코로나가 터졌다. 육아와 코로나가 입을 막고 코도 막고 가고지비의 발길과 의지도 막았다.



#수완나품공항





그리고 어제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졌다. 발길과 의지는 벌써부터 열려 있었고, 이제 입과 코도 열렸다. 아주 나가라고 난리인 것 만 같다.



지금이라도 당장 수완나품 공항으로 날아가도 모자랄 판이지만 6살 여친 이름을 엄마 이름보다 먼저 쓰시고 지금 잠자리에 드신 그 분이 있어서, 쌀 한톨도 제손으로 안 드시는 그분이 있어서, 해외여행보다 다이소를 더 가고 싶어하는 그분이 있어서 그냥 산다.




아주 코로나 시국보다 더 우울하다. 원래 함께 겪는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혼자 겪는 난리가 진짜 난리지. 다들 태국에 베트남에 일본에 어디론가 떠나는데 혼자 이러고 있으니 그냥 어디라도 나가 걷고 싶다.





매우 슬프지만 ‘이럴 땐 여행책이라도 읽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여행책을 뒤적이다가 내가 코로나 전에 마지막으로 다녀와 쓴 여행일기가 생각났다. 쓰다 말다 해서 글이라 할 수 없지만 지금 읽어보니 생생한 그때 기억이 나서 마음만은 비행기를 태워 보낸 것만 같다.


#짝뚜짝 에서 산 일기장



이 정리 안된 내 일기를 잘 정리해서 나처럼 떠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비행기 한번 태워주어야 겠다.









코로나 시국 전의 여행이라고 특별히 지금과 다를 건 없지만 그때 사진을 보고 있으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보여서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무엇하나 거리낌 없던 그 때의 내 모습과 감정을 다 기록하고 싶다.


#룸피니공원



#끄라비 #에메랄드풀





30일 동안 매일 이 글을 쓰면서 여행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아서 오늘은 왠지 여행 전날 짐싸는 느낌 같다. 30일 동안 아주 야무지게 여행하려면 지금부터 '부지런한 마음'을 챙겨야 겠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방콕 #색소폰바






반달 동안 태국 남부 여행

_1월 9일 (태국 남부 여행 D-1)



시댁 제사를 다 마치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집으로 가는 차에 올랐다.


며느리들은 보통 그때서야 스마트폰과 조우한다. 나도 그랬다. 시댁에 여행간다는 얘기를 굳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사 준비와 제사 드리는 동안 더 적극적으로 스마트폰을 멀리했다. 왠지 그러는 편이 나을 듯 해서. 그러면 안 들킬 것 같아서.


아직은 며느리에서 여행자로 돌아가면 안될 것 같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나는 내일부터 2주간의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로 돌아왔다. 천천히.




#태국남부여행 #여행에세이 #말글아로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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