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나를 찾아서> 독일 베를린
▲ 랑스도르프(Rangsdorf)에서 서핑 © Kyrene
몇 번 다녀간 유럽은, 빠듯한 업무일정과 여정을 소화하느라 느긋하게 쉬어보지 못했다. 오늘은 가볍게 주변 산책을 하며 쉬기로 한다, 이젠 그럴 나이다. 베를린 근교 도심을 약간 벗어나 숲길을 들어서니,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찬란한 햇살로 반짝이는 호수가 유유히 헤엄치는 물새들과 함께 우리를 맞이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위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새들을 품고 있는 아침호수는 또 다른 표정으로 아름답다.
요트를 즐기고, 윈드서핑을 하고 보트 타는 모습이 유쾌하다. 우리는 산책도 하고 차도 마시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늘과 호수와 함께한다.
저만치 눈길 닿는 곳에 호수를 둘러싼 숲이 있고 그 숲 너머로 붉은 태양이 서서히 작별을 고한다. 진한 주홍빛으로 붉게 물들어 있는 드넓은 하늘이 그대로 호수 위에 내려앉는다.
석양이 지고난 하늘은 오래도록 아름다운 노을을 남기고 호수는 그 모든 것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수평선 멀리 혹은 산을 넘어가는 석양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바로 눈앞 손길 닿을 수 있는 호수 위에 불타는 노을은 처음 보는 축복이고 행운이다.
달빛이 내리는 저녁 호수는 더없이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그런데... 눈물이 난다.
오늘 하루는 각자가 있는 그곳에서 가슴속 작은 돌멩이 살짝 들어내고 오로지 나에게만 시간을 허락하자. 어디를 나가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그냥 나를 쉬게 하자. 그래야 내일이 나를 반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