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스페인여행/세비야] 세계 최대 고딕, 세비야 대성당

<안전하고 편안하게 유럽 자동차 여행하기> 남유럽여행

by Kyros YN

▲ 해질녘 세비야 대성당(La Catedral de Sevilla) © Henrique Ferreira






유럽 주요 도시 자동차 여행의 경우, 우리 관심사 중 하나는 여행 목적지에 가까우며 안전 관리가 잘되는 장소에 주차하는 것이다. 세비야 대성당(La Catedral de Sevilla)이 도심에 위치하므로, 사전(事前) 검색한 아베니다 로마 주차장(Parking Avenida Roma, Parking Roma MC)에 주차하기로 한다. 막상 도착하니 도로에 커다란 고목이 쓰러져 있고 주차장 입구는 닫혀 있다. 어젯밤 폭풍우로 가로수 고목이 부러진 모양이다.


20231023_104134-cp-1.png ▲ 비 내리는 세비야(Sevilla) 도심 © Kyros YN 2025


대체(代替) 주차장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니 근처 '럭셔리 호텔(호텔 현관 한쪽에 실제 새겨진 이름)' 입구에 “주차” 표지판이 눈에 띈다. 호텔(Hotel Alfonso XIII, a Luxury Collection Hotel) 직원에게 주차 가능여부를 문의하니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지상 유개(有蓋) 주차장에 무인정산기가 설치되어 있다. 규모가 상당한 중세 건축 양식의 멋진 모습과 더불어 호텔 운영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20231023_105238-cp.png ▲ 호텔 알폰소 13세(Hotel Alfonso XIII, a Luxury Collection) © Kyros YN 2025


낯선 곳에서 사소한 일 하나가 큰 행복감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 사소한 경험은 아무 때나 쉽게 얻는 것은 아니라서 늘 감사하며, 우리도 누군가와 작은 행복을 나누려고 노력한다.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약 7분 거리의 대성당으로 향하자 화창한 날씨로 바뀐다.




세비야 대성당(La Catedral de Sevilla)


세계 최대 고딕(Gothic) 대성당인 "세비야 대성당"(La Catedral de Sevilla/정식 명칭: Catedral de Santa María de la Sede)은 12세기 알모하드 제국(Almohads) 시기에 지어진 거대한 모스크 기초 위에 1403년 건축을 시작하여 1506년에 완공되었다(출처: https://www.britannica.com).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되었으며 주교좌성당(主敎座聖堂)으로써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Sevilla_Cathedral_-_Southeast-Ingo Mehling-cp.png ▲ 세비야 대성당(La Catedral de Sevilla) 남동쪽 전경 © Ingo Mehling


월요일~토요일은 오전 11시~오후 7시, 일요일은 오후 2시 30분~7시까지 방문할 수 있다. 일반 입장권 온라인 구매 시 성인 입장료는 €13(약 2만1천원)이다.


고딕과 르네상스 건축양식의 이 대성당은, 내부에 회화·조각·목각 등 예술 작품과 고딕·르네상스·바로크·플라테레스크(Plateresque) 양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대성당 내부에 들어서니 드높은 천장과 널따란 메인 홀(Main Hall)이 시야(視野)를 가득 채운다.


20231023_112616-cp-Half.png ▲ 세비야 대성당(La Catedral de Sevilla) 메인 홀(Main Hall) © Kyros YN 2025


스페인의 타 지역 성당과 유사하게, 주요 조형물과 성물(聖物) 대부분은 이곳 역시 쇠창살에 막혀 있어 실망스럽지만 섬세하면서도 장엄함이 풍기는 조각과 예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20231023_112538-cp.png ▲ 세비야 대성당 쇠창살 보호시설 © Kyros YN 2025


스페인 최초 전기 연결식 오르간 시스템 "대성가대 오르간(Órgano del Coro)"은, 1901년 바스크(Basque) 오르간 제작자 아킬리노 아메수아(Aquilino Amezua)에 의해 제작·설치되었으며(출처: https://www. catedraldesevilla.es) 1996년 게르하르트 그렌칭(Gerhard Grenzing)에 의해 복원되었다.


대성가대석 토럴 아치(Toral Arches) 아래에 설치된 오르간 양측의 “음향 상자”(성가대석의 좌측 상자는 Lado de la Antigua, 우측은 Lado de San Francisco라 칭함)에서 울려 퍼지는 약 100여 개의 음향 세트로 이루어져 있다. 외관(外觀)만으로도 웅장함이 드러난다.


20231023_131330-cp-1-Half.png ▲ 세비야 대성당, 대성가대 오르간(Órgano del Coro) © Kyros YN 2025


메인 홀에는 높고 기다랗게 성전(聖殿)이 위치해 있고, 제대(祭臺) 위에 황금빛 감실(龕室, 聖體保管所)이 정갈하게 자리하고 있다.


20231023_114158-cp-Half.png ▲ 세비야 대성당(La Catedral de Sevilla) 성전(聖殿) © Kyros YN 2025


대성당 중앙의 성가대석(El Coro) 양쪽에 위치한, 16세기~17세기경 제작된 바로크 양식 제대의 왼쪽(Izquierda) 측면에 성모 마리아 제단(Altares de la Virgen)이 있고 오른쪽 측면에는 승천 제단(Altar de la Asunción)이 설치되어 있다.


20231023_131236-cp-Half.png ▲ 세비야 대성당(La Catedral de Sevilla) 제대(祭臺), 감실(龕室) © Kyros YN 2025


대성당 내부 주제대(Retablo Mayor) 뒤쪽, 왕실 예배당(Capilla Real) 근처의 주감실(Sacristía Mayor) 내에 스페인 황제 카를로스 5세(Carlos V)의 대관식 우의(Coronation Cope)가 전시되어 있다. 뒷모습까지 고려한 우아함과 세련미를 담고 있는 예술작품으로 느껴진다.


20231023_131551-cp.png ▲ 카를로스 5세의 우의(Capa pluvial de Carlos V) 전면 © Kyros YN 2025


이 우의(雨衣)는 1520년 10월 23일 독일 아헨(Aachen)에서 열린 신성로마제국 황제 대관식에서 카를로스 5세가 의례용으로 착용한 것이다(출처:上同). 원래 세비야의 산티아고 교회(Iglesia de Santiago)에 소장되어 있었으나, 2000년 복원 작업을 거친 후 현재 대성당의 유리 케이스에 전시 중이다.


20231023_131629-cp-1-Half.png ▲ 카를로스 5세의 우의(Capa pluvial de Carlos V) 후면 © Kyros YN 2025


성당 입장 후 중앙 통로(Nave Central)를 따라 직진하면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거대한 금박 고딕 양식 목조 조각품, “레타블로 마요르(Retablo Mayor, 主祭臺)”가 자리하고 있다.


플랑드르(Flemish) 출신 장인(匠人) 피에르 당카르(Pieter Dancart)가 설계한 이 작품은 1482년 공사를 시작해 1564년 다른 예술가들 팀에 의해 완성되었다(출처: https://aviewoncities.com). 주로 목각으로 제작된 성경 속 인물과 성인들의 생애를 묘사한 36개의 금박 부조 패널은 다색(多色) 채색과 금박으로 장식되어 있다(높이 약 20 m, 너비 약 18 m).


세비야 대성당의 수호 성모이자 주보 성인인 “성좌의 성모(La Virgen de la Sede)”상이 주제대의 하단에 자리하고 있다. 13세기경 사이프러스 목재로 제작되었으며, 성모 마리아가 왼쪽 무릎 위에 아기 예수를 안고 앉아 있는 조각상이다. 종교적 의미는 차치(且置)하고, 쉽게 만나기 힘든 뛰어난 예술작품들이다.


20231023_130609-cp-1-Half.png ▲ 레타블로 마요르(Retablo Mayor, 主祭臺), 성좌의 성모(La Virgen de la Sede)상 © Kyros YN 2025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장례 기념물(Monumento Funerario de Cristóbal Colón)은 대성당 주 입구에서 중앙 통로를 따라 직진 후 오른쪽의 남쪽 트란셉토(Transepto Sur)에 위치해 있다.


20231023_133517-cp-1-4x3.png ▲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묘(Tumba de Cristóbal Colón), 장례 기념물(Monumento Funerario) © Kyros YN 2025


콜럼버스는 1506년 스페인 바야돌리드(Valladolid)에서 사망했으며, 그의 유해는 여러 도시를 거쳐 1898년 세비야로 최종 이송되어 이곳에 안치되었다(출처: https://www.atlasobscura.com). 유해(遺骸)의 진위(眞僞)에 대한 조사와 최근 DNA 검사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20231023_130707-cp-1.png ▲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장례 기념물(Monumento Funerario) 전면 © Kyros YN 2025


세비야 대성당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묘(Tumba de Cristóbal Colón)는 조각가 안토니오 수시요(Antonio Susillo)가 1891년에 제작하였으며, 1899년 대성당에 설치되었다(출처: https://www. catedraldesevilla.es). 콜럼버스에 관한 다양한 역사적 해석은 논외(論外)로 한다.


대성당의 가장 상징적인 현대 조각 작품 중 하나인 장례 기념물은, 청동과 대리석을 사용하여 제작하였으며 스페인의 제국적 유산과 탐험 시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가슴에 새긴 중세 왕국 문장 복장을 착용한, 스페인 통일 왕국의 상징적 인물 (4명의 왕실 사자, Reyes de Armas)이 콜럼버스의 관을 운구함으로써 국가적 영웅으로서의 위상을 상징하고 있다.


20231023_113837-cp-Half.png ▲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장례 기념물(Monumento Funerario de Cristóbal Colón) 측면 © Kyros YN 2025


황금빛 조명으로 은은히 빛나는 대성당 돔 곳곳에, 다양한 모습의 스테인드글래스 창(窓)이 설치되어 있다.


20231023_114326-cp-1-Half.png ▲ 대성당 돔에 설치된 다양한 모습의 스테인드글래스 창(窓) © Kyros YN 2025


대성당 내 다양한 스테인드글래스 창(窓) 중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이 있는데, 기도 시작(Adhan)을 알리던 탑(塔) 미나렛(Minaret)으로 건설되었던 대성당 동편의 히랄다 탑(La Giralda)을 형상화한 것이다.


20231023_131509-cp-1.png ▲ 세비야 대성당, 히랄다 탑(La Giralda) 스테인드글래스 창(窓) © Kyros YN 2025


대성당 관람을 마치고 근처 스타벅스에서 잠시 쉬기로 한다. 입구에 수십 명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지어 서 있다. 카운터 직원에 문의하니, 모두가 매장의 구매고객은 아니라고 귀띔해 준다. 줄 서있는 그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 대기 단체관광객이라 한다. 유럽에서 대부분 화장실 이용은 유료(有料)이다. 무료화장실을 운영하는 매장도, 무료 화장실만 이용하고 무심히 떠나는 관광객도, 각자 이유야 있겠지만 익숙한 풍경은 아니다.


20231023_153615-cp.png ▲ 세비야 대성당 근처 스타벅스 © Kyros YN 2025


방문지 근처에 편하고 안전한 주차장을 제공해 준 중세풍(中世風) 호텔을 다시보니 반가운 마음이다. 오늘도 수많은 좋은 작품과 문화를 여유있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다음 여행은 세비야 대성당 루프탑 투어(Rooftop Tour)로 이어진다.


20231023_153940-cp-1-Half.png ▲ 호텔 알폰소 13세(Hotel Alfonso XIII, a Luxury Collection) 북쪽 전경 © Kyros YN 2025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