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넘어, 인사이트로 마케팅하라

유행에 흔들리기보다, 나만의 인사이트로 길을 만들고 싶은 마케터들에게

by 궁금소년

광고와 마케팅을 마음에 품고 있다면 늘 듣게 되는 이야기. “○○가 요즘 대세라더라”, “GenZ들은 다 XX를 산다던데?” 같은, 즉, '트렌드'에 관한 이야기들. 그래서 오늘도 대한민국의 의지할 곳 없고 불안한 많은 마케터들은 온갖 유·무료 뉴스레터를 구독하고, 온·오프라인의 커뮤니티를 기웃거리며, 마케터 본인의 취향도 아닌 새로 뜬다는 소셜미디어에 가입해 보기도 한다. 혹시 코로나 시국의 메타버스 열풍을 기억하는가? 그 시기 얼마나 많은 2030 마케터가 스스로 어떤 의미도, 재미도, 감동도 느끼지 못하는 메타버스 공간에 들어가서 허우젹댔었는지 모른다. (물론 나도 그 중 하나다)


209429_209333_3915.jpg MZ가 이게 재밌어서 맨날 접속했었다고? 진실일까?


그런데 이런 트렌드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인데도, 정작 그걸로 ‘대박 쳤다’는 소식을 듣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몇몇 발빠르고 마케팅 비용이 많고, 브랜드 밸류가 나쁘지 않은 브랜드가 빠르게 트렌드에 탑승해 해당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를 섭외해 콘텐츠를 만드는 정도? '아 여기 이거 빨리 잘 잡았네' 정도의 평가만 받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쓸 수 없어지는 일시적 마케팅이 되어버리는 현실을 느껴보지 않았는지.


'아니, 다들 똑같이 ‘요즘 이거 뜬다’는 트렌드에 목숨거는데, 왜 실제 마케팅 성과는 별로일까?'


이런 의문과 고민이 든다면, 사실 그 순간부터 진정한 마케터로 거듭나고 있는 순간이다.



1. 누구나 아는 ‘트렌드’, 그런데 왜 어려울까


대홍기획과 제일기획에서 디지털 캠페인 관련 전략과 기획을 할 때, 하루 일과 중 빼놓을 수 없던 게 바로 ‘트렌드 분석’이었다. 인터넷 뉴스, SNS, 각종 시장 리포트까지 샅샅이 뒤져서, '요즘 우리 타겟이 이런걸 좋아하는구나, 이런게 뜨는구나' 하고 캐치해야 했고, 누군가 회의시간과 점심시간에 "요즘 이거 모르세요?" 라는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으며 FOMO(Fear of missing out, 남들에게 뒤쳐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공포)를 느끼곤 했다. 지금 딜로이트 컨설팅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면서도 CX & 마케팅 전략을 짜려면, 마음 한 구석에서 스멀스멀 불안감이 올라온다. '내가 남을 컨설팅하려면, 남들보다 더 빠르게, 더 깊이 가장 최신 흐름을 빠르게 파악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그런데 수 없이 트렌드를 분석하고 깨달은 게 있다.

보고서, 기사, SNS, 서점의 트렌드 리포트를 조금만 봐도 트렌드는 금방 알 수 있음

정작 그걸로 대단한 성과를 내는 기업은 생각보다 적음


그래서 많은 마케터가 마음 속에 가진 의문이 있을 것이다.
'나도 꽤 빠르게 알아내고 적용해봤는데, 왜 성공으로 이어지질 않지?'
사실 이 물음에는 꽤 중요한 힌트가 숨어 있다.



2. ‘트렌드’만 봐서는 절대 차별화된 마케팅이 어렵다


누군가 마케터에게 “요즘 이게 핫하대”라고 알려주면, 순간 ‘우리 빨리 저것을 해야겠다’라는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정보이다.


이미 보고서나 기사, SNS를 통해 대중적으로 공유된 상태

그래서 우리만의 독창성이나 차별화 포인트가 희미해질 가능성이 큼


a_g4fUd018svc19ez2pchnise9_212jbj.jpg?type=w800 모두가 다 아는 트렌드... 내가 적용하면 다를까?


심지어 ‘트렌드 분석’을 열심히 하는 팀들조차, 조금만 지나면 “어… 벌써 다 해버렸네?”라는 상황을 마주하곤 한다. 그리고 “왜 우린 생각만큼 성과가 안 나지?”라며 좌절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문제는, 많은 마케터들이 “대세를 쫓으면 뭔가 될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에 매달린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정작 수 많은 트렌드를 알아내고 적용해보기에 급급해 ‘왜 이게 대세인가?’, ‘우리 브랜드와 시너지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같은 질문은 뒤로 미뤄버리고, 고찰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기도 하다. 물론 마케팅팀 실무 입장에서는 위의 의사결정권자들에게 트렌드 자체를 이해시키기도 버거운데, 그 뒤에 숨은 '왜'까지 이해시키는 것은 너무 엄두가 안 나는 일이기도 하다.



3. 인사이트가 없으면, 결국 ‘더 좋은 마케팅’으로 못 간다


과거 디지털 캠페인을 기획할 때, ‘트렌드 리포트’를 기반으로 클라이언트에게 제안서를 냈던 적이 있다. 초반 반응은 좋았다. “오, 요즘 이런 트렌드가 있어요? 신기한데요?”

그런데 막상 아이디어를 적용한 실행 단계에 들어가면, 특히 트렌드를 직접 이해하지 못하는 클라이언트의 경영진까지 보고가 올라가면 다음과 같은 의문에 맞서야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우리 핵심 타겟이 이 트렌드랑 정말 맞나요?”

“근데 왜 사람들이 그 흐름에 반응하는 거죠?”

"잠깐 있다가 사라질 트렌드 아닐까요? 우리 브랜드가 이 트렌드를 활용하는게 장기적으로 맞나요?"


이런 질문들이 쏟아졌고, 저도 속으론 '음… 데이터 상으로는 그렇다고 나와 있는데, 정말 효과가 있을까?' 또는 '이 트렌드에 왜 반응하는 걸까..?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까?' 하고 우려가 되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현장에서 마케팅을 진행해보면, 단순히 ‘너 요즘 이거 좋아하지? 그러니 우리 제품/서비스 써 봐’의 단순한 메시지 만으론 소비자 마음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결국 *“왜 이런 트렌드가 뜨고, 사람들은 어떤 욕구나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이걸 선택하는가?”라는 인사이트가 없으면 차별화 된 마케팅이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4. 그렇다면, 트렌드 → 인사이트로 가는 방법은?


그렇다면 단순 트렌드를 뛰어넘는 인사이트 발굴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 역시 정답을 찾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정말 운 좋게도 훌륭하신 선배님들의 노하우를 배우거나, 외국의 광고/마케팅 구루들의 노하우를 끊임없이 알아보고 시험/적용해보며 몇 가지 단서들을 찾아냈습니다.


1) 데이터의 뒤에 있는 이유를 상상하고 검증하기
: 단순 매출이 급상승한 시점이나 소비자의 행동 지표가 폭발했다고 해서 그 내용이 다음에도 그대로 먹힐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 상황이 벌어지게 된 특수한 다른 영향 요인이 있을 수 있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서 '그나마 나은' 데이터 지표가 나오고 있었을 수 있습니다.


2) 소비자 ‘관찰’
: 설문조사에서 사람들은 있어보이기 위한 답변을 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게다가 저는 수 차례의 FGI(Focus Group Interview)와 FGD(Focus Group Discussion)를 해 보면서도 얼마나 엉망으로 설계되는지, 참여자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면서 결과가 왜곡되는지를 제 3자의 입장에서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말과 응답을 그대로 믿기보다, 그들의 상황과 맥락을 민감하게 파악하는 현장에서의 노력이 중요합니다.


3. 꼭 써보고 겪어보기
: “이 마케팅 혹은 이 서비스가 정말로 나에게 매력적일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의외로 ‘그렇게까지 끌리진 않는데?’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영화 'What women want'를 아시나요? 저는 남자지만, 여성의 네일팁 제품의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위해 직접 손가락에 네일팁을 붙이고 생활해보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의외의 기분전환(?)과 의외의 불편함 등을 직점 체험하며 소비자의 인사이트에 더욱 가까워지는 경험도 했었죠.


결국 트렌드 분석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었던 “사람들은 사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이런 부분을 원하고 있구나!”라는 본질적인 니즈를 찾아내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IE001982436_STD.jpg 이 힘든 요가를 꾸준히 하는 여성들은 진짜 대단해..



5. 앞으로 이 블로그에서 더 깊이 파볼 이야기들


그래서 여기까지, 단순 트렌드만 본다고 마케팅이 끝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해봤습니다.


저 역시 광고회사와 컨설팅 현장을 오가며,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트렌드 속에서 “정말 이걸 왜, 어떻게 써야 하지?”를 밤새 고민해 온 시간이 있었죠.


앞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그동안 외부 강연에서만 주로 풀어놓았던 인사이트 발굴 과정과 실제 사례들을 좀 더 차근차근 정리해볼 예정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데이터를 더 파고들어야 하고, 관찰은 또 어떻게 해야 하며, 직접 써보는 과정에서 뭐가 보이는지” 같은 것들을 하나씩 나눠보려고 합니다.


다양한 업계 사례: 자칫 뻔해 보이는 트렌드를 뜻밖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성공한 이야기들

실패했지만 배움을 준 케이스: “왜 ‘정말 좋다’는 트렌드를 그대로 썼는데도 안 통했나?”를 파헤치는 과정

제가 직접 겪고 깨달은 시행착오: “이건 대박날 줄 알았는데, 막상 소비자 반응은…?” 같은 민망함 가득한 경험담


이런 과정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곧 “우리 브랜드와 서비스에는 어떤 트렌드가 잘 맞고, 왜 그래야 하는지”가 좀 더 선명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의 결론은 이것 같아요.


트렌드를 알아내는 건 시작점일 뿐, 진짜 승부처는 ‘왜?’라는 질문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걸로부터 얻어진 인사이트가 있으면, 마케팅의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


앞으로의 글에서도, 사람들의 숨은 마음을 파헤치고 트렌드 뒤에 감춰진 스토리를 재발견하는 방법들을 좀 더 깊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며 떠오른 궁금증이나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댓글이나 메시지로 알려주세요.


우리 모두가,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건 물론이고,
그 트렌드를 더욱 ‘우리만의 인사이트풀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길 바라며…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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