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채널 '달란트 투자' 출연 스크립트
https://youtu.be/wBmRKOzhsUQ?si=O30vf2ucQSU7urx4
Q. 투자자들이 가장 눈여겨 봐야 할 경제지표로 금리를 꼽으셨습니다. 금리가 그만큼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지표는 너무나 많다. 한국이 얼마나 성장할지, 물가는 또 얼마큼 올라갈지 등. 우리나라 수출입 지표 등도 두말할 나위 없고. 금리는 이 모든 지표가 영향을 미치면서 포괄적이면서 결과적으로 나타남. 그렇게 나타난 금리가 또 앞서 언급한 지표에 영향을 미침.
경제학적으로 금리가 중요한 이유는 사실 저 같은 아마추어에게 힘들다. 경제학자들이 소상히 잘 알려줄 것이라고 본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 하나는, 금리는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제지표인 동시에 신호등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다만 그 신호등은 적색, 주황색, 파랑색으로 명확히 나뉘는 게 아니라 보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각자 이 해석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하게 되고 이게 나비효과처럼 우리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예컨대 금리가 떨어지면서 극명하게 변화가 나타났던 때는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과정, 그리고 그 이후를 살펴볼 수 있다. 이때는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공포처럼 커졌던 때다. 거래가 줄고 물류가 감소했다. 돈의 흐름 자체가 감소하는 가운데, 돈이 귀했다. 한 예로 자영업자 긴급 대출을 받기 위해 기업은행 등에 줄을 섰던 사람들이 그 예다. 그때는 절박했다.
이때 한국은행이 나서 금리를 낮추고, 채권 등의 자산을 매입했다. 정부는 재난지원금 형태로 해서 돈을 풀었다. 돈의 양이 늘고, 그에 따라 돈에 붙는 값어치가 떨어지면서 한 숨 쉴 수 있게 됐다.
위험한 징후에 금리가 비상등이 켜졌고, 그 금리를 낮추기 위해 한국은행은 자신들이 공급하는 돈의 금리(기준금리)를 낮추고 시장에 유통되는 돈의 양을 넘치게 만들어 돈을 못 구해 망하는 사람들의 수를 줄이려고 했다.
이후 싸진 금리는 또다른 영향을 주게 된다. 바로 자산 시장에 영향이다. 위기감 도래와 함께 주식 시장은 폭락했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때 샀던 사람들은 (금리 인하와 더불어 만끽하게 된 경기 회복과 더불어) 자산 가격 상승의 효과를 보게 됐다. 돈을 벌게 된 것. 이들의 입소문과 시중 낮은 금리 덕분에 부동산과 주식이 때 뜨거워졌다. 대출받기 쉬워져서 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본다면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이나 새마을금고 사태 등도 예를 들 수 있다. 금리의 급격한 변화를 잘못 판단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경우다.
실리콘밸리뱅크는 2020~2021년 동안 낮은 금리에 많아진 유동성 덕을 봤다. 투자 수요가 커지게 되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대한 투자 수요가 유동성으로 이어졌다. 그 수요 중 일부가 실리콘밸리뱅크 수신으로 몰렸다. 실리콘밸리뱅크는 남는 수신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다가, 금리가 더 높은 장기채에 투자했다.
2022년 이후 불어 닥친 금리 상승의 압박은 실리콘밸리뱅크를 흔들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장기채 가격 하락으로 장부 상의 평가손실을 받게 된 것. 이 소식은 뱅크런을 촉발했고, 실리콘밸리뱅크는 장기채를 팔아 예금을 인출해줬다. 손해를 보고 장기채를 팔았던 것. 이게 누적돼 실리콘밸리뱅크의 파산으로 이어졌다.
새마을금고는 저금리 시절 보다 모험적인 수익률을 거두기 위해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돈을 넣었다가 금리 상승과 함께 나타난 부동산 시장 붕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대출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된 상황이 된 것. 저축은행도 비슷하다고 본다.
이외 너무나 많은데, 일단 이것만 기억했으면 한다. 경기 변화에 따라 정부와 중앙은행은 어떻게 해서든 금리를 조정하려고 한다. 당장 우리 생활에 여파를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우리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른 우리의 합리적인 선택이 자산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것만 봐도 금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Q. 책에서 연준은 경기와 물가 두 마리 토끼를 늘 놓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현재 연준의 정책은 경기를 포기해서라도 물가는 잡는다는 정책으로 봐야할까요?
- 현재 시장에서 25BP OR 50BP 인상 가능성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연준은 지금 충분히 경기를 희생시켜 인플레이션을 잡을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고 본다. 고용을 비롯한 경기가 뜨거운 상태이고, 인플레이션이 가져올 파급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연준은 어떤 스탠스를 취할까? 과거 사례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연준이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지는 연준이 이와 비슷한 시기에 어떤 액션을 취했는지 볼 필요가 있다. 그 힌트는 연준 내 최고 직책자라고 할 수 있는 제롬 파월 의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은 2018년초 연방준비제도 의장에 취임한 뒤 폴 볼커의 회고록을 들고 다녔다고 한다. 2019년 10월 한 컨퍼런스에서 ‘볼커의 책을 500권 사서 직원들에 나누줘야겠다’고도 말했다.
여러 매체에서 보듯 파월은 연설에서 폴 볼커를 가장 많이 언급한다. 누군가는 파월이 제2의 볼커로 남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볼커가 어떤 사람인가, 1979년 8월에 취임한 폴 볼커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임했고 1982년까지 3년간 초고금리 충격요법을 펼쳤다. 1981년 5월 금리가 19.29%다. 기준금리가. 얼마나 매몰차게 올렸는지, 평소 품속에 권총을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그러면 1979년 이때가 어느때였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이란 대사관 인질 사건이 일어나면서 미국과 이란의 전쟁 우려가 커졌던 상황이었고, 산유국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던 때이기도 하다. 2차 오일쇼크가 일어난 때이기도 하다. 1979년초 배럴당 15달러였던 국제유가가 5개월만에 39달러로 치솟았다. 요새 기준으로 치면 거의 180달러 선까지 올랐다 고나 할까.
1979년, 1980년은 우리나라에도 악몽과 같은 해였다.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됐고 이듬해 쿠데타가 일어났다. 1980년 한 해를 놓고 봤을 때 산업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때다.
미국이라고 다를 게 없었다. 이때 1979년 인플레이션이 13%에 이르렀다. 지금보다 더 격심한 정도의 인플레이션이었다. 지금은 러시아지만 그때는 소련이 침공을 했고, 이에 따라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흔들렸고, 높다랗게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경기는 불황인 가운데 물가가 오른다? 스태그플레이션이 격심하던 때, 폴 볼커는 무자비하게 금리를 올렸다. 2년 넘게 고생하고 1982년 이후부터는 세계 경제가 괜찮아지면서 다시 살아났다. 한국도 이때 3저호황의 덕을 보게 된다.
지금은 폴 볼커가 영웅시 된다. 1970년대 누중된 스태그플레이션의 압박을 그의 과단성 있는 금리 정책으로 이겨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의 보는 방향도 이와 같다고 본다.
Q. 책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불황은 예고된다 라고 하셨는데,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현재 미국 및 글로벌 경제 상황은 어떻게 보시나요?
- 최근 연착륙 기대감에 자산시장이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결국 불황은 오지 않는 것일까요?
시오노 나나미의 저서 ‘로마인 이야기’에서 보면 카이사르가 이런 말을 남김. ‘사람은 보고 싶은 현실만 본다.’ 유럽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2000년전 고대를 살았던 사람인데 참 통찰력 있다 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예가 2021년 상반기에 극명하게 보였다.
2021년 초반부터 이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던 때였다. 책에서 언급했다시피 장기채를 중심으로 금리가 상승하던 때였다. 장기채가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021년 1월만 해도 경제를 보는 장기적 관점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이에 따른 투자 수요가 금리에 반영된 것이라고 봤다. 장기채 발행이 많아지다 보니 금리가 올라간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경제학에서 보듯 통화량이 늘어나면 물가가 올라간다는 것은 ‘ABC’와 같다. 재화와 용역의 숫자는 고정돼 있다고 가정할 때 이를 교환하는 통화의 양이 늘어나면, 교환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물가가 올라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얘기다. 이는 채권 금리 상승으로 유인되는 요소가 된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 되면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동전의 양면처럼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2021년 5월 한국은행이 물가 상승을 우려해 선도적으로 금리를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그럼에도 투자 열기는 뜨거웠다. 설마 내가 산 종목이 떨어지겠는가, 혹은 내가 산 종목은 떨어지면 안되라는 맹목적 열기가 있지 않았나 싶다.
분명히 이때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가 있었고, 심지어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겠다는 뉘앙스까지 보였음에도 사람들은 증시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반면 자산가들은 이때 자산의 현금화를 시작했다. 카카오처럼 고평가된 성장주를 처분하고 현금성 자산을 매입했다. 이들은 다가올 금리의 흐름을 봤던 것이다.
지금도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금리 추이는 경기 불황을 가리키고 있는데 몇몇 보이는 요소, 특히 내가 희망을 걸 수 있는 근거와 같은 것만 보고 앞으로를 예단하고 판단하는 게 아닌가 싶다.
실리콘밸리뱅크 등의 금융사고는 어떻게 막았지만, 고금리의 폐해와 부작용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 하강에 따른 손실을 본 금융사는 한 두 곳이 아닐 것이다. 이들의 위기가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커지고, 개인에까지 미친다면 실물경기의 위기까지 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위기 자체가 아니라, 위기가 온 이후에 또다른 투자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위협할 만큼의 큰 위기지만, 자산을 가진 부자들에게는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된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