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끄적끄적쓰는 윪
요즘 내 관심사는 ‘사랑’이다. 그냥 사랑에 대해서 갑자기 많이 생각해 봤다. 사실 이 주제로 글을 한 편 썼는데, 마음에 안 들어서 컴퓨터에 잘 보관하고 있다. 내가 해온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고 내가 받아온 사랑 또한 사랑이 아니었다. 이렇게 말하니까 삭막하고 마음이 텅 빈 느낌이지만,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받은 사랑이 없어서 줄 수 있는 사랑이 없다고 생각했다. 낭만이라는 단어를 싫어했고 외로움이 싫어서 연애하거나 결혼을 하는 선택을 못마땅해 했다. 사실 지금도 조금 그런 마음이 있다. 아마, 이건 나의 방어기제가 아닐까? 내가 꼭 그런 선택을 할 것 같아서 미리 ‘안 돼!’라고 경고를 하는 거지.
파리바게트를 그만두고 작은 사무실에서 자료를 찾고 모니터만 보다 보면 뭔가 이룬 것 같으면서도 이루지 못한 패배감이 든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맞는 것인가 하면서도 다른 곳에서 멋지게 일할 나를 상상하면서 위로를 하다 일을 한다. 알바지만 확실히 알았다. 화장품 쪽은 절대 가지 않기로. 관심이 있는 줄 알았더니 전혀 없다. 다양한 화장법을 보다 보면 눈이 아프다.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눈이 너무 아프기도 하고 답답한 마음에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태릉에서 성수까지 달렸는데, 초반엔 꽤 잘하더니 요즘 힘이 부쩍 든다. 그래도 딱 자전거를 타고 중랑천으로 가는 길이 제일 즐겁다. 다양한 사람들이 농구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걷는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아니면 소중한 혼자와 함께.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면서 달리면, 베이스 소리가 내 심장 소리 같다. 둥둥둥 낮게 울리는 소리는 귀에서부터 심장까지 닿는다. 저렇게까지 좋아한다고? 의문이 들면서 나조차 저렇게 좋아하는 마음을 어느 순간 이해하게 된다. 그렇게까지 사랑했니? 드럼 소리에 맞춰 달리면 어느 순간 앞사람을 앞질러 앞질러. 왜 그렇게 까지 사랑했는지 알 거 같기도 하다. 그런 감정을 느낀 것에 대한 부러움과 그 사랑을 받은 사람에 대한 사소한 질투.
연애를 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정신없는 현실에 적응하기 바쁜 나다. 거짓말, 나는 다정한 사람이었다. (김금희 작가 사랑 밖의 모든 말들 발췌) 지금까지 누구든 다 사랑했다. 내 곁에 있던 사람들을 사랑해서 미워했고 사랑해서 보러 갔다. 다정함, 나는 이 다정함이 꽤 좋다. 사랑이 꼭 연인 사이에서만 있나. 그치? 다정함을 풀러 만나야겠다.
“어디야? 내가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