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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rene May 28. 2024

하루쯤은 이렇게 - I

<젊은 날의 나를 찾아서> 독일 베를린

▲  랑스도르프(Rangsdorf)에서 서핑  © Kyrene






몇 번 다녀간 유럽은, 빠듯한 업무일정과 여정을 소화하느라 느긋하게 쉬어보지 못했다. 오늘은 가볍게   주변 산책을  하며 쉬기로 한다, 이젠 그럴 나이다. 베를린 근교 도심을 약간 벗어나 숲길을 들어서니,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찬란한 햇살로 반짝이는 호수가 유유히 헤엄치는 물새들과 함께 우리를 맞이한다.


▲  호수에서 노니는 물새들  © Kyrene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위에서 한가로이 노니는 새들을 품고 있는 아침호수는 또 다른 표정으로 아름답다. 


▲  호숫가 갈대숲  © Kyrene


요트를 즐기고, 윈드서핑을 하고 보트 타는 모습이 유쾌하다. 우리는 산책도 하고 차도 마시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시각각 변화하는 하늘과 호수와 함께한다.


▲  호수에서 윈드 서핑  © Kyrene



▲  호숫가 산책로  © Kyrene


저만치 눈길 닿는 곳에 호수를 둘러싼 숲이 있고 그 숲 너머로 붉은 태양이 서서히 작별을 고한다. 진한 주홍빛으로 붉게 물들어 있는 드넓은 하늘이 그대로 호수 위에 내려앉는다.


▲  하늘을 품은 호수  © Kyrene


석양이 지고난 하늘은 오래도록 아름다운 노을을 남기고 호수는 그 모든 것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수평선 멀리 혹은 산을 넘어가는 석양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바로 눈앞 손길 닿을 수 있는 호수 위에 불타는 노을은 처음 보는 축복이고 행운이다.


▲  호수와 하나 된 하늘  © Kyrene


달빛이 내리는 저녁 호수는 더없이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그런데... 눈물이 난다.


▲  호수 위에 앉은 달  © Kyrene


오늘 하루는 각자가 있는 그곳에서 가슴속 작은 돌멩이 살짝 들어내고 오로지 나에게만 시간을 허락하자. 어디를 나가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그냥 나를 쉬게 하자. 그래야 내일이 나를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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