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식당>을 통해서 배우는 비즈니스 모델의 철학
얼마전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윤식당이 종영되었습니다. 저는 정말 유쾌하게 시청했는데요, 많은 분들이 저와 같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게다가 롬복이라는 아름다운 휴양지에서의 한국 식당이라니, 정말 많은 이들의 로망을 대신 실현(?)시켜주었다고 생각됩니다.
프로그램의 기본 틀이 비즈니스, 즉 식당의 경영과 관련된 것이니 만큼 얼마전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한 워크숍을 진행하다가 <윤식당>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공유해 드리려고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의 설계에 있어서도 맞춤형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많은 제품이나 서비스에 맞춤형이라는 타이틀이 붙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맞춤형 서비스, 맞춤형 가구, 맞춤형 교육 등등...... 사회가 복잡해지고, 사람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맞춤형은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서비스나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비즈니스 모델 워크숍을 하다 보면 해당 상품이나 서비스의 분야까지도 맞춤형으로 설계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 걱정이 앞섭니다. 특히 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스타트업의 경우 아직 명확한 제품이나 콘텐츠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때 두루뭉술하게 맞춤형을 아이템으로 들고 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저희는 (모든 비즈니스를) 맞춤형을 해드리려고요~"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데 있어서 맞춤형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요? 특히 사업을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에게 맞춤형이 유용할까요? 여러분은 맞춤형 사업에서 어떤 신뢰를 느끼시나요? 게다가 아직 고객들에게 알려지지도 않은 초기 사업체에게 말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제품이나 콘텐츠가 있고 그 콘텐츠를 맞춤형으로 설계하는 것은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지만, 무엇이든 맞춤형으로 하겠다고 하면 훗날 고객들은 그 기업체가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기억하지도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윤식당의 비즈니스 모델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예능프로그램이라는 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실제 사업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전제하고서라도, 이들이 초기에 메뉴를 개발하고 사업을 점진적으로 세팅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가게를 계속해도 성공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식당을 통해서 배우는 비즈니스의 철학 (사진출처 : tvN)
윤식당은 단일하고 집중된 메뉴를 통해서 한국 식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시작합니다. 이들이 1호점을 오픈할때는 불고기버거, 불고기 라이스, 불고기 누들과 약간의 음료만으로 시작했을 정도로 메뉴가 단순한 편인데요, 저는 초기 사업체로서 정말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윤식당의 사장님(?)인 요리사가 잘할 수 있는 메뉴인 불고기로 시작했고, 지역에 대한 이해가 협소한 이들은 메뉴를 최소한으로 구성했으며, (대신 맛에 대해서 열심히 연구했지요!) 3가지 메뉴로 나뉘긴 하지만 기본 재료를 같이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시장의 반응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물론, 계속 이렇게 할 것인지는 진행하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즉 사업 초기 단계에서 좋은 모델입니다.)
그렇게 1차적인 경험을 토대로 불고기 다음 메뉴인 라면 시리즈 메뉴를 론칭하는데요. 플레인 라면, 에그라면, 만두라면, 에그만두라면이 그것입니다. 이 또한 기본 베이스는 같고, 거기에 약간의 재료를 더해서 여러 가지 메뉴를 만들어 냅니다. 마지막에는 이서진 상무의 설득과 ㅋㅋㅋ사장님 또한 메뉴 개발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진 이후로는 파전, 만두튀김, 닭튀김 등 다양한 메뉴가 지속적으로 개발됩니다. 즉, 그들만의 색깔을 갖고 점진적으로 비즈니스의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함께 일할 동료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어떠한가요? 물론, 윤식당은 연출팀에서 섭외를 한 것이기는 합니다만, 초기에는 최소 인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필요 인력을 고용하는 방식으로 식당을 운영합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나 소기업의 대표님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안타깝게도 인건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또한 매우 경영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트업이나 소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할 때 초기부터 욕심을 부려 많은 인원으로 세팅을 하기보다는 경영자는 최소의 인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합니다. (저비용으로 과도한 노동력을 요구하라는 이야기가 아닌 것은 아시지요?^^;) 적정한 인력의 안배를 효율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잘 설계하여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초기에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눈에 띄었던 점은 사장님과 직원들이 함께 식사를 나누면서 그날의 일과, 레시피에 대한 생각, 비즈니스 모델 등을 자연스럽게 논의하는 과정들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사장님께서 직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시죠. 그때 윤여정 님이 했던 이야기가 한참 화자되기도 했었지요. (현실에서도 전 직원이 한마음으로 이렇게 헤쳐나갈 수 있다면 무슨 사업이든 성공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그 유명한 윤여정님의 어록입니다.이미 종영되어 시청자로서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tvN 윤식당이 사업의 고비들을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과 협업으로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긴 여운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업종과 업태는 다르겠지만 경영의 철학을 갖고 기본원칙을 지켜가는 윤식당의 모습을 많은 소기업들과 스타트업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윤식당, 벌써 그립네요. ^^ (사진출처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