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글아 로 Feb 03. 2023

반달 동안 태국 남부 여행 일기_ 1월 10일

놀지도 못하는 것들이 무슨 full moon party에 가겠다고.


반달 동안 태국 남부 여행 일기_ 1월 10일

놀지도 못하는 것들이 무슨 full moon party에 가겠다고.




나는 ‘야광 페이스 페인팅이 하고 싶어서’


형규는 ‘더 나이 들면 다시는 경험 못 할 일이니까.’


코팡안 일정을 계획했다. 우린 다 계획이 있었다.



무리하게 full moon party 날을 찾아, 무지하게 비싼 그러나 아고다 평이 10점 만점에 고작 6점 정도인 숙소를 예약하고, 들어가는 비행기와 배편을 (진짜 다시는 예약하고 싶지 않은) Air Asia를 통해 예약, 발권까지 마쳤다.



그제는 나오는 배편까지 예약해두었더랬다. 

놀지도 못하는 것들이 남의 나라 멀고도 먼 섬까지 가서 놀겠다고. 

섬인데 어찌 될 줄 알고 그토록 꼼꼼하게 예약해 두었단 말인가.



우리나라 제주도만 가도 지연은 기본이고 결항도 원래 그런가 보다 하는데 왜 그걸 생각 못 했을까 싶다. 

full moon의 기운이 씌었나 보다.




그동안 예약하고 어디가 좋을지 고민하고 제일 저렴한 걸 알아보려고 보낸 그 시간과 

들인 노력과 

그걸로 인한 피로감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어디로든 가서 경험이 되었겠지.


이 여행 후로는 어느 곳을 가든지 숙소를 미리 잡지 않게 되었고 부득이 숙소를 예약하더라도 무료로 취소할 수 있거나, 혹은 취소 수수료가 저렴한 곳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이 경험이 미래에 있을 코로나 시국에 받을 스트레스 요소 하나를 줄이는 귀한 습관이 되었다)



얼마 뒤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과 그걸로 인한 피로감이 어디로 갔는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비행기를 타러 가는 동안, 그리고 공항에 도착해서도 계속 검색과 통화로 그것들의 도착을 막아보려 애썼지만,


경험에는 다 대가가 있는 법.


엄청난 위약금이 먼저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방콕행 비행기는 멀쩡히 운행하니

가자.


일단 가자.

가서 보자.








#태국남부여행 #가고지비 #여행에세이 #말글아로여행






작가의 이전글 반달 동안 태국 남부 여행 일기 _1월 9일 저녁, 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