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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ros Jul 10. 2024

[슬로베니아여행] 블레드 호수, 너의 소원을 빌어봐!

<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동유럽여행

▲  블레드 호수와  성모 승천 성당  © Kyros






부다페스트에서 약 5시간 30분 거리의 슬로베니아(Slovenija) 블레드 호수(Blejsko jezero)로 향하는 깔끔하고 쭉 뻗은 도로는 통행량이 아주 적다. 슬로베니아 국경을 넘어 선 풍광은 또 다른 모습으로, 멀리 산등성이 보이고 구릉에는 상당히 큰 마을이 형성되어 있으며 숲이 없는 산자락의 농경지가 독특하다. 국경을 한참 벗어나서 만난 농촌풍경은 평화롭고 정돈된 느낌이다.


▲  슬로베니아 전원 풍경  © Kyros


하얀 구름에 덮인 장엄한 산봉우리도 보인다. 블레드 시내로 들어서니 영상에서 본 그대로 그림처럼 아름다운 블레드섬과 절벽 위에 세워진 중세의 ‘블레드 성(Blejski grad)’이 한눈에 들어온다.


▲  성모 승천 성당과  블레드 성  © Kyros


호텔 행사로 인해 호수 근처 호텔 투숙 일정이 갑자기 변경되어 성모 승천 성당(Cerkev Marijinega Vnebovzetja)으로 가는 플레트나 보트(Pletna, 캐노피가 있는 곤돌라 스타일의 배)를 원하는 일자에 예약할 수 없었다. 호텔 근처 선착장에 도착하니 마침 2대의 배가 빈 채로 세워져 있다. 승선하고 잠시 기다리니, 뱃사공(Pletnar)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다가오며 예약여부를 묻는다. 단체 예약손님 대기 중이라 한다. 


▲  젊은 사공의 배  © Kyros


호숫가 야외 카페 여직원에게 문의하니, 우리가 이미 왔던 방향으로 1km 정도 가면 선착장이 있다고 한다. 알려준 곳을 한참 지나도 선착장은 보이지 않고 덕분에 거의 호수의 절반가까이를 걸었다. 때마침 유모차에 예쁜 아기를 태우고 산책 중인 부부를 만나 다시 문의하니,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호수변의 작은 공터에서(부두시설이나 선착장을 연상하는 안내 표지 없음) 배를 기다리라 한다. 


▲  섬으로 향하는 플레트나  © Kyros


다행히 오래지 않아 우리 쪽으로 플레트나 한대가 들어오고,  중년의 친절한 뱃사공 덕택에 무사히 섬에 도착한다. 섬 선착장에는, 예약 대기 중이라며 천연덕스럽게 거짓 정보를 제공해 생고생시킨 젊은 사공이 이런저런 관광객들을 배에 태우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잘 아는 척 엉터리 정보를 자세히도 안내했던 카페 여인, 그 와중에 이 모든 것을 바로 잡아주는 선량한 부부와 뱃사공도 만난다. 여행지에서 만난 현지인 몇몇이 그곳의 인상을 좌우하기도 한다. 




성모 승천 성당, 너의 소원을 빌어봐!


99개 계단을 걸어 오르니 이미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북쪽 끝에 성당이 보인다. 1142년 축성된 섬 최초의 벽돌 성당은 15세기에 고딕 양식으로 재건되었으며(출처: https://www.bled.si), 큰 지진 이후 17세기말 현재의 바로크(Baroque) 양식으로 보수되었다(출처: https://www.blejskiotok.si). 개장 시간은 5월~9월은 오전 9시~오후 7시이며, 계절별로 다르다. 성인 입장료는 12유로이다.


▲  성모 승천 성당  © Kyros


성당 내부에는 흰색의 단순한 구조와 대비되는, 화려한 금박 조각이 있는 주요 제단과 ‘황금 제단’이라 불리는 대제단이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  성당 내부 금박 제단  © Kyros


제단 앞 중앙에는 52m 높이 종탑에 있는 ‘소원의 종 (Zvon želja, Wishing bell)’을 울릴 수 있는 밧줄이 내려와 있다. 그 종을 세 번 울리면 꿈이 이루어진다고 전해진다. 우리도 작은 소망을 담아 힘껏 종을 울려본다.


▲  너의 소원을 빌어봐!  © Kyros


에메랄드 빛 잔잔한 호수와 북동쪽 호수변 저 멀리 하얀 구름을 허리에 두른 수려한 산을 배경으로 늠름하게 서있는 블레드 성이 무척 평화롭고 아름답다.


▲  블레드 성과 호수  © Kyros


섬 선착장에는 알록달록한 플레트나가 돌아가는 관광객을 태우느라 분주하다.


▲  빨, 노, 파 플레트나  © Kyros


호텔에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산책길에 나선다. 정원 산책길은 여전히 붉은 장미가 한창인데, 다른 한편에는 이미 노란 단풍이 절정이다. 오늘도 좋은 날씨에 고마운 사람들을 만나 필요한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음에 감사한다. 


▲  호숫가 정원 산책길  © Kyros



▲  산책길 노란 단풍  © Ky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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